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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수화물의 정체, 당류와 복합당 식이섬유까지

입력 2022.02.04 08:00
  • 황미향·HIDoc 영양사

당질의 과잉섭취를 막아라
‘웰빙’의 시대가 되면서 주목받는 것이 바로 식품, 먹거리이다. 과거 식품에 대한 기대치는 생존과 영양에 국한되어 있었으나, 최근 들어서는 건강 증진과 질병 예방을 비롯해 다이어트와 항노화 같은 심미적·정신적 측면까지 강조되고 있다. 먹는 것 자체에 집중하던 시대를 지나 무엇을, 어떻게 섭취할 것인가가 중요한 시대가 된 것이다. 특히 필수 영양소인 ‘탄수화물’에 대한 관심이 뜨겁다.


탄수화물의 구성 요소
탄수화물은 단백질, 지방과 함께 우리 몸을 구성하는 필수 3대 영양소이다. 쌀과 떡을 비롯해서 빵, 국수, 설탕, 감자, 고구마, 옥수수, 과일, 채소, 우유 등 다양한 식품에 함유되어 있다. 탄수화물은 신체 활동에 필요한 에너지를 공급하고 1g당 4kcal의 열량을 낸다. 일일 권장 섭취량은 총 열량의 50~60% 정도인데, 무게로 보면 성인 기준 300~400g이라고 할 수 있다. 시중에 판매 중인 즉석밥 1공기가 180g가량 된다는 점을 참고해 보면 섭취량을 가늠할 수 있겠다.

탄수화물은 당질과 식이섬유로 구성된다. 당질은 연결된 사슬고리 형태의 분자 크기에 따라 단당류, 이당류, 올리고당, 다당류로 나뉜다. 단당류(포도당·과당·갈락토오스)와 이당류(슈크로스·맥아당·락토오스)는 ‘당류’로 구분하고, 올리고당(단당류 3~10개 결합)과 다당류(녹말·글리코겐·셀룰로스)를 복합당이라고 한다.
당질과 함께 탄수화물을 구성하는 '식이섬유소'는 다이어트와 당뇨에 특히 도움이 되는 영양소이다. 섭취 시 포만감은 물론이고 장내 환경을 개선하며, 당질의 흡수를 방해해서 혈당을 천천히 올리기 때문이다. 반면 앞서 언급한 당질은 포도당으로 구성된 물질로서, 혈당을 높이고 인슐린을 분비해서 비만을 유발한다. 흔히 ‘탄수화물’을 비만과 당뇨의 원인으로 꼽는데, 정확히 말하면 ‘당질’이 주범이라고 할 수 있다.


당질의 과잉 섭취를 경계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당질의 과잉 섭취를 경계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수용성 식이섬유 vs 불용성 식이섬유
탄수화물을 구성하는 식이섬유에 대해 조금 더 살펴보자. 식이섬유소는 채소와 곡물, 해조류, 과일에 풍부하다. 주목할 점은 우리 몸에서 흡수되지 않고 그대로 배설된다는 것이다. 식이섬유에는 포도당으로 분해할 수 있는 효소가 없기 때문이다. 식이섬유 중에서도 수용성 식이섬유소는 물에 녹아 대장 내에서 박테리아에 의해 발효가 되는 섬유소를 지칭한다. 펙틴, 구아검, 글루코만난, 후코이단, 알긴산 등 해조류와 과일 등에 풍부하고, 수분을 만나면 끈적끈적한 점성을 띄면서 젤리처럼 부풀어 오르는 특성을 보인다. 변을 부드럽게 하고 장내 독소를 희석 시켜주는 데도 효과적이다. 급격한 당 흡수를 막아서 혈당과 콜레스테롤, 중성지방의 수치를 낮추며 심혈관 질환을 예방한다는 점도 눈여겨볼 만하다.
한편 불용성 식이섬유소는 물에 녹지 않고, 대장에서 박테리아에 의해 발효되지 않는 섬유소이다. 셀룰로스, 리그닌 등 통곡류와 채소류 등에 많으며, 장내 수분을 흡수해서 변의 부피를 늘리는 특성을 보인다. 장운동을 촉진하고 장내 유해 물질을 변과 함께 신속히 배설시켜서 대장암을 예방하는 데도 도움을 줄 수 있다.

물론, 이렇게 이로운 식이섬유라도 적정량을 섭취해야 한다. 불용성 식이섬유소를 과도하게 섭취하면 장에서 수분을 흡수하면서 변의 양이 늘어나 변비가 나타날 수 있다. 이 과정에서 장내 유해 물질뿐만 아니라 철분, 칼슘 등 무기질도 흡착되어서 빠져나갈 수 있다. 수용성 식이섬유소 역시 과도하면 가스가 차고, 복부팽만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는 점을 유의해야 한다. 식이섬유를 섭취할 때는 수용성과 불용성을 적절히 섞어서 섭취하길 권장한다.

탄수화물을 과잉 섭취하면?
탄수화물은 모두 단당류인 포도당 형태로 분해되어서 신체 에너지원으로 사용된다. 쓰고 남은 포도당은 췌장에서 인슐린을 분비하도록 유도하며, 다당류인 글리코겐 형태로 간과 근육에 저장되고 중성 지방의 형태로 지방 세포에 남는다. 인슐린은 혈중 포도당을 세포 안으로 옮겨주고 에너지로 쓰일 수 있게 도와주는데, 당류의 과다 섭취로 인슐린 분비가 지속적으로 늘어나면 지방 합성이 빨라져서 비만과 대사증후군을 초래할 수 있다. 이와 더불어 인슐린에 대한 세포 반응이 둔해지는 ‘인슐린 저항증’이 발생해서 소변으로 당이 배설되는 당뇨가 발생할 가능성도 존재한다. 또한, 지나친 당질 섭취는 암을 억제하는 단백질의 기능을 파괴해서 암 환자의 암세포 분열을 촉진시킬 수 있고 췌장암과 위암, 간암 등을 유발할 수 있으므로 주의해야 한다.


글 = 하이닥 의학기자 황미향 (영양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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