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닥

하이닥 의학기자 김동환 원장ㅣ출처: 하이닥

장시간 컴퓨터 작업을 하거나 운전을 오래 하고 나서, 혹은 자고 일어난 후에 갑자기 목이나 허리가 마비된 듯이 뻣뻣해면서 결리고, 움직일 수 없는 경험을 할 수 있습니다. 이때 사람들은 흔히 “담에 걸렸다”라고 표현합니다. 이는 일상생활에서 쉽게 접할 수 있는 담(痰) 결림 증상입니다. 1~2번 정도 담에 걸리는 것은 전혀 문제가 없지만, 증상이 자주 반복된다면 적절한 진단과 치료를 받는 것이 좋습니다.

담 결림이란 어떤 것일까?
담이란 단순한 통증이나 근육 뭉침을 의미하는 것이 아닙니다. 한방에서는 십중구담(十中九痰)이라고 지칭하여, 10가지 병이 생기면 그중 9가지 원인은 담이라고 할 정도로 담을 다양한 질병의 원인으로 보고 있습니다. 한의학에서 정의하는 담(痰)이란 몸속의 기혈이나 진액이 제대로 순환되지 않고, 일정 부위에 머무르면서 걸쭉하고 탁한 노폐물이 정체된 것을 말합니다.

근육이나 근막 사이에 진액이 충분히 있으면 근육이 수축하고 이완할 때 부드럽게 작동하는 윤활유 역할을 할 수 있습니다. 만약 이 윤활유에 담과 같은 노폐물이 생기면 더 이상 윤활유로서의 역할을 할 수 없고, 근육이 움직이는 데 방해가 됩니다. 이때 마비 증상이나 통증 등 불편한 증상을 겪을 수 있습니다. 이런 경우 자연 회복이 힘들고, 주변 근육에도 지속적으로 무리가 가기 때문에 치료가 필요합니다.

이렇게 나타나는 단순한 담 결림이나 근육통의 경우 휴식을 취하면 통증이 사라지기도 하지만, 통증이 계속되면서 불편한 증상이 지속되기도 합니다. 충분한 휴식을 취한 뒤에도 허리 통증이나 허리 마비 증상이 이어진다면, 허리 근육뿐만 아니라 척추 주변의 인대, 힘줄 또는 척추를 지탱하는 골반이나 고관절의 구조물의 문제가 동반된 경우일 수 있기 때문에 초기에 적절한 진단과 치료를 받는 것을 권장합니다.

허리에 담이 생기는 원인은?
한의원에 내원하는 환자들 중에는 유독 허리에 담이 걸려서 오는 경우가 많습니다. 허리 담이란 말 그대로 허리 근육 근막 사이에 담이 생겨서 근육이 제대로 움직일 수가 없는 상태를 뜻하며, 최근에는 ‘근막통증증후군’이란 표현으로 부르기도 합니다.

담이 생기는 이유는 여러 가지가 있지만, 보통 추운 날씨에 근육이 경직되면서 담에 걸리기 쉽습니다. 이 외에도 갑작스러운 외부의 충격 때문에 담에 걸리기도 합니다. 기침을 하는 과정을 생각해 보면 허리 근육에 힘이 무리하게 들어가면서 허리 담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혹은 스트레스로 인해 허리에 담이 발생하기도 합니다. 지속적이고 잦은 스트레스로 인해 허리 근육의 유연성이 저하되면 담에 걸리기 쉬워집니다.

담을 고치는 침 치료와 한방치료
허리나 목 등 특정 부위에 담이 걸렸을 때는 한방 침 치료를 통해 수월하게 치료할 수 있습니다. 근육이 뭉친 부위에 자침을 하면 근육이 서서히 풀어지며 혈액순환도 개선됩니다. 만약 침 치료만으로 부족하다면 한약재를 증류하여 통증 부위에 놓는 약침을 통해 뭉친 근육을 풀어주고 진액을 순환시켜 담을 해결할 수 있습니다.

또한 신체의 기혈을 보충하는 맞춤 한약을 복용하면 허리 근육을 따뜻하게 데우며 진액을 빠르게 생성시킬 수 있습니다. 이를 통해 담과 같은 노폐물도 빠르게 배출하고 전체적인 신체 기혈을 증진시켜 담을 효과적으로 개선할 수 있습니다.

일상 속에서 담을 푸는 방법은?
살짝 뜨거운 느낌이 들 정도의 온찜질을 하면 담 결림을 풀어줄 수 있습니다. 따뜻한 찜질을 통해 혈액순환을 도와 몸이 스스로 나을 수 있도록 하는 것입니다. 그리고 통증이 있는 부위에 적절한 강도로 마사지를 해 주면 효과가 더욱 좋습니다. 이때 무턱대고 세게 누르지 말고, 한 부분을 지그시 누르고 10초 이상 가만히 있다 보면 스르르 풀리는 느낌을 받을 수 있습니다. 아울러 평소에 수시로 스트레칭을 해야 합니다. 담을 자주 겪는다는 것은 결국 내 몸이 딱딱하게 굳어있다는 말과 같습니다. 근육을 평소에 충분히 이완하면 담 결림 증상이 나타날 가능성을 낮출 수 있습니다.

글 = 하이닥 의학기자 김동환 원장 (한의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