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닥

제일 중요한 것은 가능한 한 빨리 아이의 정상 생활을 유지하도록 해주는 것 입니다. 진찰이나 검사에서 더 이상의 신체적 이상이 발견되지 않는다는 것이 분명히 확인되면 더 이상 불필요하게 신체적인 문제를 해결해 준답시고 병원을 자주 방문하는 것은 도움이 되지 않을 뿐 아니라 오히려 아이에게 해가 될 수 있습니다.

두 번째는 가능한 한 빨리 사건이나 사고에 대해 잊어버리도록 해주기 위해, 이 경우 빨리 가해자와 합의하여 사건을 종결짓는 것입니다. 물론 아이를 치고 뺑소니를 친 운전자에 대해서 부모로서 몹시 화도 나고 괘씸하여 심하게 벌을 주고 싶을 수도 있습니다. 그 마음은 충분히 이해가 가지만, 화나고 괘씸한 마음과 아이의 증상을 판단하는 마음을 혼동하지 않는 것이 좋습니다. 어떻게 보면 아이의 증상은 빨리 사고가 종결되고, 원래의 생활로 빨리 돌아가 사고에 대해 잊어버리도록 해주는 것이 가장 바람직한 것입니다. 그렇지만 현실적으로 가해자와 합의가 조속히 이루어지지 않아 질질 끌면서 이 병원 저병원 끌고다니면서 아이의 상처를 아물게 하기 보다는 계속 증상을 되묻고, 반복해서 검사하고 하는 가운데 알게 모르게 아이는 자기 병과 손상에 대해 굳어지는 것을 경험합니다. 따라서 가능하면 조속한 사건 종결이 아이의 회복을 촉진시키는 것은 두말할 나위가 없습니다.

아이가 자주 불안해하고, 깜짝깜짝 놀라는 것이 심할 때는 물론 소량 약물을 투여하는 수도 있지만 반드시 약을 쓸 필요는 없습니다. 원래 생활로 빨리 돌아가도록 해줘서 다니던 유치원이 있다면 다시 다니도록 해 주고, 차를 무서워한다면 우선 당장은 피하겠지만 서서히 차를 태워 공포심을 극복시키는 것이 좋습니다. 이것을 '노출 요법' 이라고 하는데, 무서움을 직접 노출시킴으로써 공포심을 극복하는 방법이지요.

만일 부모님으로써 취할 조치를 다 하였는데도 이런 증상이 계속된다면 소아신경정신과 전문가를 찾아서 상담을 해보십시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