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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성 피부질환 ‘건선’, 한방에서는 어떻게 치료할까?

입력 2024.05.08 08:45
  • 박치영·생기한의원 한의사
하이닥 의학기자 박치영 원장ㅣ출처: 하이닥하이닥 의학기자 박치영 원장ㅣ출처: 하이닥

건조한 환경에서 악화하는 피부질환 ‘건선’은 피부에 홍반, 비늘, 두꺼운 판 등이 생겨나는 만성 염증성 피부질환이다. 건선은 아직까지 뚜렷하게 밝혀진 발병 원인이 없는 만큼, 치료에도 어려움을 겪는 사람들이 많다.

건선이 발병한 초기에는 외부와 마찰이 잦은 팔꿈치, 무릎, 엉덩이, 두피 등에 작은 물방울 형태의 구진이 생기는 증상을 보인다. 이후 시간이 지날수록 점차 구진이 비대해지거나 전신으로 번지면서 악화되는 경향을 보인다.

건선은 다른 피부질환들과 달리 외부로부터 균이나 바이러스에 감염되어 나타나는 것이 아닌 자가 면역학적 피부질환이라는 것이 특징이다. 일반적으로 피부는 3개월마다 재생되는 주기를 가지고 있는데, 면역세포인 T 세포의 활동이 급증하면서 과다하게 각질이 발생해 피부 재생 주기가 무너지고 피부 세포가 빠르게 자라나 각질이 겹겹이 쌓이게 되는 것이다.

일반적으로 건선을 치료할 때는 피부 염증을 억제하는 스테로이드 계열 연고, 가려움을 완화하는 항히스타민제를 사용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건선은 면역 교란으로 인해 발생한다는 질환인 데다, 주기적으로 재발하는 만큼 치료에 한계가 있을 수 있다.

한의학적으로 건선을 치료하는 방법에는 크게 두 가지가 있다. 첫 번째는 전신 피부의 면역력을 증진하기 위한 내부 치료이다. 면역 시스템을 바로잡고 피부에서 발생하는 이상 반응을 제어하기 위해 환자의 체질과 증상 발생 양상에 맞추어 가감한 약재로 한약을 처방하는 것이다. 한약 치료는 내부 장기의 기능을 개선하여 건선 병변을 제거하고, 재발을 막을 수 있도록 돕는 역할을 한다.

두 번째는 증상이 나타난 환부에 직접적인 치료를 시행하는 것이다. 한약과 침의 장점을 섞은 약침 치료를 통해 피부의 병변에 약재를 주입하여 피부 재생주기를 바로잡는 치료 방식이다. 이는 피부의 자생력을 도와 각질이 자연스럽게 탈각되도록 하고, 새로운 피부가 재생되도록 돕는다. 이외에도 침, 약뜸, 광선치료 등을 주 1~2회 정도 시행하는 치료를 진행할 수 있다.

한편, 건선 치료를 위해서는 평소 면역력이 저하되지 않도록 관리하는 것도 중요하다. 하루 30분 정도의 꾸준한 운동과 건강한 식습관, 8시간 내외의 충분한 숙면 등으로 면역력을 관리할 것이 권장된다.

글 = 하이닥 의학기자 박치영 원장 (한의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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