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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술 각질, 갈라짐...단순 건조함 아닌 박탈성 구순염?

입력 2022.02.16 09:19
  • 임은교·청아한의원 한의사

환절기와 겨울이 되면 입술이 트고 거칠어지며 각질이 생긴다. 공기가 건조하여 표피 및 각질층 수분을 외부로 많이 뺏기게 돼 피부가 쉽게 건조해지기 때문이다. 계절의 영향으로 입술에 단순 건조증상이 나타난 경우에는 보습제를 충분히 바르고 물을 많이 마시는 관리만으로 증상의 호전을 기대할 수 있다.


건조한 환절기에는 입술이 자주 갈라져 보습 관리를 해주는 것이 좋다건조한 환절기에는 입술이 자주 갈라져 보습 관리를 해주는 것이 좋다


그러나 보습 관리를 해도 증상이 완화되지 않고, 각질이 일어나며 끝이 갈라지는 증상을 넘어 입술 주변부가 붉어지면서 화끈한 열감이 발생하거나 수포, 가려움증이 나타난다면 면역력이 저하되면서 발생하는 만성 염증성 피부질환인 ‘박탈성 구순염’일 수 있다.

박탈성 구순염은 아토피피부염과 같이 면역력과 연관이 깊은 만성 염증성 피부질환이다. 어릴 때 아토피 증상을 겪었거나 아토피피부염을 갖고 있는 환자에게서 쉽게 발견할 수 있다. 때문에 입술 아토피로 분류되기도 한다. 박탈성 구순염으로 입술이 트고 각질이 일어나는 경우는 단순히 건조한 것과 발생 원인이 달라 치료 및 관리법 또한 달라진다.

증상 초기 입술선을 따라 약간 가렵고 수포가 발생하면 바이러스 감염에 의한 피부질환인 헤르페스 증상으로 의심하는 경우도 많다. 하지만 항바이러스제 연고를 사용하여 치료 가능한 헤르페스와 달리, 박탈성 구순염은 바이러스 감염에 의한 것이 아니기 때문에 체내 면역력을 저하시키고 염증을 유발하는 원인을 파악해야 치료가 가능하다.


박탈성 구순염 증상

박탈성 구순염은 입술이 건조하고 갈라지는 정도의 증상으로 시작하는 경우가 많다. 외부 환경 요인으로 인해 단순히 입술 표면만 건조해진 것이 아니라 입안을 포함하여 목 안쪽까지도 건조해져서 발생하는 피부질환이기 때문이다. 건조한 환절기와 겨울이 지나고 여름과 같이 습한 계절에도 입술이 건조하고 각질이 일어나는 증상이 해결되지 않는다.

구순염이 악화할수록 점차 입술 주변 부위까지 붉어지거나 수포가 발생하고 극심한 각질 증상과 함께 트고 갈라지거나 수포가 터진 부위에서 진물이 나기도 한다. 입술 주변에서 화끈거리는 열감과 따끔거리는 자극감도 호소한다. 최근에는 코로나19로 인한 장시간 마스크 착용하여 입술 부위에 통풍이 되지 않고 열이 가둬지는 환경이 만들어지면서 가려움증과 그 외 증상들이 더욱 악화되거나 접촉성 구순염 증상처럼 증상이 시작되는 경우도 적지 않다.


박탈성 구순염의 원인 및 치료방법

박탈성 구순염의 치료와 재발 방지를 위해서는 피부 표면에 드러난 증상의 일시적 완화보다 체내 면역계의 이상반응 해결을 위한 면역력 증진 치료와 관리가 이루어져야 한다. 만성 염증성 피부질환의 경우 면역력을 저하시키는 근본 발생 원인이 해결되지 않은 상태에서는 염증을 완화시키는 연고를 바르고 좋은 보습제를 사용한다 하더라도 증상이 쉽게 재발하거나 점차 내성이 생겨 효과가 떨어질 수 있다.

얼굴, 특히 입술 부위에 박탈성 구순염 또는 아토피피부염과 같은 만성 염증성 피부질환 증상이 나타나는 것은 단순히 입술 표면이 건조하기 때문이 아니다. 피로감·스트레스 등이 원인이 되어 구강과 인후(咽喉)부까지 건조함이 해결되지 않고 신체 전반적으로도 건조한 부분이 문제가 되어 발생한다. 기존에도 구내염, 혓바늘 등이 자주 발생했거나 입 안이나 코 안이 잘 마르고 목이 칼칼하면서 항상 갈증 나는 증상을 겪어오다 면역력이 떨어지는 순간 이러한 증상들이 유독 입술 주변으로 피부염을 일으칼 수 있다.

따라서 박탈성 구순염을 치료하기 위해서는 단순히 입술만 촉촉하게 만드는 것이 아니라 입부터 목 안까지 건조하지 않도록 해주고 피로감을 개선하는 것이 핵심이다. 이러한 증상들이 해결되지 않으면 입술이 건조하고 화끈거리는 증상은 지속될 수밖에 없다.


박탈성 구순염 생활 속 관리법

박탈성 구순염의 관리는 비싸고 유명한 보습제를 구매하여 사용하는 것보다 올바른 방법으로 증상에 맞는 관리법을 적용하는 것이 중요하다. 입술 끝이 트거나 입술이 갈라지면서 각질이 일어날 때는 각질을 인위적으로 뜯어내는 것은 절대 금물이다. 각질이 일어나 불편하다면 쪽가위나 손톱깎이로 짧게 잘라주거나 수분크림과 같은 보습제를 입술 부위에 도톰하게 올려 건조한 피부를 보호해야 한다.

급성 염증반응으로 입 주변부까지 붉어지고 갈라진 틈으로 진물이 많이 나면서 이것이 각질이나 딱지처럼 노랗게 말라붙는 증상이 나타난다면 보습 관리를 진행하기 전 이차 감염 예방을 위해 가볍게 소독을 하거나 습포요법을 하는 것이 낫다.

진물이 심하게 나면 보습제를 바르기 쉽지 않은데, 찐득한 보습제를 잘못 바르면 환부의 통풍을 방해하면서 오히려 증상을 악화시킬 수 있다. 그러나 보습제를 아예 바르지 않는 것은 건조감으로 인한 자극을 극대화할 수 있어 립글로스나 로션, 수분크림 등의 가벼운 제형의 보습제를 건조할 때마다 얇게 발라주는 것이 좋다. 보습 직후에는 입술 부위를 냉찜질하거나 보습제를 냉장고에 차갑게 보관해두었다가 사용하면 입술 부위 열감을 낮춰 보습 관리 시 가해지는 자극을 줄여주는 데 도움을 준다.

마지막으로 평소 물을 자주 마시도록 하고, 가습기를 틀어 습도를 조절하는 것이 좋다. 또한 매일 7~8시간 충분히 수면을 취하는 생활습관 관리도 박탈성 구순염 증상 완화에 도움이 된다.


글 = 하이닥 의학기자 임은교 원장 (한의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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