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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생활을 방해하는 질환, 다한증
높은 기온 탓에 저절로 땀이 흐르는 더운 여름철. 이맘때면 유독 땀이 많이 나는 ‘다한증’으로 고통받는 환자들이 있습니다. 손이나 발에 흥건한 땀 때문에 당황하고, 평소 일상생활에도 지장을 받는 사례가 꽤 존재합니다. 인체는 바깥 온도가 올라가면 땀을 분비해서 체온을 조절합니다. 외부 환경에 맞춰 신체 환경을 유지하는 우리 몸 고유의 기능입니다. 다만, 다한증을 앓고 있는 경우라면 이 기능이 원활하게 이뤄지지 못합니다. 체온을 조절하기 위한 땀이 필요 이상으로, 비정상적인 양으로 분비되어 생활에 지장을 초래하는 것입니다.

다한증은 엄연한 '잘환',  스트레스도 심해
병리학적으로 보면, 신경 전달의 과민 반응에 의해 생리적으로 필요 이상의 땀을 분비하는 자율신경계의 이상 현상이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다한증은 요즘 같은 더운 여름철에 자주 발현되며, 그 외에도 과도한 긴장, 스트레스 등으로 촉발되기도 합니다. 다한증 환자 중에서는 겨드랑이 부위의 땀과 악취로 고민하는 사례가 상당수입니다. 겨드랑이 액취증, 흔히 암내라고 말하는 고약한 냄새는 겨드랑이에 많이 분포된 ‘아포크린샘’에서 분비물이 나오면서 주변의 세균과 결합한 결과입니다.
사실 액취증 자체도 문제지만, 겨드랑이 부위의 옷 색깔이 누렇게 변하는 일도 잦아지며 일상생활에서 자신감이 저하되는 것도 문제입니다. 단순한 불편함을 넘어서 대인 관계에서 어려움을 초래하기도 합니다. 겨드랑이뿐만이 아닙니다. 다한증이 발바닥에 발현되는 경우 발에 땀이 자주 고이고, 그 결과로 무좀에 걸리거나 발 냄새가 날 확률이 높아집니다. 이 역시 생활에 큰 불편과 스트레스를 유발합니다.

◇ 다한증 자가 진단, 이런 경우라면 ◇
다한증을 의심해볼 수 있는 사례들은 꽤 존재합니다. ▲땀이 많이 나는 부위가 손, 발 겨드랑이, 얼굴 등 국소 부위 한 군데를 포함한다면 ▲땀이 흥건하고 고이는 증상이 25세 이전부터 시작됐다면 ▲다한증을 진단받은 가족이 있다면 ▲평소 일상생활에 지장이 있을 정도로 땀이 난다면 ▲긴장하거나 스트레스를 받는 경우 남들에 비해 땀이 심하게 난다면 의료기관을 찾아 정확하게 진단받는 것이 좋습니다

다한증 치료 방법 분석, 장단점은?
다한증을 치료하는 방법은 크게 외과적 수술과 보톡스 시술로 구분합니다. 외과적 수술은 '교감신경절단술'로 지칭합니다. 전통적으로 시행되어 왔고 예후도 긍정적인 편이나, 회복 기간이 오래 걸리고 수술 이후 타 부위에 다한증이 발생하는 ‘보상성 다한증’이 나타날 우려가 있습니다.
한편 보톡스 시술은, 해당 부위에 보툴리눔 톡신 성분을 주사하는 방법으로 시행합니다. 보톡스는 얼굴에 주사하는 시술로 눈가, 이마 등의 주름을 개선하는 효과가 있다고 잘 알려져 있는데, 실제 진료 현장에서는 다한증 부위에 주입하여 증상을 효과적으로 완화하는 용도로도 널리 쓰이고 있습니다. 땀이 과다하게 발생하는 부위인 겨드랑이나 손바닥, 발바닥 부위에 보톡스를 주사해서, 땀샘에 분포된 신경전달물질의 분비를 억제하고 땀 분비를 차단시키는 원리입니다. 다한증 보톡스 시술은 피하조직에 소량을 주입해 땀을 억제하며, 시술 시간이 짧고 곧장 일상생활이 가능하다는 점이 특징입니다. 전문가들은 더위가 절정이기 전에 시술할 것을 권장하기도 합니다.

다한증은 신속하게 치료해야 하는 질환입니다. 특히 앞서 언급한 겨드랑이 다한증의 경우 해당 부위가 흠뻑 젖고, 옷에 티가 나며, 악취까지 동반한 액취증으로 발전할 수 있으므로 치료를 지체해서는 안 됩니다. 일부 사례에서는 냄새와 얼룩, 타인에게 끼칠 불쾌감을 고려하여 땀 억제 효과가 있는 제품들을 뿌리거나 바르기도 하지만, 이는 일시적인 방법이라는 점을 기억해야 합니다. 다한증 치료는 임상경험과 노하우가 풍부한 의료진을 통해 충분한 상담을 거친 후 결정하는 것이 좋으며, 특히 보톡스 시술 시에는 정품 및 정량을 사용하는가의 여부를 확인한 뒤 치료를 시작해야 합니다.

글 = 하이닥 의학기자 이상진 원장 (피부과 전문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