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빠지지 않아도 가늘어지면 탈모 증상?...‘남성형 탈모증’

입력 2022.12.23 10:00
  • 노윤우·맥스웰피부과의원 전문의

남성형 탈모증은 우리가 흔히 대머리라고도 부르는 유전적인 탈모 질환이다. 남성형 탈모증이 진행될 때는 모발이 빠지기 보다는 모발이 얇아진다. 이러한 현상을 연모화(Miniaturization)라고 한다.


연모화ㅣ출처: 게티이미지뱅크연모화ㅣ출처: 게티이미지뱅크
모발이 얇아지면 모발이 빠진 것보다 머리카락의 볼륨이 더 많이 줄어든다. 모발의 볼륨은 모발의 개수와 굵기에 의해서 결정 되는데, 모발의 개수와 볼륨은 단순 비례 관계인 반면, 모발의 굵기와 볼륨은 제곱의 비례 관계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남성형 탈모증은 증상이 한번 발현이 되면 아주 서서히 진행하는 만성질환의 경과를 보이게 되기 때문에 치료를 위해서는 꾸준한 관리가 필요하다. 마치 고혈압을 치료하는 과정처럼 지속적인 치료가 필요한 질환이다.

남성형 탈모의 치료는 일차적으로 약물을 통해서 탈모가 진행되는 과정을 막고, 약물로 충분하지 않은 경우에는 성장 인자 치료나 저출력 레이저 치료 등으로 두피 상태를 회복시킨다. 모발이식을 통해서 모발 밀도를 직접적으로 복구시키기도 한다. 하지만 이렇게 회복을 시켜도 탈모가 완치된 것은 아니기 때문에 시간이 지나고 나이가 들면서 탈모는 서서히 진행된다. 따라서 탈모 진행을 막는 치료는 계속 되어야 한다.

진행을 막는 치료는 5-알파 환원효소 억제제, 미녹시딜 같은 약제를 사용하게 되는데, 이런 약제는 매일 복용하고 발라야 한다. 그러나 환자에 따라서 경과가 다르기 때문에 약을 처방 받을 때는 반드시 탈모의 진행 정도를 체크해야 한다. 고혈압을 치료하는 환자가 혈압약을 처방 받으러 가면 혈압을 체크하듯이 탈모를 치료하는 환자도 약을 처방 받을 때는 모발의 상태가 이전과 변화가 있는지 확인하는 것이 중요하다. 약을 꾸준히 사용했는데 탈모가 진행되는 경우도 있고, 오랫동안 잘 유지가 되는 경우도 있고, 또 약물 때문에 부작용을 경험하는 경우도 생길 수 있는데, 각각의 경우에 적절히 대처해 치료하면 대부분의 유전적인 탈모, 남성형 탈모증은 안전하게 치료할 수 있다.

약을 오래 복용하면 건강에 해롭다고 생각해서 ‘가능하면 약을 복용하는 것은 미루고 민간요법 같은 것으로 버티다가 어쩔 수 없을 때 약을 복용 해야지’하고 생각하는 분들이 많다. 이런 경우 간단하게 치료할 수 있는 질환을 수술이 필요한 상태까지 방치하다가 병원을 뒤늦게 방문하게 된다. 특히 요즘은 유전적인 남성형 탈모증의 증상을 처음 보이는 나이가 많이 젊어져서 20~30대에 이런 증상을 보이는 경우가 많은데, 초기에 잘 치료하면 어렵지 않게 진행을 막고 회복할 수 있으니 증상이 나타나면 곧바로 치료를 시작하는 게 좋다.

또 남성형 탈모증처럼 장기간 치료가 필요한 만성질환을 치료하다 보면 다른 종류의 탈모 질환이 동반되는 경우도 있다. 흔하게 생길 수 있는 탈모 질환으로는 원형 탈모증, 휴지기 탈모증 등이 있는데, 이런 질환들은 남성형 탈모증과는 전혀 다른 질환이어서 경과도 치료도 다르다. 남성형 탈모증을 치료 받다가 갑자기 머리카락이 많이 빠지거나 모발의 볼륨이 변할 때 혼자 판단해서 임의로 치료를 중단하지 말고, 반드시 약을 처방 받는 병원을 방문해서 자신의 현재 상태를 체크하는 것이 필요하다. 다른 치료를 추가하거나 약을 바꾸는 등 적절한 조치를 취하면 대부분의 문제는 해결될 수 있다.

많은 이야기의 소재가 되어 왔고 오랫동안 인류의 고민이었던 남성형 탈모증, 대머리는 이제 꾸준히 치료하면 어렵지 않게 치료가 가능한 질환이 되었다. 탈모 증상이 나타났다면 당황하지 말고, 또는 어쩔 수 없는 것이라고 포기하지 말고 병원을 찾아서 정확한 진단을 받아 볼 것을 권한다.

글 = 하이닥 의학기자 노윤우 원장 (피부과 전문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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