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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uestion 좀 봐주세요. (부정적인 감정)
 

 오늘은 아버지에게 화를 냈습니다. 두부 시니까 빨리 먹으랍니다. 아빠 먹어. 하니까 아빠 먹기 싫다며 저 먹으랍니다. 화가 났습니다.(이 나이에..별의별말에 극도로 화를 냅니다.) 먹기 싫은데 왜 먹게 하려고 하냐며 신경질적으로 화를 냈습니다. 아빠는 아무 말 없이 나가 담배를 피고 한참 후에 돌아오셨습니다. (또 막상 그 모습을 보면 맘이 아픕니다.) 이상하게 아빠 엄마에게 감정 컨트롤이 심하게 안됩니다. 다른 사람에게도 컨트롤이 안되긴 하는데 특히 엄마아빠요. 그냥 말투 부터 다해서 신경질적으로 확 쏟아 붓습니다.

 아. 어디서부터 시작해야 할지 모르겠습니다. 시간 순으로 해야 할까요? 이런 내용들이 도움이 될까 해서 적어봅니다.

 커가면서 이상했습니다. 제가요. 사람들이 싫어서는 아니었던 것 같은데 사교성이 심하게 없었습니다. 사교성이라기보다 저는 친화 욕이 없었던 것 같습니다. 시간이 흐르면서 점차 나아지기는 했지만 일반 사람들에 비해서는 떨어집니다. (그래도 많이 극복했습니다.)

 중학교 때 쯤 알았을까요? 엄마가 자살하려고 하셨을 때 들었습니다. 제가 동생을 너무 싫어해서 한 두 번쯤 정신과에 갔었는데 그때 엄마와 함께 살면 안된다고요. 동생을 과하다 싶게 때리고 미워했거든요. 그때 이유는 엄마가 절 사랑할 수 없어서 라고 하셨습니다.

 엄마는 술집 여자와 바람이 난 아빠와 헤어지려고 했지만 저를 가진 사실을 알고 헤어질 수 없으셨거든요. 제가 태어나고 나서는 애기인 제가 너무 미워서 밥도 안주고 울어도 달래주지도 않고 아빠와 싸우고 나서는 저를 때리셨다고 하셨습니다. 아빠는 성격이 많이 이상합니다. 제 눈 에는요. 소심하시기도 하고 열등감도 심하시고 엄마가 자기보다 잘난 걸 못 참으십니다. 아빠는 자기가 잘못하고도 엄마를 마구 때렸고, 칼로 죽이려고도 했습니다. 그 모습을 보고 자랐습니다. 아빠가 직접적으로 저에게 못살게 군건 아니지만 그 모습을 많이 보고 자랐습니다. 게다가 엄마는 초등학교 1학년 때부터 저를 붙잡고 아빠의 얘기를 자주 했습니다. ‘ 밖에 나가서 내 머리를 벽돌로 쳐서 죽이려고 했다. 다른 여자 앞에서도 바람 피고도 떳떳했고 게다가 욕까지 했다. 니 아빠랑 도저히 살섞이 싫다. 그 외도 등등....’ 그래서 인지 중학교 때부터였을 꺼에요 엄마가 그 얘기만 하려고하면 소리를 지르고 난리를 쳤습니다. 그러다가도 엄마의 슬픈 얼굴을 보면 참을 수 없어서 그날도 듣게 되었습니다. 시간이 흐를수록 엄마가 그냥 조금만 부정적인 얘기를 해도 짜증을 내고 엄마를 멸시했습니다. 항상 불안했습니다. 손톱을 뜯고 불면증인지 확신할 순 없지만 밤에 잠을 못자서 매일 울고 그랬습니다. 근 육년간이요. 그러다 중학교 입학하고서 친구가 생기면서는 잠을 잤던 것 같았습니다. 중학교때도 대인관계가 좋았던건 아니지만 초등학교나 유치원 땐 많이 못 어울렸습니다. 지금 생각해보면 중학교 때 선생님이 제가 이상하다고 생각하셨던 것 같습니다. 저한테 손만 대도 제가 소리 지르고 싫어했으니까요. 친구들을 일부러 붙여주셨던것 도 같습니다. 매일 울었습니다. 죽고 싶었을때도 많았습니다. 22살 때까진 죽을 생각만으로 살았습니다. 죽지 못해 살았습니다. 이유는 모르겠더라고요. 하나를 딱 집을 수도.. 많은 것들을 설명하기가 어려웠습니다. 뭔가... 아무도 제 옆에 없었던 것 같습니다.  제가 보잘것없이 느껴졌습니다. 또 초등학교 때 남자애들한테 너무 맞아서 남자가 다가와도 긴장해서 도망가고 그랬으니까요. 그러나 22살 여름 많은 것을 깨닫고 지금은 많이 좋아졌습니다. 내 어떤 면이 잘못되고 그리고 나는 그렇게 보잘 것 없는 사람이라는 사실을 알았습니다.

