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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임, 애매한 진단기준..."나도 난임인가?"

입력 2017.02.24 17:45
  • 정소영·의료법인 성누가의료재단 성누가병원 한의사

맞벌이가 많고, 남편과 아내가 모두 바빠 임신 시도를 자주 하지 못하는 부부가 많다. 결혼 초기에는 좀 더 즐기다가 아이를 가지겠다는 뜻으로 미루는 부부들. 하지만 결국에는 일이 바쁘고 피곤해 임신 시도를 잘하지 못하고, 그 결과 어영부영 시간이 흘러가면서 조금 더 적극적인 시도를 위해 병원을 찾게 되는 부부들의 수도 많다.

그리고 이렇게 병원을 찾은 부부들은 조금 당황스러운 이야기를 듣게 된다. 피임하지 않았는데, 1년이 지나도록 임신이 되지 않았으니 난임이라는 것이다.

“저희가 바빠서 자주 못 해서 그렇지, 난임이라고 할 수는 없는 것 아닌가요?”
과연 이 부부는 난임일까?

▲ 난임의 기준은, 정상적인 부부생활에도 불구하고 1년 이상 임신하지 못하는 것

여성을 위로하는 남성여성을 위로하는 남성

난임의 진단 기준은 1년 이상 정상적인 부부 생활을 했는데도 임신이 되지 않는 것이다. 그런데 여기서, 정상적인 부부생활이란 무엇일까? 가임기 일주일 동안 3회 이상의 임신시도를 하는 것이 정상적인 부부생활일까? 사실 이 부분은 명확하게 정해진 것이 없어 난임의 진단도 애매해질 수 있다. 이런 이유로 바빠서 자주 못 했지만 난임은 아닌 것이 아니냐는 생각을 하기 쉽다.

하지만 통계적으로 난임의 원인 질환이 없는 부부의 경우 피임하지 않았을 때 1주기 임신 가능성이 20~25%, 1년 임신 가능성은 80~85%에 달한다. 아무 문제가 없다면, 1년 정도 부부생활을 하면 아기가 생기는 것이 대부분이라는 뜻이다. 따라서 그렇지 않은 경우 난임으로 진단될 수 있다.

바빠서 자주 못 했다고 하더라도, 그래서 난임이 아닐 것이라는 생각으로 마음을 놓고 있다가 한참 후에 난임의 원인을 발견하는 것보다는 조금 더 적극적으로 원인을 찾고 임신 확률을 높일 방법을 찾아나가는 것이 좋을 것이다.

<글 = 하이닥 의학기자 정소영 원장 (한의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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