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폐경 이후 성생활 만족도를 높이려면

입력 2021.12.20 17:16
  • 김관수·유로진여성의원 전문의

폐경 이후에는 오르가슴을 느끼지 못할 거라고 생각하는 이들이 많다. 갱년기부터는 아예 성생활을 안 할 것으로 예상하는 젊은 층도 상당수인 듯하다. 실제로 폐경기에는 여성호르몬 분비가 줄고, 질 피부 두께가 얇아지며 표면이 건조해지는 '질 건조증'이 나타나서 관계의 만족도를 떨어뜨린다. 표면이 건조해진 탓에 마찰 시 통증이 쉽게 발생하기 때문이다. 물론, 모든 이들에게서 성욕 감소 양상이 나타나는 것은 아니다. '질 오르가슴'이 있다면 상황은 달라진다.

성생활 만족도를 높이는 질 오르가슴
오르가슴은 음핵 오르가슴과 질 오르가슴으로 구분할 수 있다. 다수의 여성은 음핵 오르가슴을 느끼는데, 관계 시의 만족감은 낮은 편이다. 즐거움이 느껴지는 시간이 짧기 때문이다. 반면 질 오르가슴은 좋은 느낌이 지속되면서 성생활을 오래 유지할 수 있는 원동력이 된다. 애액의 양이 늘어나고 질이 수축되거나 꿈틀거리는 등의 반응이 나타나기도 한다. 질의 움직임은 곧 상대의 만족감을 높이는 요소이다.
폐경 이후 성생활의 핵심은 질 오르가슴이라고 할 수 있다. 각자의 신체 조건에 따라 필요한 수준은 다르겠지만, 가장 중요한 요소는 '질압'이다. 삽입 시에 소위 '새로운 느낌'을 받았다는 케이스에서 질압을 측정해 보면 수치가 높아진 상태일 때가 많다. 반대로, 일정 수준 이상의 질압이 형성되지 않으면 관계 시 느낌이 제대로 전달되지 못한다.


'질압'은 폐경 이후의 성생활 만족도를 높이는 핵심 요소로 작용한다'질압'은 폐경 이후의 성생활 만족도를 높이는 핵심 요소로 작용한다


만족스러운 성생활 위해 꾸준한 노력 필요
질압을 높이려면 오랜 노력이 필요하다. 타고난 성감을 바꾼다는 말처럼 쉬운 일은 아니다. 케겔 운동만 하더라도 매일 꾸준히 반복해 주어야 하며, 전문 의료기관의 도움(치료) 역시 지속되어야 한다. 성생활에서 만족감이라는 것은 포기할 수 있는 영역이 아니다. 인간의 기존적인 욕구 중 하나여서 그렇다. 치료 중에 생각만큼 반응이 없어서 포기했다가 다시 시도하는 이유도 이 때문일 것이다. 건강한 성생활은 관계를 유지하고 유대감을 형성하는 데 큰 역할을 한다. 이미 폐경이 왔다고, 혹은 질압과 질 오르가슴이 한순간에 극적인 변화를 나타내지 못한다고 포기하기보다는 긍정의 마음을 가지고 꾸준히 노력하며 변화를 만들어갔으면 한다.

글 = 하이닥 의학기자 김관수 원장 (산부인과 전문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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