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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칼럼

유두습진의 원인과 개선 방법

입력 2020.04.15 09:00
  • 임은교·청아한의원 한의사

유두습진은 아토피피부염의 보조 진단 기준에 포함되는 중요한 증상이다. 사춘기 이후의 여성에게서 주로 나타나며, 해당 부위가 민감한 부분인 만큼 불편함과 걱정이 크다. 특히 남에게 보이기 꺼려지는 부위여서 초기에 진료를 받지 않고 임의로 연고를 사용하거나 그대로 방치했다가 증상이 악화되어서야 병〮의원에 내원하는 경우가 많다.

진물이 나오는 유두습진진물이 나오는 유두습진

똑같은 스테로이드제라고 하더라도 얼굴, 몸, 팔〮다리 등 부위별 특징과 증상의 심각도에 따라 1등급에서 7등급까지 다른 등급의 연고가 사용된다. 따라서 얼굴이나 손에 바르는 연고를 유두에 바르거나, 본인의 상태에 맞지 않는 등급의 연고를 발라서 오히려 병변의 모양이 바뀌거나 부작용이 생기면 치료가 힘들어진다. 즉, 전문의의 진단 없이 사용하는 연고는 오히려 더 증세를 악화시킬 수 있다.

이 경우 증상이 어느 정도 이미 진행된 후라 치료에도 시간이 오래 걸리는 편이다. 또한 최대한 손으로 긁지 않아야 빨리 호전될 수 있지만, 진물 때문에 피부와 속옷이 붙었다가 떨어지는 것이 반복된 후라 상처가 덧나 결국 손으로 긁는 것과 마찬가지가 되어 호전 속도가 더딘 편이다.

▶유두습진이 악화되는 조건은?

유두습진은 남성이나 생리를 시작하지 않은 여성에서는 아토피피부염이 있더라도 잘 나타나지 않는다. 하지만 중‧고등학생 및 성인 여성 중 유두습진을 앓는 경우 생리를 시작하기 1~2주 전에 증상이 심해지거나, 증상이 없어졌다가도 임신 중일 때 재발할 수도 있다.

생리 전과 임신 중일 때 유두습진이 심해지는 이유는 2가지가 있다. 이 시기에 여성의 기초체온이 높아지거나, 전신 중에서도 특히 가슴이 붓기 때문이다. 결과적으로 가슴에 열 또는 염증 증상이 몰리기 쉬워지는 것이다. 즉, 생리전증후군 또는 임신으로 인해 가슴이 붓거나 아픈 증상이 심해지며 다른 사람에 비해 아토피가 유독 젖꼭지에 심하게 나타난다.

또한 여성의 가슴은 지방조직이 풍부한 부위이기 때문에 생리와 무관하게 체중이 급격히 늘거나 과체중인 경우에도 유두습진이 생길 수 있다. 체중이 증가할 때 가슴처럼 지방이 풍부한 곳에는 더 많은 지방이 축적되고, 이로 인해 염증 가능성과 함께 열도 높아지면서 피부에도 문제가 발생하는 것이다. 이 경우에는 허벅지 안쪽이나 엉덩이처럼 지방층이 두터운 다른 신체 부위에도 증상이 나타나기 쉽다.

따라서 아토피피부염 증상으로 유독 유두습진이 심하거나 허벅지 안쪽, 엉덩이에 증상이 함께 나타난 경우에는 부종을 해소하는 것이 중요하고 체중이 많이 나간다면 체중 감량 또한 재발 방지에 필수적이다.

▶유두습진의 진물과 속옷 관리법

유두습진은 남에게 보여주기 민망한 부위라는 이유로 적극적으로 치료를 받기보다 감추고 참는 환자들이 많다. 속옷에 진물이 나와도 휴지로 닦아내거나 반창고를 덧대어 관리하는 경우가 부지기수다. 그러나 잘못된 관리방법과 방치로 습진이 만성화되고 악화되면 피부가 검게 변할 뿐만 아니라 유두 조직의 변성으로 영구적인 흉터가 남을 수 있다. 따라서 올바른 방법으로 관리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① 진물이 많이 날 때는 습포요법을 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 멸균된 거즈를 세척용 식염수로 적셔 증상이 있는 피부 부위에 올려둔다. 5~10분 정도 지나서 진물이 어느 정도 흡수되면 보습제를 바르고, 진물이 아직 남아있으면 새 거즈로 2~3회 반복한다.

② 진물이 많을 때는 기름지고 찐득한 제형보다는 산뜻한 제형으로 보습해야 한다. 진물이 줄고 딱지가 앉은 다음에 보습력이 좋은 제형으로 바르는 것이 진물과 가려움증 해소에 도움이 된다.

③ 일상생활을 할 때에는 가슴에 유륜까지 충분히 덮을 정도의 크기로 마른 거즈를 붙여놓는 것이 속옷과의 마찰이 줄이는 데에 도움이 될 수 있다. 또한 속옷을 벗고 거즈를 떼어낼 때는 식염수로 충분히 적신 다음 떼어내면 다시 상처가 덧나는 것을 막을 수 있다.

④ 임의로 소독약, 비누 등으로 유두를 세척하거나 진단 없이 연고를 사용하는 것은 피해야 한다. 멸균된 거즈가 아니라 휴지나 물티슈 등으로 진물을 닦아내거나 상처 치료에 사용하는 연고와 밴드를 잘못 사용한다면 증상을 악화시킬 수 있다.

⑤ 속옷 재질은 면으로 된 것이 좋다. 와이어가 있거나 체형 보정 속옷보다는 브라렛이나 와이어리스 브라처럼 가슴을 압박하지 않는 속옷이 가슴의 열감을 줄여 염증 완화에 도움이 된다.

⑥ 집에 있을 때나 잠을 잘 때는 속옷을 벗은 채로 통이 넓은 면 옷만 입고 있으면 통풍이 잘 되면서 진물이 덜 나는 효과를 볼 수 있다.

유두습진 환자들이 각질이 생기고 어두워진 유두의 형태가 다시 되돌아올지에 대해 걱정하곤 한다. 유두습진 또한 다른 부위의 아토피피부염과 마찬가지로 영구적인 상처가 남기 전에 올바른 방법으로 관리하고 체질을 개선하여 염증을 가라앉힌다면 피부를 재생시킬 수 있다. 다만 해당 부위가 속옷과 지속적으로 마찰하면서 자극이 계속 가해지는 특성상 다른 부위의 아토피피부염보다 호전 속도가 더딜 수 있으니 인내심을 갖고 치료에 임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글 = 하이닥 의학기자 임은교 원장 (한의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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