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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칼럼

여성이라면 알아야 할 자궁근종 치료와 임신

입력 2016.11.29 15:47
  • 황종하·가톨릭관동대학교 국제성모병원 전문의

자궁근종은 여성에게 흔한 양성 종양이다. 주변에서 자궁을 들어냈다는 말을 흔히 듣는데 자궁근종 때문에 수술한 경우가 대부분이다. 드라마 여주인공이 하혈이 심하거나 임신이 안 되서 산부인과에 방문 했을 때 자궁근종으로 진단 받는 설정도 낯설지 않다.

자궁근종은 생리통, 생리과다, 빈뇨 등과 관련이 있지만 이러한 증상 없이 불임을 유발할 수 있다. 가임기 여성에서 증상이 없다고 검진을 소흘히 하면 안 되는 이유다. 병이 깊어지기 전에 진단을 받고 적절한 대책을 세우는 것이 중요하다.

침대에 누워 있는 임신부침대에 누워 있는 임신부

자궁근종은 20대부터 시작하여 30-40대 여성에서 많이 생기는데 폐경 전까지는 나이가 들수록 자궁근종이 생길 가능성이 높다고 볼 수 있다. 최근 초혼 연령이 높아짐에 따라 자궁근종으로 인한 난임으로 고통 받고 있는 여성들이 증가하고 있다.

결혼과 출산 전에 자궁근종 진단을 받으면 임신을 못할까봐 조바심이 나기 마련이다. 자궁적출을 할 수도 있다는 말을 들으면 눈앞이 깜깜해진다.

자궁근종이 크면 난임이 될 가능성이 높지만 크기가 작아도 위치가 나쁘면 임신이 안 된다. 가령 자궁내강 안에 혹이 있는 점막하 자궁근종의 경우 1cm의 크기라도 임신을 방해한다. 이러한 혹은 자궁경을 통해 비교적 간단하게 제거가 가능하다.

점막하 자궁근종이 아닌 장막하 자궁근종이나 근층내 자궁근종은 복강경을 통해 자궁근종만 절제하거나 하이푸(고강도 집속 초음파) 치료를 할 수 있다. 전자궁 적출술, 자궁동맥 색전술, 미레나 등의 치료는 임신을 원하는 여성에서는 하지 않는다.

어떤 치료를 하던 혹이 작은 편이 좋다. 자궁근종이 크면 수술시간이 오래 걸리고 자궁에 절개를 크게 해야 한다. 하이푸 할 때도 작은 편이 시간도 적게 걸리고 치료 성적도 좋다. 거대 자궁근종의 경우 하이푸 치료는 제한적이고 수술이 불가피하며 때론 개복 수술을 요한다.

자궁근종 절제술을 한 여성은 3개월 이후, 하이푸 치료를 한 여성은 3-6개월 이후에 임신을 권한다. 자궁근종으로 수술한 여성이 임신하면 분만 시 자궁파열 위험이 있어 제왕절개를 하지만 하이푸의 경우에는 자연분만이 가능하다.

자궁경 수술을 한 경우에도 자연분만이 가능하다. 결혼전의 가임기 여성이라면 증상이 없더라도 정기 검진을 통해 조기에 자궁근종을 진단하여 수술보다는 하이푸 치료를 하는 것이 유리할 수 있다.

자궁근종이 있다고 하여 임신이 불가능한 것은 아니다. 크기가 작은 자궁근종은 임신에 영향이 크지 않으므로 자궁근종이 있다는 말을 듣고 무조건 놀래거나 걱정할 일은 아니다. 비교적 큰 크기의 자궁근종이라고 하더라도 임신을 방해하지 않는 위치에 있다면 임신이 되는 경우를 종종 본다.

하지만 임신이 되었다고 하여 안심할 일은 아니다. 자궁근종이 있는 경우 임신 초기에는 유산, 임신 중기 이후에는 적색변성으로 인한 심한 복통, 임신 후반기에는 조산의 위험성이 있다. 분만 시에는 난산으로 제왕절개의 가능성이 높아지고, 분만 후에는 산후 출혈과 연관이 있으므로 임신 내내 다른 산모보다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자궁근종이 임신 주수가 지남에 따라 커지기도 하는데 임신 중에 커졌던 자궁근종은 분만 후에는 다시 줄어들 수 있다.

<글 = 하이닥 의학기자 황종하 원장 (산부인과 전문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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