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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이 땀 때문에 축축해요", 수족 다한증, 어떻게 해야 치료할 수 있을까? [인터뷰]

입력 2022.06.11 09:00
  • 민경산·하이닥 건강의학기자

땀이 많이 나는 것은 누군가에겐 심각한 고민이다. 특히 손발에 땀이 많은 수족 다한증 환자들은 본격적으로 시작되는 무더위가 달갑지 않을 것이다.

수족 다한증이 있는 사람들은 어느 병원에 가서 진료를 받아야 할까? 흉부외과 전철우 원장(에비타흉부외과의원)은 "다한증 환자가 갈 수 있는 병원이 특정 진료과로 한정되어 있는 것은 아니다. 다만 흉부외과에 방문하면 다한증 치료의 최후 단계인 수술 치료도 받을 수 있다"라고 설명했다. 다음은 흉부외과 전철우 원장과 나눈 일문일답이다.


Q1. 더위에 약한 것과 수족 다한증은 어떤 연관이 있나요?
두 명제의 상관관계를 살펴보려면 다한증에 대해서 정의 내릴 필요가 있습니다. 다한증은 땀 분비를 조절하는 자율교감신경이 과도하게 작용해서 나타나는 여러 질환 중 하나입니다. 자율교감신경이 과도하게 작동하면 보통 안면홍조, 빈맥, 실신 등이 나타납니다. 다한증 역시 앞서 언급한 질환들처럼 자율교감신경의 항진으로 인한 증상이며, 과도한 땀 분비가 특징입니다.


자율신경계는 우리 몸속의 심장과 각종 장기들, 외분비샘과 내분비샘을 통제하여 우리 몸이 일정한 환경을 유지할 수 있도록 돕습니다. 자율신경계는 교감신경과 부교감신경으로 구분됩니다. 교감신경은 우리 몸이 위급 상황에 빠졌을 때 빠르게 대처할 수 있도록 돕습니다. 반면 부교감신경은 평소에 에너지를 저장하여 위급한 상황에 우리 몸이 에너지를 사용할 수 있도록 돕습니다.

다한증이 발생하는 이유는 다양합니다. 습도 변화, 낯선 환경, 맵거나 뜨거운 음식, 사회적 접촉, 물리적 접촉 등이 다한증을 일으키는 주요 원인입니다. 물론 갑작스럽게 온도가 상승하는 것도 다한증의 발병 원인들 중 하나입니다. 따라서, 유독 더위를 많이 타는 사람이라면 다한증을 한 번쯤 의심해 볼 수는 있습니다. 그러나 모든 다한증 환자가 더위에 약하다고 할 수는 없습니다. 더위가 아닌, 다른 요인에 의해 다한증이 나타났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Q2. 일차성 다한증과 이차성 다한증으로 구분하는 이유는 무엇인가요?
일차성 다한증은 과도한 스트레스 상황, 온도 및 습도 변화에 의해 발생하는 질환입니다. 이른바 '체질'에 의해 발생하는 다한증인 것이죠. 특별한 원인이 없다는 것이 특징입니다. 그런데 이차성 다한증은 땀이 많이 나는 이유가 따로 있는 질환입니다. 즉, 갑상선 이상, 당뇨, 결핵 등의 기저 질환 때문에 다한증이 나타난 경우입니다.

이렇게 구분하는 이유는 일차성 다한증과 이차성 다한증의 치료법이 다르기 때문입니다. 일차성 다한증을 치료하는 방법은 일반적으로 다한증 발병 원인을 제거하는 대중 치료법입니다. 증상이 심하다면 수술을 받는 것도 고려해야 합니다. 이와 달리, 이차성 다한증은 기저 질환을 해결하면 자연스레 다한증도 해결되므로, 이차성 다한증 환자는 기저 질환 치료가 선행되어야 합니다.

Q3. 다한증 치료, 꼭 병원에 방문해서 치료해야 하나요?
그렇지 않습니다. 다한증 치료는 생활 수칙을 개선하여 자연스럽게 병을 치료하는 것을 원칙으로 합니다. 즉, 다한증의 발현 요소를 회피하고, 자율신경계의 안정성을 도모하는 가정 내 생활치료를 우선으로 합니다. 마치 고혈압이라고 처음 진단받은 환자가, 바로 약물 복용 또는 수술을 하지 않고, 운동이나 금연을 실천하면서 예후를 지켜보는 것과 유사합니다.

생활 수칙 개선으로도 치료가 되지 않는다면, 그땐 여러 가지 치료 방법들을 고려해야 합니다. 보통 △바르는 약 △먹는 약 △이온영동법 △보툴리늄톡신 주사 △수술의 순서로 치료의 강도가 높은데, 이 순서대로 치료를 실시합니다. 수술은 앞서 언급한 방법들을 실시했음에도 효과가 없을 때 고려해 봐야 합니다.

Q4. 수족 다한증 의심 환자는 병원에서 어떤 진료를 받아야 할까요?
가장 먼저 환자가 일차성 다한증을 앓고 있는지 이차성 다한증을 앓고 있는지 구분해야 합니다. 이를 위해 전문의는 환자와 충분한 면담을 나누고 환자의 질환을 문진합니다. 그다음, 다한증 발현 부위와 특정 원인 인자를 찾아내고 다한증의 정도와 불편함에 따라 적절한 치료방법을 환자가 선택하도록 도와줍니다.

