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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스웨덴에 이어 인도까지, ‘집단면역’ 뭐길래?

입력 2020.04.23 16:06
  • 박정연·하이닥 건강의학기자

네덜란드 혈청 역학 연구 결과에 따르면 코로나19의 항체 형성률은 확진자 전체의 2~3% 정도 밖에 되지 않는다. 이처럼 항체 형성률이 극히 낮아 코로나19는 ‘집단면역(Herd Immunity)’ 전략이 통하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집단면역은 집단 내에서 면역력을 가진 개체 수를 ‘인위적으로’ 늘려 면역력이 없는 개체를 보호하는 것인데, 간단히 말해 ‘국민의 대부분을 감염시켜 확산을 막는다’는 원리인 것이다.

실제로 영국, 스웨덴이 코로나19 집단면역을 시도했는데, 영국은 비판이 거세게 일자 봉쇄령 조치를 내렸으나 스웨덴은 전 세계에서 유일하게 굳건히 그 뜻을 밀고 나가는 중이다. 노령자 사망자 수가 급격히 증가하면서 논란이 계속되고 있지만, CNBC에 따르면 스웨덴 국립보건원 수석 연구원 Tegnell은 ‘현재 스톡홀롬 인구 중 20%가 감염됐으며, 신규 확진이 둔화하는 이유를 집단면역 때문으로 본다’라고 말했다. 집단면역이 도대체 무엇이며, 왜 현시점에서 인도가 집단면역을 고려 중인지 알아보도록 하자.

집단면역에 대해 회의적인 전문가집단면역에 대해 회의적인 전문가

감염병 해결책=집단면역?
집단면역이 모든 감염병에 적용되는 것은 아니다. 친구나 가족, 직장 동료 간에 전염되어 확산되는 질병에만 적용되는 것인데, 파상풍 같은 전염병은 해당이 안 되는 것이다. 파상풍의 박테리아는 사람이 아닌 토양에 있어, 이 경우는 아무리 주변 사람들이 백신 접종을 받았더라도 감염될 수 있는 것이다.

집단면역 효과 있었을까? 코로나19는 회의적
1930년대의 홍역이 바로 집단면역의 존재를 알리게 된 계기이다. 많은 어린이가 홍역에 걸리고, 면역력을 갖게 되며 새로운 감염 사례가 줄어드는 현상이 관찰되었기 때문이다. 이후 다른 전염병의 확산을 막기 위해 대량 백신 접종을 시도하는 발판이 되었다.

하지만 코로나19에 대해선 전문가들은 회의적인 입장이다. 인구 전체의 60~70%가 감염되어야 하는데 그 가능성이 현저히 낮기 때문이다. 대구시에서 급격히 확진자 수가 늘었었지만, 그 수는 7,000여 명 정도로 대구시 전체 인구의 0.3%였다. 또한 재확진자 케이스도 점차 발견되고 있는 가운데 집단면역을 허용한다면, ‘항체 형성률도 낮은’ 신종 바이러스의 확산을 공식적으로 허용하는 셈이 된다. 무엇보다 사람의 생명을 담보로 하는 만큼 신중해야 한다.

인도 집단면역, 대체적으로 연령대가 낮다인도 집단면역, 대체적으로 연령대가 낮다

인도 인구 연령층이 젊어 ‘집단면역’ 가능하다?
집단면역 조치를 폐기한 국가도 있지만, 오히려 현시점에서 몇몇 전문가들은 인도의 코로나19 극복을 위해 ‘집단면역’이라는 카드를 고심 중이다. 인도는 현재 2만여 명의 확진자와 600여 명의 사망자를 기록하고 있는데, 인도 인구의 약 94%가 65세 미만이기에 유럽 국가와 비교하면 비교적 안전하게 집단면역을 시도할 수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젊은이들의 건강 상태도 좋지 않을뿐더러, 여러 세대가 같이 사는 인도 문화 특성상 노인 감염을 막을 방법이 없다는 점을 지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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