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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경과다와 골반통증, 자궁선근증 증상과 치료

입력 2016.06.16 09:36
  • 김윤경·인애한의원(노원점) 한의사

자궁선근증은 자궁내막선과 간질조직이 자궁근층 내에 침윤하여 발생되는 병변이다. 침투한 자궁내막 조직이 주위의 자궁근층의 성장을 촉진하여 임신 시 자궁이 커지는 것과 유사하게 자궁이 커진다. 한의학에서는 자궁선근증을 생식기에 발생하는 종괴인 징하(癥瘕)의 한 종류로 보고 있다.

자궁선근증의 원인에 대한 두 가지 가설이 있는데 자궁내막 조직이 자궁근층으로 스며들어 생긴다는 가설과, 자궁근층의 조직이 변화하여 자궁내막조직과 유사해진다는 가설이 있다.

책상에 엎드린 여성책상에 엎드린 여성

자궁선근증은 출산, 유산, 제왕절개술 등으로 인해 그 빈도가 증가하는 것으로 보고되는데, 이는 자궁의 수술이나 자궁 내 조작으로 인하여 자궁근층으로 자궁내막 조직이 침투되거나 이동하는 것 때문으로 생각된다. 자궁선근증은 임상적 추정진단이 가능하지만, 확진은 병리조직 소견에 따라 내릴 수 있다.

자궁선근증은 주로 가임기 후반인 40대 이후 여성에서 호발되며, 다수에서 자궁근종, 자궁내막증, 자궁선근증이 동반되어 나타난다. 자궁선근증 환자의 50%는 증상을 나타내지 않으나 증상이 발현될 경우 특징적인 증상은 월경과다와 골반통증이다.

따라서 가임기 후반 여성의 월경과다와 골반통증이 있을 경우 자궁근종과 함께 자궁선근증을 의심해야 한다. 자궁선근증의 경우, 월경주기에 따라 증식하거나 월경 시 출혈이 생길 때 오래된 조직과 혈액이 자궁근층 내에서 빠져 나오지 못하고 근층 내부에 포획되어 매달 규칙적인 월경통이 나타나게 된다.

가끔은 일부의 혈액이 근층에서 빠져 나와 지연된 월경으로 나타나기도 한다. 자궁내막 선조직은 폐경기를 거치며 위축되어 자궁 내 반흔으로 남게 된다.

자궁선근증의 치료는 출혈과 동통 등 환자가 나타내는 주 증상에 대한 조절을 목표로 한다. 치료에 영향을 주는 중요한 인자는 환자의 나이와 임신을 원하는지 여부이다.

양방적 치료로는 약물치료와 수술치료가 있다. 약물치료로는 비스테로이드 소염제, 경구피임약, 프로게스틴, 생식샘자극호르몬 분비호르몬 효능제(GnRH agonist) 등이 있는데, 호르몬 분비를 조절하는 약물을 사용하여 자궁선근증의 병변 크기를 줄여주는 치료법이지만 치료를 중단한 후 다시 재발하는 경향을 보이는 단점이 있다.

그리고 자궁내막 전기 열소작법은 열 소작기로 자궁내막 조직을 태워주는 치료방법이고, 하이푸는 자궁에 초음파를 통해 자궁선근증 조직을 선택적으로 괴사시켜주는 치료법이다. 내과적 요법에 호전을 보이지 않고, 더 이상 출산 계획이 없거나 수술적 치료를 원할 경우 자궁절제술도 이뤄진다.

한방치료의 적용기준은 주로 임신을 희망하거나 수술을 원하지 않는 환자를 대상으로 수술 전 선행 요법으로 적용하거나 양방의 내과적 치료법에 대한 병용치료법으로 적용할 수 있다. 월경통에 대한 통증억제와 출혈량의 조절을 목표로 한약 치료와 침 치료를 병행하여 증상을 개선시키게 된다.

한의학적으로 자궁선근증의 원인은 어혈로 순환이 잘 되지 않거나, 자궁이 차갑거나 기운이 약하고, 염증으로 습열이 생긴 경우에 어혈이 발생하므로 이런 근본 원인을 치료하는 방향으로 치료한다.

한방 치료는 자궁선근증으로 인한 증상과 전체적인 신체 상태를 고려하여 종합적으로 변증한 후에 치료하게 된다. 침, 뜸을 이용하여 난소, 자궁 등 골반강 안으로의 혈액 순환을 좋게 하고, 따뜻하게 만들어 어혈 등 비정상적인 노폐물을 제거하고, 자궁 환경을 개선하는 치료를 하게 된다.

자궁선근증을 진단 받았더라도 당장 불편함이 없다고 느끼거나, 폐경기가 가까운 여성은 폐경기를 거치면서 자연적으로 선조직이 위축되는 경향이 있으므로 3-6개월 단위로 정기적인 검사를 받으면서 변화를 체크하고 불편한 증상이 나타나면 바로 치료를 시작하는 것이 좋다.

<글 = 하이닥 의학기자 김윤경 원장 (한의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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