일반적으로는 요오드 전분 반응 검사, 자율 신경 검사, 적외선 체열 검사 등이 다한증 진단을 위한 검사로 알려져 있습니다. 그런데 이 방법들은 실제로 많이 사용되지는 않습니다. 단, 다한증 치료의 예후를 확인하기 위해서는 종종 사용됩니다.

Q5. 수족 다한증 환자에게 실시하는 비수술적 치료법으로는 무엇이 있나요?
수족 다한증 환자가 내원하면 약물 치료법, 이온영동법, 보톡스 주사 중에서 환자에게 적절한 치료법을 실시합니다. 각 치료법에 대한 여러 가지 정보들을 아래와 같이 네 가지로 구분할 수 있습니다.

1. 바르는 약
약물 치료법은 바르는 약과 먹는 약으로 구분합니다. 일반적으로 가장 먼저 전문의가 권유하는 방법이 약을 바르는 것입니다. 땀샘 입구를 막거나 아세틸콜린 분비를 억제하는 약을 땀이 많이 나는 부위에 바르는 방법입니다. 치료 효과가 가장 약하고, 지속적으로 약을 발라야 합니다. 하지만 치료법들 중에서 가장 저렴하면서 간단한 방법이기 때문에 다한증이 그리 심하지 않은 환자들에게 추천합니다.

2. 먹는 약
바르는 약이 효과가 없을 땐 먹는 약을 처방합니다. 발한 억제 효과가 있는 20여 가지의 약물들 중에서 전문의가 환자에게 맞는 약을 선별합니다. 이 방법을 사용하면 환자에 따라 졸음, 구강 건조, 안구 이상 등의 부작용이 나타날 수 있습니다. 매일 복용하는 것이 아니라, 중요한 모임이나 발표, 시험 등을 앞두고 사용하는 것을 권장합니다.

3. 이온영동법
약물 치료를 했음에도 땀이 줄어들지 않는다면 이온영동법이나 보톡스 주사를 고려할 수 있습니다. 이온영동법이란 전기의 힘으로 땀샘에 전해질을 침투시키는 치료법입니다. 침투된 전해질은 땀샘의 수분 이동을 교란시켜서 땀을 줄이는 역할을 합니다.

이 방법은 장점과 단점이 뚜렷합니다. 우선 심각한 부작용이 없고, 적은 비용으로도 다한증을 치료할 수 있다는 것은 이온영동법의 장점입니다. 그러나 이온영동법은 대부분 집에서 기계를 이용하는 자가치료법입니다. 따라서 기계를 따로 구입해야 하고 꾸준히 시간을 투자해야 한다는 단점도 있습니다.

4. 주사 치료법
보툴리늄톡신 주사는 치료 효과가 가장 좋은 방법입니다. 그러나 다른 방법들보다 비용 부담이 크고 시술을 받을 때 통증이 수반됩니다. 아울러 효과 유지 기간이 4~5개월 정도이고, 시술하는 의사의 숙련도에 따라 예후가 크게 바뀝니다. 그래서 모든 사람들에게 권하는 방법은 아닙니다. 단, 시험을 앞둔 수험생이나 결혼 등의 중요 행사를 앞둔 분들에게는 효과가 좋은 주사 치료를 권장하고 있습니다.


Q6. 수술이 필요한 수족 다한증 환자는 어떤 환자인가요?
약물, 보톡스 주사 등의 방법으로도 다한증이 고쳐지지 않는다면 수술 치료를 고려할 수 있습니다. 일반적으로 많이 받는 수술이 교감신경부분절제술입니다.

교감신경부분절제술이란 다한증을 유발하는 교감신경의 가지를 잘라내는 수술법입니다. 보통 수술을 온전히 마치는 데 30분 정도가 걸리지만 환자의 몸 상태에 따라 수술 시간이 길어질 수 있습니다. 수족 다한증 말고도 얼굴이나 겨드랑이에 땀이 많이 나는 사람들도 교감신경부분절제술을 종종 받습니다.

그런데 교감신경부분절제술은 아무나 받아서는 안 되며, 부작용이 있다는 사실을 수술 전에 꼭 알고 있어야 합니다. 교감신경부분절제술의 대표적인 부작용은 보상성 다한증입니다. 보상성 다한증이란 손이나 발 말고 다른 신체 부위에 땀이 많이 나는 증상입니다. 실제로 교감신경부분절제술을 받은 수족 다한증 환자의 20~40% 정도가 등이나 가슴에 땀이 많이 나는 보상성 다한증을 겪었다고 합니다.

보상성 다한증을 치료하는 방법은 아직 연구 중입니다. 또한, 보상성 다한증이 나타나더라도 이미 절제한 교감신경을 회복시킬 수 있는 방법은 아직 없습니다. 즉, 되돌리기 힘든 결과가 나타날 수 있으므로 다한증을 치료하는 여러 가지 방법들을 충분히 고려한 후에 신중하게 결정해야 합니다.

도움말 = 하이닥 상담의사 전철우 원장 (에비타흉부외과의원 흉부외과 전문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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