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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부로 먹지 마세요, ‘다이어트약’의 부작용은?

입력 2021.12.29 09:00
  • 윤새롬·하이닥 건강의학기자

미디어와 SNS 등 소셜 네트워크가 활성화되면서 외모에 대한 기준이 점점 높아지고 있다. 이와 더불어 다이어트에 관한 관심도 뜨거운데, 다이어트는 외모뿐만 아니라 건강과도 직결되기 때문에 올바르게 하는 것이 중요하다. 그런데 최근에는 마른 몸에 대한 집착과 강박이 심해져 식욕억제제와 같은 다이어트약을 남용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김지영 약사는 건강한 다이어트를 당부하며, 다이어트약의 부작용에 대해 자세히 소개했다.


외모에 대한 관심이 커지면서 다이어트약을 남용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외모에 대한 관심이 커지면서 다이어트약을 남용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다양한 부작용을 유발하는 다이어트약, ‘식욕억제제’
식욕억제제는 향정신성의약품으로, 뇌에서 배고픔을 덜 느끼게 하거나 포만감을 증가시키는 신경전달물질의 작용을 증가시켜 식욕을 억제하는 원리이다. 식욕억제제로 많이 처방하는 펜터민과 펜티메트라진 성분은 비만 환자에게 체중감량의 보조요법으로 단기간 사용하도록 허가되었으며, 체지방 질량 지수가 높아 고혈압이나 당뇨, 고지혈증과 같은 위험 질병이 생길 수 있는 사람들의 건강한 다이어트를 돕기 위해 처방하기도 한다. 그런데 최근에는 건강상의 이유가 아니라, 마른 몸에 대한 집착으로 인해 잘못된 방법으로 복용하거나 남용하는 경우가 많다.

식욕억제제는 뇌의 중추신경에 작용하고, 화학적 구조와 약리적 기전이 중추신경을 흥분시키는 암페타민류와 연관이 되어 있다. 쉽게 설명하면 마약과 유사해 의존성과 내성을 유발할 수 있다. 김지영 약사는 “처음에는 효과가 좋은 것처럼 느끼지만, 오랫동안 먹다 보면 점점 효과가 떨어져 용량을 높이게 되고, 먹지 않으면 불안해 살이 찌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약을 끊지 못하고 의존할 수 있다”라고 설명한다.
이 밖에도 교감신경계를 자극해 나타나는 증상인 불면증, 입 마름, 변비, 두근거림, 두통 등이 나타날 수 있으며, 심혈관계 질환을 일으킬 수 있다. 또한 신경전달 물질 분비로 인해 과자극작용이 일어나 처음에는 기분이 좋아지는 도취감 등이 나타나지만, 약물의 효과가 감소하면 상대적으로 우울감이나 무력감이 느껴지고, 공황장애가 올 수도 있다. 무엇보다 약을 먹을 때만 식욕이 사라지기 때문에, 약을 중단하고 정상적인 식사를 할 경우 쉽게 요요가 생길 확률이 높아진다.

김지영 약사는 “식약처의 허가가 있는 것은 아니지만 흔히 다이어트약 처방에 토피라메이트 제제가 포함된 것을 본 적이 있다”라고 설명했다. 토피라메이트는 항간질제로, 쉽게 말하면 간질 치료에 사용하는 전문의약품이다. 뇌전증 환자가 치료를 위해 토피라메이트를 오래 복용하면 부작용으로 체중이 줄어드는 것이 관찰되었으나, 득보다 실이 많다고 판단되어 아직 비만치료제로는 허가받지 못했다. 이 성분은 중추신경계에 작용해 자살에 관한 생각을 증가시키는 위험이 있어 설명서에도 명시되어 있으며, 임상 시험에서는 감각 이상, 우울증, 기억장애, 불안, 시야결손 등이 관찰되기도 했다. 비만 치료가 목적인 경우에는 적은 용량을 처방하긴 하지만, 지속적인 모니터링을 하는 것이 좋고 처방한 용량과 복용법을 지켜야 한다.

변비 역시 다이어트약의 대표적인 부작용 중의 하나다. 약 자체의 기전 상 교감신경이 자극되어 변비가 생기기도 하고, 약에만 의존하면 규칙적이고 충분한 양의 식사를 하지 않아 생기기도 한다. 다이어트약의 복용으로 인해 생긴 변비는 만성이 되기 쉽고, 이로 인해 변비약을 먹는 경우가 많다. 변비약에는 대부분 대장을 자극해서 변을 내보내는 자극성하제가 들어있는데, 처음에는 효과가 좋지만 장기 복용 시 장벽에 손상을 일으키기도 하고 장 운동력이 떨어져 결국 악순환을 일으킬 수 있다.

김지영 약사는 “건강한 다이어트는 식단과 운동을 적절하게 병행하는 것이다”라고 말하며, “다이어트약은 ‘다이어트의 지름길’이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빠르고 쉬운 만큼 잃는 것도 많을 수 있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라고 조언했다.



도움말= 김지영 약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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