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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힌 코 뚫는 법, 자기 전 ‘이것’으로 해결

입력 2023.05.09 16:00
  • 라민영·라경찬한의원 한의사
하이닥 의학기자 라민영 원장ㅣ출처: 하이닥하이닥 의학기자 라민영 원장ㅣ출처: 하이닥
많은 비염 환자들은 자기 전과 기상 후에 코가 가장 많이 막힌다고 호소한다. 수면 중에는 인체의 전반적인 기능이 30% 이상 떨어지게 되는데, 이때 코의 기능 역시 떨어진다. 코의 가장 중요한 기능 중 하나인 온습도 조절 기능이 떨어지기 때문에 자기 전과 기상 후에 코막힘이 가장 심한 것이다.

이 온습도 조절 기능은 코 내부의 점막이 주관하는데, 그 중에서도 하비갑개라고 불리는 점막은 온습도 조절의 70%를 담당한다. 하비갑개에서 매일 평균 1.8L 정도 나오는 콧물과 점막의 표면에 위치한 빨간 모세혈관은 바깥에서 들어오는 건조하고 차가운 공기를 촉촉하고 따뜻하게 바꿔준다. 그래서 외부 환경과 상관없이 폐는 항상 촉촉하고 따뜻한 공기로 편하게 숨을 쉴 수 있다.

콧속의 점막이 부어서 코가 막힌다는 것은 가장 흔한 오해 중 하나다. 사실 대부분의 비염 환자들은 이 하비갑개가 건조해져 위축되어 있는 상태다. 이러한 건조함은 간지러움, 따가움, 찡하거나 싸한 느낌이 들게 한다. 이때 당장의 불편함을 없애기 위해 혈관수축제인 비염 스프레이를 뿌리거나 콧물 생성을 억제하는 항히스타민제 성분의 약을 복용하면 점막은 더욱 건조해지고, 결국 증상은 더욱 악화된다.

위축된 하비갑개는 제 역할인 온습도 조절을 제대로 하지 못하기 때문에 하비갑개의 위쪽에 위치한 작은 중비갑개가 하비갑개의 기능을 대신하게 된다. 그 과정에서 찬 공기가 들어오지 못하도록 부풀면서 환자는 코막힘 증상을 호소하게 된다. 게다가 위축된 하비갑개는 실내의 건조한 공기를 촉촉하게 만들지 못한다. 이로 인해 건조한 공기가 목 안까지 들어가기 때문에 코뿐만 아니라 목까지 건조해진다.

따라서 자기 전 실내의 온습도를 적절하게 조절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가습기를 이용하여 적절한 습도인 60~70%를 맞추고, 겨울철이나 일교차가 심할 때는 난방을 켜서 최소 25도의 실내온도를 유지하는 것이 필요하다.

여기에 훈증을 더해주면 일시적으로 당장의 코막힘을 해결할 수 있다. 훈증은 코에 더운 김을 쐬어주는 것이다. 훈증기를 사용하는 것이 좋지만 훈증기가 따로 없다면 뜨거운 물을 컵에 부은 뒤 그 김을 쐐도 된다. 5~10분 정도의 시간이 적절한데, 훈증기를 사용하는 것이 아니라면 화상에 주의해야 한다.

코막힘 증상이 심한 환자들은 당장 너무 힘들고 고통스럽다 보니 혈관수축제인 코 스프레이를 사용하거나 식염수를 이용해 코 세척을 하곤 한다. 이럴 경우 당장의 막힌 코가 뚫리는 느낌은 들 수 있지만, 사실 이는 코를 더 위축시키는 원인이 된다. 코가 더욱 건조해지면 코의 온습도 조절 기능이 더욱 떨어지고, 이로 인해 코막힘 증상이 심해지는 악순환에 빠질 수 있다.

촉촉하게 유지된 건강한 코 점막을 위해서는 생활환경에서 온습도 조절과 더불어 자기 전에 따뜻한 물로 훈증하기를 추천한다.

글 = 하이닥 의학기자 라민영 원장 (한의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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