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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돌토돌한 피부, 닭살일까 모공각화증일까

김우진 |진피부과의원
등록 2021-11-03 10:00

‘닭살’은 자연스러운 신체 반응
날씨가 제법 쌀쌀해지면서 순간적으로 피부가 오돌토돌하게 만져지고 털도 곤두서는 느낌이 들 때가 있습니다. 이러한 일시적인 현상을 일명 ‘닭살’이라고 부릅니다. 살갗이 마치 닭의 피부처럼 보여서 붙은 이름입니다. ‘닭살’은 자극에 의해 교감신경이 활성화되면서 순간적으로 두드러지게 나타나는 현상입니다. 본능적으로 위험을 느끼거나, 추위를 느낄 때, 놀라거나 오싹한 느낌에 소름이 돋는 경우 등에서 발생합니다. 실제로 털과 털 사이에 공기가 차고 털이 곤두세워지면 체온을 덜 빼앗기고 유지할 수 있습니다. 닭살은 일정 시간이 지나고 이를 유발한 자극이 사라지면서 원래의 피부로 회복되는 양상을 보입니다.
문제는 자극이 사라진 뒤 일주일 정도가 지났음에도 원래 피부로 돌아오지 않고, 특정 부위에 증상이 지속되는 경우입니다. 기온·체온·심리·감정 변화 등의 특별한 자극과 무관하게 피부가 오돌토돌해진다면 ‘모공각화증’이라는 피부 질환을 의심해 볼 수 있습니다.


닭살은 자극에 대한 자연스러운 신체 반응이다


지속적인 닭살, 모공각화증 의심해봐야
‘모공각화증(keratosis pilaris)’이란 모공 입구와 그 주위에 각질(케라틴)이 쌓인 상태를 말합니다. 외관상 닭살 피부를 보이는 것이 특징이며 유전성 피부 질환에 속합니다. 정상적인 표피는 아래층에서 위층으로 분화하면서 새로운 각질층을 생성합니다. 이 사이클은 약 28일 주기로 반복되고, 이 과정에서 오래된 각질층은 탈락합니다. 문제는 각질이 과하게 생성되거나 오래된 피부 세포가 제때 탈락하지 못하면, 각질이 표피 내에 쌓이면서 모공의 출구를 막는다는 점입니다.
모공각화증은 아토피의 13가지 부 증상 중 하나입니다. 피부가 건조하거나 아토피 피부염을 앓는 경우라면 모공각화증이 흔하게 나타날 수 있습니다. 앞서 언급한 표피가 분화하는 과정이 원활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또한 비만한 사례에서 모공각화증이 발생 확률이 더 높다는 연구 결과도 있습니다. 계절적 요인 역시 모공각화증에 영향을 끼칩니다. 이 질환은 피부가 건조하기 쉬운 가을과 겨울에 주로 발생하는데, 옷차림이 가볍고 소매가 짧아지는 여름 역시 모공각화증을 호소하며 내원하는 사례가 적지 않습니다.

모공각화증 발생 원인과 증상
모공각화증의 명확한 원인은 아직까지 밝혀진 바가 없습니다. 상염색체 우성 유전과 연관성이 있다고 알려진 정도입니다. 이러한 맥락에서 보면, 부모 중에 적어도 한 명은 모공각화증을 앓았으며, 가족이라면 모공각화증을 함께 지니고 있을 가능성이 높다고 생각할 수 있습니다. 다만, 모공각화증은 소아 및 10대 청소년 시기에 잘 나타나고, 20대 중후반의 성인이 되면 자연스럽게 사라지는 사례가 다수입니다. 따라서 해당 시기를 지난 부모의 연령대에서는 이미 증상이 저절로 호전되어서 찾아보기 어려울 것으로 보입니다.
모공각화증은 주로 팔뚝에 많이 발생하고 팔과 다리, 등, 얼굴, 허벅지, 볼처럼 모공과 털이 있는 부위라면 어디든지 나타날 수 있습니다. 모낭 속과 열려 있어야 하는 상층 부위가 각질로 막혀 채워져 있기 때문에 털이 각질층 안에 매몰되어 박혀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얼굴에 생기는 모공각화증은 좁쌀 여드름과 혼동되기도 합니다. 잘 구분하려면 피지의 여부를 확인해야 하는데, 압출했을 때 피지가 나오면 좁쌀 여드름이고 단단한 각질층만이 관찰되면 모공각화증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모공각화증은 통증과 가려움을 동반하지는 않지만, 얼굴 곳곳에 딱딱하고 작은 돌기들이 나타나기 때문에 긁거나 뜯게 되는 사례가 많습니다. 이러한 행동은 피부를 손상해서 증상을 악화시키고, 모공이 더 커져서 거칠게 튀어나오게 하며, 심한 경우에는 모공 주위가 붉어지거나 어두운 갈색으로 변하면서 색소 침착까지 나타날 수 있습니다.

