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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루성피부염, 증상 악화 막는 치료방법은?

입력 2023.01.17 08:30
  • 최재호·생기한의원 한의사

차가운 바람이 부는 겨울은 피부 건강이 좋지 않은 분들이 아주 예민한 관리를 해야 하는 시기다. 마찬가지로 피부 치료를 집중해서 하는 의료인들에게도 환자 치료와 관리에 더 세심하게 신경 써야 하는 시기다. 기온의 일교차가 크고 공기는 건조한데 평균 기온도 점점 낮아지다 보니, 피부는 더 건조하고 예민해지며 말초 순환도 덜 되어 피부의 영양공급과 기능적 안정성이 떨어지기 때문이다. 이런 계절적 영향을 받는 여러 피부질환 중 지루성피부염이 있다.


지루성피부염ㅣ출처: 클립아트코리아지루성피부염ㅣ출처: 클립아트코리아

지루피부염이라고도 하는 지루성피부염은 피부가 과도한 피지 분비에 예민한 염증반응을 보이면서 나타나는 피부염이다. 과도한 피지 분비에 따른 살짝 꾸덕한 느낌의 황백색 인설과 피부 염증반응에 따른 홍반을 특징으로 한다. 염증이 심하지 않을 때는 가려움이나 홍반이 심하지 않은 편이다.

일반적으로 지루성피부염 초기에는 효과가 있다는 샴푸나 비누를 사용하거나 면역을 억제하는 계통의 복용약이나 연고를 사용하는 경우가 많다. 이런 치료법을 통해 증상이 잡히고 재발되지 않으면 좋겠지만, 아쉽게도 그렇지 않은 경우가 많다. 약효가 떨어지면서 증상이 다시 올라오는 현상이 반복되다가 나중에는 연고를 발라도 증상이 나아지지 않고 더 심해지게 된다. 이런 과정이 지속되면서 피부의 면역체계는 점점 더 약해지고 예민해질 수밖에 없다.

지루성피부염은 증상이 악화되면, 피부가 많이 예민해져 가렵고 따가우며 건조함이 심해져서 갈라지기도 하고, 피지의 과도한 분비로 두꺼운 인설이 다량 생기기도 하는 등 힘든 상황이 나타난다. 뿐만 아니라 시간이 지나면서 얼굴, 두피에 열감이 더해지고 피부가 붉고 건조해지면서 표피의 피부장벽이 약해지고 진물, 인설 등이 심해지거나 좁쌀 모양의 발진이 화농되는 경우도 있다.

따라서 가급적 증상이 심해지기 전에 적극적인 진단과 치료를 받는 것을 권장한다. 지루성피부염은 특히 얼굴, 두피, 가슴, 견배부 같은 상체 부위에 잘 생기고 염증 증상을 동반하기에, 상체의 열을 내리고 염증 성향을 개선하는 근원적인 치료가 필요하다. 그에 더해 발병 부위에 대한 직접적인 치료와 관리를 통해 증상 개선의 효율과 속도를 높일 수 있다.

한의학적 치료는 지루성피부염처럼 열이 위로 쏠리는 질환에 많은 강점이 있다. 몸 내부의 순환을 정상화시키는 한약치료, 침치료, 그리고 상부로 쏠리는 열기와 독소를 제거하는 데 도움이 되는 약침, 사혈요법이 있다. 또, 피부를 진정시키고 염증기를 제어하는 습포요법, 광선 요법 등 다양한 치료법이 있다.

지루성피부염은 치료를 받으면서 생활습관도 함께 개선해야 한다. 화장품이나 로션 같은 피부 케어 제품 사용 시, 피부가 상당히 예민해져 있기 때문에 신중을 기해야 한다. 피부에 소량 발라서 자극이 안 되는지 테스트해 가면서 사용하고 가급적 기본 보습 로션이나 선크림 정도만 바르는 것이 좋다. 그것도 자극이 되고 얼굴이 쉽게 따가워진다면, 자극 없는 오일을 바르는 것도 고려할 수 있다. 이전에 자신에게 맞았던 화장품도 지금은 전혀 안 맞을 수 있으니 신중하게 테스트하고 써야 한다.

생활에서는 수면을 충분히 취하고, 과식을 피하는 것이 좋다. 기름에 튀긴 음식, 지나치게 단 음식, 너무 차가운 음식, 술을 피해야 한다. 이런 요소들은 피부에 염증성향을 증가시키고 탁한 열기를 만들어 피부를 더 건조하게 만든다.

마지막으로, 지루성피부염이 나타나면 정서적으로 많이 예민해진다. 원래 성격이 예민해서 지루성피부염 같은 예민한 피부증상이 나타난다고 보기도 하지만, 그보다는 피부 증상이 사람을 예민하게 만드는 면이 많다고 볼 수 있다. 잘 낫지 않는 불편한 증상이 치료되지 않고 반복되다 보면, 그럴 수 있다.

많은 환자분들이 예민하고 우울한 상태로 방문했다가 치료가 잘 진행되면 이내 밝은 얼굴로 성격 좋은 웃음을 짓는 걸 보면, 이는 ‘성격 탓이 아니라 피부 탓’이라고 다시금 생각하게 된다. 아무쪼록 변화 많은 이 계절에 피부로 고생하는 모든 분들이 좋은 치료를 잘 받아 치유와 평안을 얻길 마음으로 기원한다.

글 = 하이닥 의학기자 최재호 원장 (한의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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