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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줌 회의'에 영혼 탈탈...여직원 A씨가 남직원 B씨보다 더 피곤한 이유

입력 2021.04.15 15:45
  • 엄채화·하이닥 건강의학기자

'줌 피로(Zoom fatigue)'란 말을 들어보았는가. 코로나19 팬데믹으로 화상회의 플랫폼인 줌(Zoom)을 이용해 회의하거나 공부하는 시간이 늘어나면서 발생한 피로감을 나타내는 신조어다.

스탠퍼드 대학의 새로운 연구에 따르면, 마라톤 화상회의는 모든 사람에게 똑같은 양의 피로감을 주지 않는다. 화상회의 이후 '매우' 또는 '극도의' 피곤함을 느끼는 여성이 남성보다 2배 이상 더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스탠퍼드대 커뮤니케이션 교수 Jeffrey Hancock 연구진은 지난 2월과 3월에 걸쳐 10,300명 이상의 사람에게 화상회의 플랫폼을 사용하는 동안 번아웃 수준이 어떤지 물었다.

여성 응답자 7명 중 1명(13.8%)은 줌 회의 이후 '매우' 또는 '극도로' 피로감을 느낀다고 답했다. 반면 남성의 경우에는 20명 중 1명(5.5%)만이 그렇게 느낀다고 답했다.

하루에 진행하는 회의 수는 남녀 모두 비슷했지만, 여성이 회의를 더 오래 진행하고 남성보다 더 짧게 휴식을 취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여성이 남성보다 화면에 자신의 얼굴이 보이는 셀프 뷰(self-view) 모드에 취약한 것으로 드러났다. 많은 여성이 셀프 뷰 모드로 인해 훨씬 더 자신을 인식하게 되고 주의가 산만해진다고 보고했다.

아울러, 젊은층이 고령층보다 화상회의 후 피로감을 더 느끼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진은 여성이 남성보다 더 오래 회의하고, 회의 내내 자신의 모습을 봐야 하는 것에서 발생하는 자기 초점적 주의(Self-focused attention)로 인해 남성보다 더 피곤함을 느끼는 것으로 추정했다. 자기 초점적 주의란 외부 대상이 아닌 자신의 감정이나 생각에 과도하게 집중하는 것을 말한다.

줌 피로는 자기 자신의 생산성을 떨어뜨릴 뿐만 아니라 다른 사람들에게도 위험을 줄 수 있다. 최근 설문조사에 따르면, 화상회의 직후 운전한 사람의 절반 이상이 운전에 집중하는 것이 힘들다고 보고했다.

연구진은 줌 피로를 없애기 위해, 기업이 '줌 없는 날'을 정하거나, 회의에 꼭 필요하지 않으면 카메라를 끄게 해야 한다고 권고한다. 또, 셀프 뷰 모드를 꺼, 타인은 자신을 볼 수 있지만 화면에 자신의 얼굴은 나오지 않게 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 될 수 있다.

이번 연구는 국제 논문 제공서비스인 Social Science Research Network에 게재됐고, Dailymail 등이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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