 그런데 문제는 엄마만 보면 화가 납니다. 아빠만 봐도 화가 납니다. 절 위해서 하시는 소린 줄 알겠는데 그 소리마저도 너무 짜증납니다. 지금은 나이도 드시고... 제가 소리 지르고 화내면 속상해 하시는 게 너무 보이는데, 너무 죄송스러우면서도 화가 납니다. 미칠 것 같습니다. 너무 잘해드리고 싶은데... 적어도 우리 밥은 안 굶기려고 밖에서 힘들게 일하신거 너무 아는데... 크니까 일 하는게 쉽지 않다는 걸 더 실감하는데요. 얼마나 힘드실까... 그걸 생각하면 잘해드리고 싶은데 그러다가도 저한테 어떤 말이건 한마디만 하시면 화가 머리끝을 찌릅니다. 참을 수가 없습니다. 화를 내면 다시 죄송합니다. 미안합니다. 그러다 다시 화가나고요.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습니다. 전 정신과에 가야할까요?


 너 취미가 뭐니? 라고 물으면 누워있기 였습니다. 그게뭐야... 친구들은 핀잔을 줍니다. 그런데 전 그랬습니다. 항상 내가 뭘 잘못했는지... 왜 상황이 이렇게 돌아가는건지.. 누워서 생각해야만 했습니다. 다 내 잘못 같았습니다. 그렇지만 한편으론 합리화했습니다. 난 잘못이 없다고. 누가 저한테 조금만 안 좋은 말을 하면 그 사람이 싫어집니다. 마음이 너무 아프고 무섭습니다. 그렇지만 제가 이런 느낌을 받는 다는 걸 사람들은 모릅니다. 제가 괜찮은 줄 압니다. 그런데 그와 반대로 저는 너무 많이 신경 쓰고 있습니다.

 제가 이런 고민을 한다는 사실을 알면 사람들이 놀랩니다. 인상 좋다는 말도 많이 듣고, 착하고 귀엽다는 말도 많이 들어서... 자신감이 요즘 많이 생기긴 했는데... 아 여러모로 제 마음에 조금씩 문제가 있는 것 같은데

 뭐 예전보다는 많이 나아지기는 했는데..

나만 못하는 것 같다는 자괴감도.. 아무것도 할수 없을 것같은 그런 느낌도 사라지고
 자신감이 없어서 음식 메뉴 하나 고르기 힘들던 것도..
사람들과 못
지냈던 것도, 외모에 콤플렉스를 가졌던 것들도
 책도 많이 읽고, 일부로 동아리나 모임을 자주 가져서 조금씩 노력하고 있는데, 아직도

누가 저에게 부정적으로 말하는 건 이건 정말 참질 못합니다. 부모님과도 너무 힘들고요

 이걸 정신과에 가서 상담을 받아야 할지 아니면 스스로 고민하고 책을 이용해서도 극복 가능한 문제인지...

저 내원해야할까요?



answer Re: 좀 봐주세요. (부정적인 감정)
정건
정건 전문의 정건연세정신과의원 하이닥 스코어: 26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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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하이닥 정신건강의학과 상담의 정건입니다.

답글이 늦어서 죄송합니다.
..님께서 부모님께 화가나는 것은 당연할 것 같습니다. 
어릴 때부터의 경험은 부모님에 대한 부정적인 감정을 만들었을 것입니다.
그래도 부모님께 화를 낼 수 있다는 것은 부모님을 믿고 있기 때문인지 모릅니다.
님이 화를 내고 짜증을내도 ..님를 버리지 않을 것을 알고 있기 때문입니다.
..님이 어릴 때 부모님이 하신 잘못들은 부모님이 성숙한 분이 아니셨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그런 부모님도 그렇게 되고 싶어서 그렇게 된것은 아닙니다,
환경이 그렇게 만든 것입니다.

..님께서는 어려움을 잘 이겨내고 계십니다.
이대로 잘 이겨내면 더 나아지실 것입니다.
 혼자서 해결하기 힘든 경우에는 상담을 받는 것도 도움이 됩니다. 
많은 문제가 한순간에 해결되지는 않습니다.
오랜 시간에 걸쳐 조금씩 해결해 나갈 수 있을 것입니다.

감사합니다.

* 본 답변은 참고용으로 의학적 판단이나 진료행위로 해석될 수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