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뇌세포는 '행복 호르몬' 도파민을 언제 분비할지 스스로 결정한다

입력 2021.04.08 18:27
  • 조수완·하이닥 건강의학기자

요즘에는 많은 사람들이 수술 대신 시술로 주름살을 다스린다. 잔주름을 없애는 ‘보톡스’란 무엇일까? 사실 보톡스는 미국 제약회사 엘러간의 보툴리눔 독소 의약품의 상표명이다. 보툴리눔 독소라고 하는 것이 정확한 표현이지만 우리는 흔히 보톡스라고 부른다. 최근 연구원들은 주름을 펴는 것 외에도, 보톡스가 뇌의 내부 작용을 드러낼 수 있다는 것을 발견했다.

연구진은 보톡스를 사용하여 개인의 신경 세포로부터의 피드백이 의욕, 행복, 기억, 인지, 운동 조절 등과 관련된 화학적 전달자인 도파민의 방출을 조절한다는 것을 보여주었다. 이러한 ‘자율 조절’은 세포가 도파민 방출을 조절하기 위해 근처 세포의 메시지에 의존한다는 널리 알려진 견해와 대조된다.

도파민뉴런도파민뉴런

뉴욕대 그로스맨 의과대학의 연구원들이 주도한 이 새로운 연구는 도파민을 방출하는 뇌세포가 호르몬의 생성을 조절하기 위해 그들 자신의 신호에 반응한다는 것을 보여주었다. 도파민을 방출하는 신경세포의 소실이 파킨슨병의 주요 요인이기 때문에, 이 새로운 발견은 운동 장애를 일으킬 수 있는 이러한 세포들이 왜 소멸하는지에 대한 통찰력을 제공한다.

연구 책임자인 타쿠야 히키마(Takuya Hikima) 박사는 “이번 연구 결과는 도파민 뉴런이 뇌에서 스스로를 조절한다는 최초의 증거를 제공한다”며 “이러한 세포들이 건강할 때 어떻게 행동하는지 더 잘 이해할 수 있기 때문에 파킨슨병과 같은 신경퇴행성질환에서 왜 이런 세포들이 분해되는지 밝혀낼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히키마 박사는 도파민이 어떻게 작용하는지에 대한 오래된 사고방식의 결함이 그들의 연구를 촉진시켰다고 말한다. 첫 번째 사고방식은 한 개의 세포가 도파민으로 이웃을 조절하기 위해서는 많은 수의 시냅스, 즉 두 개의 세포가 만나 메시지를 교환하는 접합부가 필요할 것이다. 그러나 연구원들은 이 사고방식을 설명할 시냅스가 충분하지 않았다고 말한다. 둘째로, 체내에서 많은 종류의 호르몬을 생성하는 세포들은 더 많은 분비물을 스스로 조절하는 능률적인 시스템을 사용하므로, 도파민 뉴런이 더 우회적인 과정을 사용하는 것은 이상하게 보였다.

4월 6일 Cell Reports지에 발표된 이 연구를 위해 연구팀은 수십 마리의 쥐로부터 도파민 뉴런을 수집했다. 그들은 신경 세포가 뉴런과 다른 세포에 화학적 메시지를 보내는 것을 막는 독소인 보톡스를 뇌세포 일부에 주사했다. 이 화학물질의 신경 차단 작용은 편두통과 주름 치료에서 근육을 이완시키는 능력을 설명한다.

히키마 박사는 단일 뉴런에 보톡스를 주입함으로써 도파민 방출을 계속하거나 중단하라는 신호가 마비된 세포가 아닌 다른 세포들에서 오는지의 여부를 확인하기를 희망했다. 만약 뉴런들이 실제로 이웃한 도파민 세포들에 의해 조절된다면, 마비된 세포들이 여전히 근처의 세포들로부터 도파민 신호를 받을 것이기 때문에 도파민 방출은 영향을 받지 않을 것이다. 그러나 도파민 유출이 75%나 감소했다는 사실이 밝혀져 도파민 신경세포가 호르몬 방출률을 결정하는데 주로 자체 배출에 의존한다는 것을 시사했다.

“보톡스 기술은 도파민 신경 세포가 어떻게 그들의 의사소통을 조절하는지에 대한 문제를 해결하는데 도움을 주었다. 보톡스는 포유류의 뇌에서 다른 신경 세포들이 서로 어떻게 상호작용하는지를 밝혀낼 수 있도록 도와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뉴욕대 신경외과 마가렛 라이스(Margaret Rice) 박사는 말했다. 라이스 교수는 “이 연구팀이 도파민 뉴런 활동의 다른 영역을 탐구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연구원들은 또한 파킨슨병에서 도파민의 자기 조절이 세포 사망에 어떻게 기여할 수 있는지 조사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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