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하이닥 정신과 상담의 장홍석입니다.
따님과의 관계에서 어떻게해야 좋을지 많이 혼란스럽다는 내용으로 이해하였습니다.
따님의 불안에 촛점을 맞추신 것 같습니다. 따님 스스로도 자신의 행동이 마음에 들지 않을수도 있고, 실패할지 모른다는 불안이 클 것으로 생각됩니다. 부모와의 관계 또한 무의식적인 불안의 요인이 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그것을 조절하고, 극복하기 위해서는 따님 스스로 자신의 마음 속에 있는 불안의 근원을 찾아가는 과정이 필요하겠지요. 그것을 가능하게 해주는 것이 정신치료적인 과정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심리상담을 권유받으신 것 같고요.
그런데, 부모와 자녀의 관계라는 측면에서 본다면 (불안도 영향을 끼치지만) 우선은 따님의 분노에 대해서 먼저 이해를 하는 것이 중요하리라 생각이 듭니다. 따님은 지금 화가 많이 나 있는 것이죠. 자기 자신에게 그리고 자신을 둘러싼 주변 사람들에게 말입니다. 이유는 여러가지 있겠지만 개인적 성장 과정에서 "자기 스스로가 인식한" 것에 기반하기 때문에 주변 가족들 입장에서는 당혹스러울 수도 있고, 억울할 수도 있겠습니다. 그러한 것을 "심리적 현실"이라고 부릅니다. 사람마다 주변 상황을 보고 판단하고 느끼고 감각하는 것이 다 다르기 때문에 차이가 발생합니다. 쉽게 예를 들면 같은 영화를 보고서도 인상 깊었던 장면이 사람마다 다르고, 영화 전체에 대한 평가도 달라지는 것과 같은 이치입니다.
지금 현재 단계에서는 권유받은 대로 따님은 따님 나름대로 자신의 마음을 이해하는 여정(정신치료)을 떠나는 것이 여러모로 도움이 됩니다. 예견하다시피 그러한 과정은 단시간 안에 이루어지는 것은 아닙니다. 빠르면 수개월에서 수년이 걸릴 수도 있습니다. 그러한 과정 중에 항상 말과 행동이 일치하거나 호전되는 것만은 아닙니다. 후퇴하기도 하고, 일시적으로 행동이 나빠지는 것 처럼 보일 수도 있습니다. 어떤 경우에는 치료에서 도망을 가기도 하고, 다시 돌아가는 과정을 반복할 수 있습니다. 그러한 과정을 부모의 입장에서는 걸음마를 배우는 아이를 바라보는 자세로(대신 걸어주거나 빨리 걷게 강요하지는 않습니다) 때로는 안타까운 마음으로, 때로는 격려와 칭찬으로 내부로부터 자신의 능력이 여물어져서 밖으로 표출될 때까지 기다려주고 참아주는 자세가 중요하겠습니다.
이러한 부모의 태도가 제대로 유지되려면 따님의 심리에 대한 이해가 우선되어야 하겠지요. 그리고, 또한 좌절된 부모 스스로의 마음에 대한 이해도 필요합니다. 현재 화가 나고 불안한 사람은 따님만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부모도 똑같이 그러할 수밖에 없기 때문입니다. 담당 선생님께서 좀 더 완곡한 표현으로 '부모교육'이라고 말씀을 하셨습니다만 실제적으로 부모님께서도 상처받은 마음에 대해서 일시적으로 상담하고 지지받고 자신의 심리를 이해하는 과정이 필요함을 제시하는 것입니다.
아이를 키우는 과정에서 부모는 자신의 어린시절을 다시 경험하게 됩니다. 그래서 많이 혼란스러워질 수도 있고, 그런 혼란을 거치면서 좀 더 성숙한 사람으로 성장합니다. 아이와 부모가 같이 영향을 주고 받으면 성장하는 과정으로 묘사하는 사람도 있습니다. 그런 과정에서 부모 자신의 어린 시절 좌절되고 잠재되었던 욕구와 욕망, 결핍들이 다시 떠오르기도 합니다. 그것이 아이를 양육하는 과정에 자신도 모르게 투영되고, 혼합되어서 상황을 매우 혼란스럽게 하기도 합니다. 그런 의미에서 아이가 제대로 성장하지 못하는 상황은 부모에게 매우 큰 실패와 좌절감을 안겨줄 수밖에 없습니다. 자신의 인생이 통째로 실패한 것과 같은 억장이 무너지는 경험이 되기도 합니다. 그런 상황과 과정에서 자신의 마음 상태에 대해 좀 더 이해하고, 현재 상황에서 자신이 할 수 있는 최선의 길을 찾기 위해서 자신의 마음을 좀 더 이해할 필요가 있겠습니다.
일상적으로 이야기되는 아이와의 적당한 거리를 두고 인내심과 따뜻한 마음으로 바라보는, 그리고 도움을 요청할 때 흔쾌히 도와줄 수 있는 태도와 행동은 그리 말 처럼 쉽지 않습니다. 부모도 자신 나름의 감정과 생각과 욕구와 욕망이 있는 존재하기 때문입니다. 그것을 무시하면 흔히 나타나는 현상이 부모의 극단적인 선택입니다. 아이를 전체로 통제하거나 아니면 완전히 포기하고 방치하는 것을 의미합니다. 양쪽 모두 도움이 되지 않겠지요. 그 중간 어디쯤 아이도 부모도 서로 편안하고, 자유로울 수 있는 타협이 필요합니다.
제 답변이 도움이 되었기를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