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멈춘 심장 다시 뛰게 하는 '심폐소생술'...인공호흡 꺼려질 땐?

입력 2023.03.13 15:00
  • 엄채화·하이닥 건강의학기자

성인 심장정지 환자에게 심폐소생술할 때 가슴압박과 인공호흡 비율은 30:2다ㅣ출처: 게티이미지뱅크성인 심장정지 환자에게 심폐소생술할 때 가슴압박과 인공호흡 비율은 30:2다ㅣ출처: 게티이미지뱅크
심장은 온몸에 혈액을 보내 산소와 각종 영양소를 공급한다. 심장 박동이 멈추면 몇 분 이내로 심각한 뇌손상을 입거나 사망할 수 있는 이유다. 심장 기능이 급격히 저하되거나 멈췄을 때, 심폐소생술(CPR)을 하면 인공적으로 혈액을 순환시켜 뇌에 산소가 포함된 피를 공급할 수 있다. 이로써 뇌손상을 지연시키고 심장이 회복하는데 결정적인 도움을 준다.

질병관리청이 발표한 '2021 급성심장정지조사'에 따르면, 2021년 병원 밖에서 급성심장정지가 발생해 119 구급대로 이송된 환자는 3만 3,235명이다. 이중 구조대원이나 의료인이 아닌 일반인이 환자를 목격한 경우는 2만 9,076건으로, 심폐소생술이 시행된 경우는 8,381건(28.8%)이다.

심폐소생술을 시행하면 심장마비 환자의 생존율이 2배 이상 증가한다. 2021년 기준, 심장마비를 목격한 일반인이 심폐소생술을 한 경우에는 환자의 11.6%가 생존했지만, 심폐소생술을 시행하지 않은 경우 5.3%만 생존했다.

질병관리청은 급성심장정지 환자의 생존 여부를 결정하는 첫 단계인 심폐소생술을 누구나 쉽게 배울 수 있도록 심폐소생술 영상 12종을 제작했다. 이 영상은 질병관리청 홈페이지(https://www.kdca.go.kr)나 유튜브 채널 '질병관리청 아프지마TV' 등에서 시청할 수 있다.

심폐소생술 방법

1. 환자 반응 확인

구조자는 환자에게 접근하기 전에 현장 상황이 안전한지 감염의 가능성은 없는지 확인한다. 안전하다고 판단하면 환자에게 다가가 어깨를 가볍게 두드리며 큰 목소리로 “괜찮으세요?”라고 물어본다. 의식이 있는 환자라면 대답하거나 움직이거나 신음을 낸다. 반응이 없다면 심정지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해야 한다.

2. 119 신고

환자의 반응이 없다면 즉시 큰 소리로 주변 사람에게 119 신고를 요청한다. 119 상담요원에게 환자 발생 장소, 상황, 환자 수와 상태 그리고 하던 응급처치에 대해 설명한다. 만약 주위에 심장충격기(자동제세동기)가 비치돼 있다면 즉시 가져와 사용한다.

3. 호흡과 맥박 확인

119 신고 후에 환자의 얼굴과 가슴을 10초 이내로 관찰해 호흡이 있는지 확인한다. 환자의 호흡이 없거나 비정상적이라면 심정지가 발생한 것으로 판단한다. 단, 맥박을 확인하는 것은 일반인뿐 아니라 의료종사자에게도 쉽지 않기에 반응이 없는 환자가 정상적인 호흡을 보이지 않으면, 맥박을 확인하지 않고 바로 가슴압박을 시행한다.


가슴압박 자세ㅣ출처: 2020년 한국심폐소생술 가이드라인가슴압박 자세ㅣ출처: 2020년 한국심폐소생술 가이드라인

4. 가슴압박 30회 시행

구조자는 깍지를 낀 두 손의 손바닥 뒤꿈치를 환자 가슴 중앙인 가슴뼈(흉골)의 아래쪽 절반 부위에 댄다. 손가락이 가슴에 닿지 않도록 주의하면서, 양팔을 쭉 편 상태로 체중을 실어서 환자의 몸과 수직이 되도록 한 후 가슴을 강하게 압박한다.

압박 깊이는 약 5cm, 압박 속도는 분당 100~120회를 유지하면서 빠르게 진행한다. 이때 '하나', '둘', '셋', ..., '서른' 하고 숫자를 세면서 규칙적으로 압박한다.

5. 기도 유지 및 인공호흡 2회 시행

환자의 머리를 젖히고, 턱을 들어 올려 기도를 개방한다. 머리를 젖혔던 손의 엄지와 검지로 환자의 코를 잡아서 막고, 입을 크게 벌려 환자의 입을 완전히 막은 후 1초에 걸쳐 숨을 불어넣는다. 이때 환자의 가슴이 부풀어 오르는지 확인한다.

숨을 불어넣은 후에는 입을 떼고 코도 놓아서 공기가 배출되도록 한다. 인공호흡 방법을 모르거나, 꺼려지는 경우에는 인공호흡을 제외하고 가슴압박만 계속 시행한다.

6. 가슴압박과 인공호흡 반복

구급대가 현장에 도착할 때까지 30회 가슴압박과 2회 인공호흡을 반복해서 시행한다. 다른 구조자가 있는 경우, 한 구조자는 가슴압박을 시행하고 다른 구조자는 인공호흡을 맡아서 시행한다.

7. 회복자세

가슴압박을 시행하던 중 환자가 소리내거나 움직이면, 호흡도 회복됐는지 확인한다. 호흡이 회복됐다면, 환자를 옆으로 돌려 눕혀 기도가 막히는 것을 예방한다. 그 후 환자의 반응과 호흡을 관찰한다. 환자의 반응과 정상 호흡이 없어진다면 심정지가 재발한 것이므로 신속히 가슴압박과 인공호흡을 다시 시작한다.


출처: 질병관리청 아프지마TV 캡처출처: 질병관리청 아프지마TV 캡처

코로나19 감염될까 봐 걱정된다면?

심폐소생술을 시작할 때 현장이 안전한지 확인하면서, 바이러스 감염 차단을 위해 KF94 보건용 마스크를 착용해야 한다. 환자의 반응과 호흡을 확인할 때는 얼굴을 환자의 얼굴에 가까이 대지 않는다. 환자의 호흡이 없거나 정상이 아닌 경우에는 가슴압박을 시작하기 전에 환자의 호흡기에서 배출될 수 있는 분비물을 차단해야 한다. 환자에게 마스크를 착용시키거나 환자의 코와 입을 천이나 수건 등으로 덮는 것이 좋다.

코로나 감염 위험을 줄이기 위해 인공호흡은 시행하지 않고 가슴압박만 시행하는 것이 좋다. 심폐소생술을 마친 후에는 가능한 한 빨리 비누와 물로 손을 깨끗이 씻거나 알코올 기반의 손 소독제를 사용하고, 옷을 갈아입는 것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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