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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우리 집 강아지도 위험한 이유

입력 2020.04.14 15:20
  • 박정연·하이닥 건강의학기자

최근 코로나19의 동물감염 사례가 연이어 알려지며, ‘동물-사람’의 이종 간 전염이 현실화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몇몇 국가에서는 드물게 동물감염 사례에서 감염된 사람이 매개체 역할을 한 것으로 드러나기도 했다. 국내에서는 동물감염을 포함해 이종 간 감염 사례가 아직 없지만, 반려인들은 혹여나 자신의 반려동물이 코로나19에 감염되지는 않을까 걱정할 수밖에 없다.

홍콩에서는 강아지, 사람 간 감염사례가 보고되었다홍콩에서는 강아지, 사람 간 감염사례가 보고되었다

Q. 반려견, 반려묘 뿐만 아니라 호랑이까지?
지난 2월 홍콩의 60세 여성이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으며, 뒤이어 그녀의 포메라니안 반려견도 확진 판정을 받았다. 이 반려견은 한 달 뒤 음성 판정을 받고 다시 집에 돌아왔지만, 이틀 만에 돌연 사망했다. 지난 3월에는 벨기에에서 고양이가 주인으로부터 감염된 사례가 보고됐다. 이 고양이는 설사, 구토와 호흡 곤란 증세를 보였다.

지난 6일에는 New York Zoological Park에서 호랑이가 코로나19 양성 판정을 받아 화제가 됐다. 미국방역 당국은 감염된 사육사가 바이러스를 전파했을 것으로 잠정 결론 내렸으며, ‘그것이 유일하게 설명할 수 있는 감염경로’라고 밝히기도 했다. 이외에도 다른 호랑이 3마리와 사자 3마리에서 기관지 이상 증세, 식욕감퇴 반응이 나타났다고 한다. 하지만 동물 대상으로 마취가 어려워 아직 진단검사는 하지 않은 상태이다.

고양이는 개보다 감염 가능성이 더 크다 고양이는 개보다 감염 가능성이 더 크다

Q. 코로나19, 개보다 고양이가 더 위험하다?
과학학술지 ‘Nature’에 따르면, 코로나19 바이러스는 개보다는 고양이에게 더 잘 감염할 수 있다. 다시 말해, 바이러스 친화성이라는 기준에서 호랑이를 비롯한 고양잇과 동물들이 다른 과 동물들보다 상대적으로 감염 가능성이 크다. 이는 과거 유행했던 전염병 사례에서 확인할 수 있는데, 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 사스(SARS)가 사향고양이에 감염되었고 그 바이러스가 요리사에게 재감염하며 재유행이 시작되었다. 사스 바이러스와 코로나19 바이러스가 유전적으로 구조가 비슷하다고 알려졌기 때문에, 코로나19도 마찬가지로 고양잇과 동물에게 감염할 가능성이 크다고 유추하는 것이다.

Q. 동물감염을 조심하기에는 아직 섣부르다?
전문가들은 동물감염에 대해 대체로 안심해도 된다는 입장이다. 지난 8일에는 WHO 유행병학자 Maria Van Kerhove 박사는 ‘사람에게서 동물로 옮은 몇몇 코로나 감염 사례를 조사하고 있다’며 ‘동물이 어떤 경로로 감염되었는지에 대한 연구가 진행 중’이라고 말했다. 또한 인간에게서 동물로의 전이는 발견되었더라도 아직 반대 사례는 발견되지 않았다는 것을 강조했으며, 홍콩에서 감염된 동물들은 해당 바이러스의 수가 적어 다시 인간에게 바이러스를 전이시킬 정도가 아니라고 결론짓기도 했다.

이처럼 전문가들은 동물감염의 우려에 대해 신빙성 있는 주장이 아니라는 견해를 유지하고 있지만, 코로나19가 신종 바이러스인 만큼 전파경로에 대해 아직 알지 못하는 점들이 많다. 국내에서 이종 간 전염 사례가 보고되지 않았지만, 예방 수칙을 지키는 등 기본에 충실해야 하며, 코로나19 예방을 위해 반려동물과 접촉 전후에는 손을 물과 비누로 깨끗이 씻고 음식을 나눠먹는 것을 최대한 피하는 등의 수칙을 준수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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