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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마가 한쪽으로만 돌아간다면?...‘틀어진 골반’ 자가진단 및 치료 방법

입력 2023.02.21 14:00
  • 정태원·365탄탄한의원 전문의

하이닥 의학기자 정태원 원장ㅣ출처: 하이닥하이닥 의학기자 정태원 원장ㅣ출처: 하이닥
우리의 골반은 허리 부분을 형성하고 있는 깔때기 모양의 골격으로, 제5요추, 천골, 꼬리뼈와 좌우의 관골로 형성되어 있습니다. 골반은 양쪽 다리와 연결되어 몸을 지탱하는 역할을 합니다. 남자에 비해 여자의 골반은 낮고 넓은데, 균형 잡힌 골반은 예쁜 골반 라인과 바른 자세의 필수 요건일 뿐 아니라 우리 몸의 건강에도 핵심 역할을 합니다.

상체를 지탱해 주는 골반이 틀어지는 경우도 있습니다. 평소 다리를 꼬고 앉는 것이 더 편하고 서있을 때는 한쪽 다리를 구부리게 되거나, 바지나 치마가 한쪽으로 돌아가고 유독 한쪽 신발이 더 닳는다면 골반 틀어짐을 의심해 볼 수 있습니다.

여성들은 골반이 틀어지면 예쁜 자세가 나오지 않는 것은 물론, 골반 안에 위치한 중요 장기인 자궁과 질, 난소 등에 영향이 미쳐 임신, 출산 등의 문제와 산후 후유증으로까지 연결될 위험이 있습니다. 따라서 골반에 통증이 있거나 틀어짐이 의심된다면 적절한 진단과 치료를 받을 것을 권장합니다.

골반 틀어짐, 쉽게 확인할 수 있는 방법은?
다음과 같은 방법을 통해 본인의 골반이 틀어졌는지 확인할 수 있습니다.

1. 천장을 보고 편하게 눕는다
2. 왼쪽 다리를 구부려서 발목을 오른쪽 허벅지 너머로 넘기고 무릎을 쭉 벌려준다
3. 이때 힘을 빼고 무릎을 최대한 땅 쪽으로 늘어뜨린다
4. 다리를 바꿔 반대쪽도 동일하게 반복해준다

무릎이 땅에 잘 안 닿거나, 닿을 때 통증이 느껴진다면 해당 골반이 어긋나거나 틀어졌을 확률이 높습니다.

벽에 기대서도 골반 틀어짐을 확인해 볼 수 있습니다. 뒤통수와 발뒤꿈치를 벽에 붙이고 섰을 때 골반이 정상이라면 허리 뒤쪽과 벽 사이 공간에 손 한 개가 들어갑니다. 두 손이 모두 들어간다면 골반이 앞쪽으로 틀어진 ‘골반 전방경사’를 의심해볼 수 있습니다. 손이 아예 들어가지 않을 정도로 공간이 없다면 골반이 뒤쪽으로 틀어진 ‘골반 후방경사’를 의심해 볼 수 있습니다.

골반이 틀어지면 우리 몸은 거기에 적응하기 위해 또 다른 변형들을 일으킵니다. 자세가 변해 몸의 순환구조를 막으면 결국 통증, 노폐물 축적, 장기 유착 등의 증상들이 나타나게 됩니다. 여성의 경우 잦은 생리통이나 하체비만 등을 일으키기도 합니다. 이러한 골반 틀어짐은 오래 방치할수록 치료가 어려워지기 때문에 의심된다면 되도록 빨리 진단을 받고 치료해야 합니다.


골반 틀어짐ㅣ출처: 게티이미지뱅크골반 틀어짐ㅣ출처: 게티이미지뱅크
한방에서 시행하는 골반교정 치료란?
골반 틀어짐을 교정하기 위해서는 골반을 지지하는 속근육에 자극을 주어 탄력을 회복시켜 주어야 합니다. 한방에서는 변형된 골반과 신체의 전반적인 불균형을 바로 잡기 위해 추나요법과 침, 부항 등의 치료를 시행합니다. 뼈 교정을 위해 진행하는 추나요법은 척추관절계의 모든 구조적 변위에 의해 발생하는 병리적 현상을 치료해 줍니다. 위축된 근육 등에 자극을 주거나 변위를 바르게 교정해 줌으로써 신체 전반 기혈 순환을 회복하는 것이 목적입니다. 불균형으로 인해 발생한 근육의 짧아짐 및 뭉침 등에는 침이나 부항을 쓰게 되는데, 이는 근육을 자극하여 풀어주고 이완시켜 불균형을 회복할 수 있도록 합니다.

"생리통을 유발하는 골반 틀어짐, 적절한 치료 필요해"
골반이 틀어지면 이로 인해 생리통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많은 여성분들이 생리통은 당연한 것이라 여기고 참는 경우가 많은데, 이를 방치하다가 자궁내막증이나 자궁선근증, 여성 종양 등의 자궁 질환이 진행될 수 있으므로 원인 질환을 초기에 파악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이미 틀어진 골반을 원래대로 되돌리는 것은 쉽지 않습니다. 그럼에도 평소 바른 자세를 유지하는 등의 노력은 증상 개선에 어느 정도 도움을 줄 수 있습니다. 평소 의자에 앉아있거나 걸을 때 복식호흡을 하는 것도 도움이 됩니다.

가임기 여성이라면 연령대와 결혼 여부를 떠나 골반과 자궁의 건강에 관심을 가져야 합니다. 난임 또는 불임을 예방하는 차원에서라도 정기검진을 시행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특히 30대 초반부터는 1년에 한 번 이상 자궁 검진을 받는 것이 중요한데, 생리 양이나 생리통 등의 변화가 있다면 즉시 검진을 받는 것이 좋습니다. 만일 근종이나 물혹, 내막증 같은 자궁질환이 발견된다면 그에 맞는 적절한 치료를 받을 것을 권합니다.

글 = 하이닥 의학기자 정태원 원장 (한의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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