재발 쉬운 모공각화증, 꾸준한 관리가 중요
모공각화증은 유전성 질환이며 언제든 재발할 수 있습니다. 재발을 방지하려면 손톱으로 긁거나 뜯으며 짜는 행동, 특히 스크럽 등 각질 제거를 위한 과도한 자극 행위를 삼가야 합니다.


◇ 모공각화증 개선 및 예방법 ◇

1. 지나치게 자주 샤워하지 않기
2. 평소 샤워 시 미지근한 물로 짧게 하기
3. 반복적으로 자주, 세게 때 밀지 않기
4. 산성 비누나 폼 타입 세정제 사용하기
5. 세정력이 강한 비누는 가급적 사용하지 않기
6. 샤워 후 건조하지 않도록 충분한 보습제 바르기
7. 로션, 수분크림 등 보습제 수시로 사용하기
8. 물을 자주 많이 마시기
9. 가습기를 활용해 피부 수분 손실을 막고 실내 습도를 일정하게 유지하기
10. 면 소재의 옷 착용하고 달라붙는 옷 자제하기


모공각화증 예방을 위한 생활 요령


모공각화증 진단 및 치료 방법
일상적인 관리만으로 개선이 잘되지 않고 피부 염증, 색소 침착 등의 부작용이 발생한다면 전문적인 치료를 통해서 증상을 완화해야 합니다. 모공각화증은 증상과 특징이 뚜렷하기 때문에 피부를 육안으로 관찰해서 진단할 수 있습니다.
모공각화증을 완화할 수 있는 피부과적 치료에는 필링(박피술)과 레이저 시술, 기본적인 피부 관리 등이 있습니다. 대표적인 치료 방법인 ‘필링’은 약물을 이용해서 피부 각질층을 살짝 벗겨내는 방식으로 모공 속 각질 탈락을 빠르게 도와줍니다. 여드름 치료에도 쓰이는 화학적 필링을 비롯해 다양한 종류가 있으므로 현재 상태에 따른 가장 적합한 시술을 진행해야 합니다. 다만, 필링 시술이 피부에는 과도한 자극을 줄 수 있고, 색소 침착 등의 반응도 일어날 수 있기 때문에 전문의와 상담해서 약물의 강도와 농도를 조절할 필요도 있습니다. 필링 치료의 중점은 피부 손상을 최소화하는 데 있다는 것을 기억하시기 바랍니다.
레이저 시술 역시 한 방법입니다. 이를 통해 피부 세포를 자극하고 재생을 촉진시켜서 모공 축소와 염증 흉터 개선 효과를 기대할 수 있습니다. 보통 붉은 혈관은 혈관 레이저, 색소 침착에는 토닝 레이저, 매몰되어 박혀 있는 털은 제모 레이저를 사용합니다. 필링과 레이저 시술은 개인의 피부 상태에 따라 주기적인 재시술이 필요하다는 점을 참고해야겠습니다.

모공각화증은 세월이 흐르면서 자연스럽게 개선됩니다.
여느 피부 질환과 다르게 타인에게 전염성도 전혀 없습니다. 물론 그렇다고 쉽게 볼 증상은 아닙니다. 흔한 만큼 유병률이 높고, 미관상으로도 좋지 않게 보이기 때문입니다. 실제로 증상을 오래 방치하다 보면 각질 탈락이 순환 주기에 맞게 이뤄지지 못해서 3~40대가 되어서도 거친 피부 증상이 지속될 수 있습니다. 또한 피부가 약해지면서 얼룩덜룩한 색소 침착과 붉은 염증, 혈관 확장, 주변 피부 손상 등이 함께 나타날 수 있습니다. 이와 같은 증세가 계속된다면 반드시 전문가와 함께 피부 상태를 점검하고 적절한 치료를 시행해야 합니다.


글 = 하이닥 의학기자 김우진 원장 (피부과 전문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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