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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uestion 외상후 스트레스 및 공황 자가진단
이게 자가진단이 정확한지 모르겠어서, 어쩌면 스스로가 믿을 수가 없어서 글이나마 써 봅니다.
평범한 여대생입니다.(22세)

공황에 관련해서-
몇 주 전 부터 자동차를 타는 게 힘이 듭니다. 기차나 시내버스정도는 괜찮은데,
그리고 단거리도 괜찮은데 장거리가 되면 무척 힘이 듭니다.
순간적으로 이성이 통제가 안되고 심장이 (빠르게 뛰는지는 모르겠지만) 쿵쿵거리는 게 느껴집니다.
그리고 계속 이상한 생각이 들어요. 사고날 것 같고, 죽을 것 같은 느낌이랄까요, 아니면 어떤 공포감같은 것?
그래서 이런 증상이 한 번 있은 후로 자동차를 타는 게 겁이 납니다.
사실 오늘도 경상도에서 강원도까지 장거리로 버스타야 할 일이 있는데 솔직히 무섭습니다.
피해주거나 걱정끼치는 것이 싫어서 내색하지 않으려고 굉장히 노력합니다만, 잘 될지 모르겠습니다.

한 두 달 전 동생이 교통사고 난 이후로 한동안 길을 잘 못 건넜었는데 그건 이제 괜찮구요,
그 뒤로 문득 이런 증상이 생긴 것 같기도 해요.

외상후 스트레스 관련해서-
어릴 적부터 고등학교때까지, 가정폭력이 있었습니다. 그 땐 자기방어기제랄까요, 굉장히 감정이 둔하고 무딘 편이라 생각했는데, 이젠 좀 괜찮습니다.(아버지께서 술을 굉장히 많이 줄이셨거든요.)
그런데 대학교 올라오고 나서 꿈을 꿉니다. 굉장히 무서운 꿈인 것이, 산 채로 제가 토막나는게 매우 생생한 꿈이거나, 자꾸 누군가가 칼을 들고 뒤쫓아 옵니다. 엄청 자주 꾸고 이런 것은 아니지만, 꿀 때 마다 참 섬뜩합니다.
그리고 작은 것 하나가 어떤 생각의 단서(?)가 되면, 그것을 시작으로 과거의 일들이 순간적으로 스쳐지나가서 괴롭습니다. 그 생각을 멈추고 싶은데 막을 수가 없습니다. 괜찮을 땐 괜찮다가도, 마음이나 몸이 좀 약해지면 특히 자주 그런 생각이 드는 것 같습니다. 이를테면 담배빵같은 기사를 접했을때, 순간적으로 아버지께서 어머니의 몸에 담배불로 지지던 모습이 스쳐지나갑니다. 이런 증상은(경계는 좀 불분명하지만) 대학교 올라오고나서 부터니까, 3년 이상이라 생각하면 될 것 같네요. 사실 몇번이고 병원에 가서 속 시원하게 진단을 받고 싶었지만(가족들 모두가 그런 심정일 겁니다.) 세상이 보는 시선이 아직은 곱지 않네요. 직장을 갖게 되면 바로 스스로 병원에 찾아갈 계획입니다. 이렇게 계속 살 수는 없으니까요. 또한 부모님께 말씀드릴 수 없는게, 일단 제 성향 자체가 속으로만 삭히고 겉으로 표현을 잘 안하려는 것도 있고, 안그래도 제게 마음의 상처가 남을까 걱정하시는 분이라 차마 말을 못하겠습니다. 그런데 너무 답답합니다.

기타-
이런 것들이 한번에 몰려와서 그런지, 이유없이 우는 날이 일주일째 이어지고 있습니다. 정말 이유를 모르겠어요. 제가 자존감이 낮은 것도 아니고, 이때까지 정말 힘들 때 잘 버텨와놓고 이제와서 이러는게... 이상합니다. 이유가 없는데 슬퍼요. 한 숨 자고 일어나면 또 살아갈 수 있을 것 같은데, 또 남들 앞에서는 괜찮은 듯 행동하는데, 혼자 있거나 보지 않는 때면 슬퍼서 울고 싶습니다. 이제는 눈물도 시원하게 안 나옵니다. 너무 슬프면 명치께에 통증이 오잖아요? 그것이 또 쌓이니까 지금은 그냥 명치께에 돌을 얹어놓은 것 같습니다. 그러다가 순간적으로 살고 싶지 않다는 생각이 드는데... 위험하다 싶어 다른 생각으로 돌리려고 하는데, 생각만큼 쉽지가 않습디다.

이유없이 배탈이 나고, 어지럽고, 머리가 아프고, 머릿속이 꽉 막힌 것 같습니다. 길을 가다 순간적으로 힘이 빠져 들고 있던 물건을 죄다 놓쳐서 깨먹은 적도 있구요. 심지어 잠도 원래는 과다수면이다 싶을 정도로 많이 자다가(9~12시간, 방학이라 그런 것도 있을 것 같습니다. 기본적으로 잠이 많은 편입니다.), 지금은 또 잠에 못들어서 이러고 있습니다. 힘겹게 잠드네요. 요즘들어 혈압이 좀더 낮아져서 그런가 싶기도 합니다. (보통 100대에 60대 정도는 나왔는데 요즘은 이것마저 안 될때가 많거든요. 오늘은 90에 60이 나왔습니다.) 이제는 속도 메스껍습니다. 때론 속이 허해서 막 먹고싶다가도, 막상 먹으면 들어가지도 않아요.

시간이 지나면 괜찮아질 거라고 낙관적으로는 보고 있습니다. 저는 평상시에 꽤나 긍정적인 편이니까요. 다만 지금 이 순간이 좀 힘들어요. 몸이 힘들어서 그런가 긍정적으로 사고하는게 조금 어렵네요. 여튼 이런 증상을 뭐라고 불러야 하는게 맞을까요?


answer Re : 외상후 스트레스 및 공황 자가진단
최낙경
최낙경 전문의 밝은마음정신과의원 하이닥 스코어: 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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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하이닥 정신건강의학과 상담의 최낙경입니다.

네.. 고통이 상당히 심하시겠어요.
우선 위로의 말씀 드리고요,,

이런 증상을 뭐라고 해야하는지에 대해 답해 드리겠습니다.

여러가지 증상이 혼재해 있는데요,
대표적으로 불안증이 기저에 깔려있고요,
외상후스트레스 증상이라고 하셨지만 전형적이진 않고 이것도
불안증의 일종으로 봐야 합니다.

또 우울증 증상도 많이 보입니다.

끝으로 신경성 신체증상(신체화장애라고도 합니다.)도 같이 형성되어 있습니다.

이들은 다 서로 연관이 되어 있지만, 중요한 것은 어릴 때 아버지 문제로
경험되었던 불안이 핵심일 듯 합니다.

약물과 심리치료(정신치료)가 병행되어야 할 듯 합니다.
어릴적부터 누적된 것이라서 기간을 좀 잡아야 할 것같으나,
무엇이 되었든 꾸준히 치료한다면 분명 나아질 것입니다.,

힘내시기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 본 답변은 참고용으로 의학적 판단이나 진료행위로 해석될 수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