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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양한 난소낭종, '기체어혈'이 문제

입력 2016.06.03 16:21
  • 김윤경·인애한의원(노원점) 한의사

난소낭종은 난소에 발생하는 낭성 종양으로, 내부가 수액 성분으로 차 있는 물혹을 의미한다. 난소낭종은 배란과 관련해서 발생하는 생리적 낭종과 자궁내막증에 의한 자궁내막종 등의 양성 난소 신생물을 통칭하는 개념으로, 내부의 성분은 종양의 종류에 따라 장액성, 점액성 액체인 경우도 있고, 혈액이나 지방, 농양 등일 수도 있다. 실제 환자에게 나타나는 임상 증상은 특정 경우를 제외하고는 무증상이거나, 종양이 큰 경우 복부 종괴, 불편감, 통증 등으로 대개 유사하다.

배가 아픈 여성배가 아픈 여성

난소의 기능성 낭종은 배란 기능과 관련되어 생기는 낭종으로 난포낭종, 황체낭종, 루테인 낭종을 말하는데, 모두 양성이며 증상을 일으키거나 수술을 해야 하는 경우는 흔치 않다. 8cm를 초과하는 경우는 드물고 대개 수 주에서 수개월 내에 자연 소실된다.

난포낭종은 초경 직후 또는 폐경기 전후의 여성에서 흔하고, 낭 난포의 크기가 3cm를 넘어설 때 난포낭종이라 한다. 대개 무증상이나 낭종이 큰 경우 발병된 부위에 무게감, 둔한 동통이 있을 수 있고, 드물게 경염전이 일어나 골반통을 유발하거나 자연 파열되어 심한 골반통이나 복막 자극 징후를 일으킬 수 있다. 치료는 4~8주 이내에 저절로 없어지는 경우가 많아, 관찰하거나 경구 피임제를 복용한다. 파열 시에는 물혹 절제를 한다.

황체낭종은 황체 형성 시 과다 출혈로 인해 혈종이 발생한 후 혈액이 흡수되면서 낭성변화를 한 것으로 난포낭종보다는 드물게 발생한다. 임상 증상은 무증상이거나 둔한 일측성 하복부 동통 등이 나타난다.

루테인낭종은 비종양성 난소낭종 중 가장 적게 발생하고 30cm까지 증대될 수도 있다. 보통 임신 중에 일어나며, 양측에서 발생하며, 다낭성이고 저절로 소멸한다. 대부분 증상이 없으나 증대된 경우 관련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다태 임신, 배란 유도 시에도 나타날 수 있다.

자궁내막증 난소낭종은 자궁내막증에 의해 발생하고, 일명 자궁내막종 혹은 초콜릿 낭종이라고도 한다. 기능성 낭종은 대개가 1~3개월 후 자연 흡수, 소실되는 경우가 많으므로 일정 기간을 두고 반복 진찰하여 종양성 여부를 판단하여야 한다. 지름이 8cm 이하이고 낭성이며 유동성이 있을 때, 가임기 부인의 경우에는 8~12주 대기 요법과 반복 관찰을 시행하고 더욱 크기가 증대될 경우에 수술 요법을 택하게 된다.

폐경 후 여성의 경우에는 발견 즉시 수술하는 것이 원칙이나 크기가 작고 무증상이고, 양성이라 판단될 때는 경과를 지켜볼 수 있다. 하지만 수술로 낭종을 제거하면 난소 일부분까지 손상당할 위험이 있고 난소의 기능 저하를 가져올 수도 있다.

일반적으로 한방 치료를 고려하는 경우는 다음과 같다. 임신을 계획하고 있는 경우, 호르몬 치료 후에 낭종이 재발한 경우, 수술 후 재발이 염려되는 경우, 특별한 처치가 없는 기대 요법의 대안으로 한방 치료를 고려할 수 있다. 또한, 3개월간의 관찰 기간이 지난 후에도 특별한 증대 소견 없이 잔존하는 경우도 한방 치료를 일정 기간 적용하도록 한다. 한방 치료는 징하(癥瘕), 장담(腸覃)의 범주로 보아 치료법을 적용한다.

한방에서는 기체어혈(氣滯瘀血)을 난소낭종, 즉 징하(癥瘕)의 주요 원인으로 본다. 스트레스를 많이 받아서 감정의 소모가 심하고 기가 울체 되는 것은 징하의 주된 유발 인자가 된다. 또한 정기가 허약해지고 순환이 잘 안 되는 상태에서는 병리적인 물질인 어혈이 생기기 쉽고 이 또한 징하의 주요 유발 인자가 된다. 수액 대사가 잘 이뤄지지 않아 생기는 습담(濕痰), 소화가 잘 안 되는 식적(食積) 등도 모두 기체, 어혈을 유발하는 병리 인자가 된다.

한방 치료는 낭종의 크기와 동반 증상, 전체적인 신체 상태를 고려하여 종합적으로 변증한 후에 치료하게 된다. 침, 뜸을 이용하여 난소, 자궁 등 골반강 안으로의 혈액 순환을 좋게 하고, 따뜻하게 만들어, 어혈과 담음 등 비정상적인 노폐물을 제거하고 난소 낭종이 재발하지 않도록 난소, 자궁 환경을 개선하는 치료를 하게 된다.

<글 = 인애한의원 노원점 김윤경(한의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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