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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장암 알기 위한 필수 검사 ‘대장내시경’…피하면 안 되는 경우는?

입력 2024.03.18 08:00
  • 정현구·백내과의원 전문의
하이닥 의학기자 정현구 원장ㅣ출처: 하이닥하이닥 의학기자 정현구 원장ㅣ출처: 하이닥

대장내시경은 검사 준비 과정이 까다롭고, 검사에 대한 막연한 두려움을 가진 경우가 많아 건강검진을 받는 사람들이 가장 꺼리는 항목 중 하나입니다. 하지만 최근 서구화된 식습관을 포함한 다양한 위험인자들로 인해, 대장암 환자들의 수는 계속해서 증가하고 있습니다. 환자의 연령대도 점점 낮아지면서 요즘에는 20~30대 대장암 환자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는 현실입니다. 그런 만큼 대장내시경 검사의 중요성은 점점 더 커지고 있습니다.

대장암 예방, 치료 위해 중요한 대장내시경
대장내시경 검사는 항문을 통해 내시경을 삽입하고, 대장을 관찰해 대장에 생기는 염증, 용종, 종양 등을 진단하는 검사 방법입니다. 대장 내시경은 단순한 검사뿐 아니라 이상이 있는 부위를 바로 생검하여 조직검사를 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용종이 있을 경우 직접 제거도 가능하고, 출혈이 있을 시 지혈도 가능하기 때문에 치료적 목적으로도 시행할 수 있습니다.

특히 대장내시경 중 발견된 용종을 제거하면 대장암이 발생하는 것을 예방할 수 있다는 것이 가장 큰 장점입니다. 대장 용종을 제거해 조직검사를 해 보면 선종이 나오는 경우가 많은데, 병리학적으로 대장암의 대부분은 선종에서 암으로 점차 진행되어 발생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대장내시경 중 용종이 발견되어 치료한다면 선종 단계에서 미리 제거할 수 있기 때문에, 대장암으로 이어질 가능성을 크게 낮출 수 있는 것입니다.

또한 정기적인 주기로 검사를 진행하면 대장암을 조기에 발견할 수 있습니다. 초기에는 내시경적 시술로도 암을 치료할 수 있고, 진행성 대장암으로 진단되더라도 수술 및 항암 치료 등 복잡하고 힘든 치료를 피할 수 있기 때문에 대장내시경이 정말 중요한 검사라고 할 수 있습니다

대장내시경 검사, 꼭 받아야 하는 경우는?

1. 국가 대장암 검진 분변검사만 받은 경우

국가암검진 사업 중 하나로, 대장암 검진을 위한 대변 잠혈 반응 검사가 시행됩니다. 그런데 이 분변검사를 통해 대장암을 진단할 수 있는 것으로 오인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또한 대장암이 있다고 해도 분변 검사가 음성으로 나타나는 경우가 있기 때문에, 이 검사 결과만 믿고 대장암으로부터 안전하다고 생각하는 것은 좋지 않습니다. 분변검사는 혈변의 여부를 판별하고 선별하는 검사일 뿐, 용종이나 암을 진단하는 검사는 아닙니다. 따라서 대장암 여부를 정확하게 알기 위해서는 정기적인 대장내시경 검사가 필요합니다.

2. 과민성 대장 증후군 의심 환자
스트레스가 많고 자극적인 음식을 많이 섭취하게 되는 요즘, 장의 문제로 병원을 방문하면 가장 많이 듣고 가장 많이 진단되는 질병 중의 하나가 바로 과민성 대장 증후군입니다. 흔히 알려진 질환인 만큼 ‘장 트러블’을 겪는 분들은 과민성 대장 증후군을 스스로 진단하고 검사를 피하는 경우도 많습니다. 모든 과민성 대장 증상을 보이는 환자에서 대장내시경을 시행하는 것을 권고하고 있지는 않지만 △이유 없는 체중 감소 △혈변 △위장관 증상으로 인해 수시로 잠에서 깨는 경우 △대장암의 가족력이 있는 경우 △50세 이후에 증상이 발생한 경우 등에서는 염증성 장 질환 및 악성 종양 감별을 위해 대장내시경이 필요할 수 있습니다

대장내시경을 위한 준비 과정이 힘들고 복잡하다는 이유로 검사를 피하는 경우, 더 큰 건강 문제를 초래할 수 있습니다. 사전 준비 과정과 대장내시경 검사의 주의사항을 충분히 숙지하고, 신뢰할 수 있는 병원을 방문해 장 건강을 정기적으로 확인하는 것이 가장 바람직합니다.

글 = 하이닥 의학기자 정현구 원장 (소화기내과분과 전문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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