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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험한 것 알지만 답답해서…” 코로나19 피로감이란?

입력 2020.11.13 16:53
  • 유희성·하이닥 건강의학기자

지난 7월 미국 다코타 주에서 오토바이 폭주족 수십만 명이 나타났고, 주지사와 같은 관리들은 코로나19가 다른 주에서 심각한 문제임에도 불구하고 이를 저지하려는 시도도 하지 않았다. 이후 10월까지 다코타 주는 미국에서 코로나19 확진자 발생률이 가장 높았다.

왜 폭주족들은 코로나19의 심각성을 무시했을까? 왜 관리들은 사람들이 이러한 행동을 보였을 때 조치를 취하지 않았을까? 감염병의 확산은 개인의 행동과 선택에 크게 좌우되기 때문에 이에 대한 이해와 치료에 있어 심리학은 중요한 분야이다. 미국 건강 정보 사이트 Psychology Today는 12일 코로나19에 대응하는 사람들의 행동을 심리학적 관점으로 바라보며 의문을 제기했다. 이에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권순모 과장이 답했다.

마스크를 쓴 사람들마스크를 쓴 사람들

코로나19의 심각성을 부정하는 이유는?
코로나19 피로감과 함께 확증편향의 양상이 더해진 것이 큰 원인이다. 마스크 착용 등의 조치 범위와 기간이 길어지면서 감수해야 할 피로도가 높아졌고, 이를 유지하고자 하는 이유의 기준을 넘어서는 경우가 많아졌다. 따라서 확증편향, 즉 본인이 보고자 하는 것만 보고, 믿고자 하는 것만 믿으며 원하는 정보만을 취하는 양상을 보이는 것이다.

코로나19의 심각성을 알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위험을 감수하는 이유는?
코로나19의 심각성을 이해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사회적 거리 등의 권고 사항을 위반하는 사람들이 많다. 이는 흔히 코로나19 피로감에 기인하는데, 육체적으로 피곤한 것이 아니기 때문에 실제로 피로라고는 할 수 없다. 오히려 이는 외로움, 슬픔, 불안, 공포, 분노 등을 포함하는 복합적인 감정이며 행동 제약에 의해 사회적 관계가 상실된 것에서 비롯된다.

코로나19 피로감은 부정적 감정을 극복하기 위해 사회적 제약을 위반하며 바람직하지 않은 행동으로 이어질 수 있다. 예를 들어, 지루하거나 외로움을 느끼는 사람들은 큰 파티를 가거나 붐비는 술집을 가는 등 위험한 사회적 접촉을 할 수 있다. 정부 규제에 분노하고 마스크 착용과 같은 권고사항을 거부할 수도 있다.

일부 타 국가에 비해 한국이 코로나19 대처를 잘하는 이유는?
1. 높은 교육 수준: 교육 수준이 높다면 질병에 대한 이해와 예방에 대한 교육이 가능하다. 이를 바탕으로 코로나19가 기존 감기와 병의 경과 및 합병증과는 다르며 비말 차단이 효과적인 방법이라는 것을 이해할 수 있다.
2. 불확실성에 대한 회피 경향: 우리나라는 불확실성에 대한 회피 경향이 높은 편이다. 이러한 성향이 클수록 불확실한 상황을 막으려 노력한다. 단순히 불확실성에 대한 회피 경향만 높다면 질병을 무시하거나 위험성을 최소화하는 잘못된 행동으로 나타날 수 있지만, 다른 이유와의 적절한 조화를 통해 적극적인 예방 활동을 할 수 있는 것이다.
3. 질병 극복에 대한 믿음: 교육 수준과 연관되어 있으며, 예방 활동을 통해 미래에 질병의 확산을 막고 백신이나 치료제 개발을 통해 극복할 수 있다는 믿음을 가진 사람들이 많은 편이다.

코로나19 피로감을 대처하려면?
코로나19 사태가 정신건강의학과적으로 큰 영향을 준 요인 중 하나는 지속성이다. 시대에 맞는 스트레스 해소법을 적극적으로 개발하고 발달한 기술을 통한 비대면 만남이 자연스러워지며 새로운 경험을 찾을 필요가 있다. 독서, 운동, 명상 등의 활동을 통해 신체 상태를 변화시키고 사회적 제약은 일시적인 것으로 인식하며 본인의 상황을 다르게 바라볼 필요가 있다. 코로나19 피로감은 지속적인 우울증에 이를 정도이며 심한 경우 심리치료와 항우울제 치료를 받아야 할 수 있다. 필요하다면 전문가와의 상담을 받는 것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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