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닥

안녕하세요, 하이닥 신경과 상담의 이지훈 입니다.

매우 어려운 증상으로 고통이 많으시겠습니다.

증상이 계단 말고 다른 상황 (장애물이 많은 장소, 가파른 내리막길 등)에는 발생하지 않는지요?
그리고 넘어질까봐 계단을 내려가기 어려우시다고 하였는데, 실제로 그런 느낌을 무시하고
내려가시면 실제로 넘어지시는지요 ? 몇가지 사항이 더 추가적으로 궁금하고 확인이 필요한 상황입니다.

계단을 잘 내려가기 위해서는 우선 계단을 쳐다보면서 만들어진 시각 정보가 시각 기관,
시신경 및 후두엽등 대뇌에 거쳐서 잘 처리되어야 하고, 그러한 시각 정보와
전정계 (Vestibular system) 의 조화를 통해 잘 균형을 잡으면서 큰 운동과 세밀한 운동을 모두
조정하는 운동계 (Motor system) 의 적절한 결과물을 토대로 올바른 몸의 움직임이 이루어져야 합니다.

이는 매우 다양한 기능들이 광범위하게 얽혀 있는 상황이 되겠고, 따라서 계단을 잘 내려가지
못하는 상황으로 말미암아 의심할 수 있는 이상은 한두가지가 아니게 됩니다.

따라서 섣불리 한두가지의 질환으로 의심의 축을 줄이기 보다는, 확인해보아야 하는 다양한
신체 이상에 대해서 넓게 설명을 드리겠습니다.

1. 시야나 시력 이상 : 특히 노인분들의 경우 녹내장이나 백내장으로 인한 시력 장애가 계단을
인식하는데 어려움을 주는 경우가 많습니다. 본인이 일상생활에서 느끼지 못할 정도의
미약한 시력 장애가 있는지 확인이 필요합니다.

2. 전정기능 장애 : 귀에 있는 반세고리관 부터 두개골 안의 소뇌까지 전정기능을 담당하는
해부학적 구조물은 다양합니다. 이에 장애가 발생하면 주변 환경에 맞추어 균형을 잡는 능력에
일부 어려움이 발생할 수 있고, 이러한 어려움은 계단을 올라가는 경우보다 내려가는 경우에
더 어렵게 느낄 수 있습니다. 신경과 및 이비인후과 진료를 통해 전정기능 이상을 확인해 볼 수 있습니다.

3. 운동 장애 : 고령에서 주로 나타나는 파킨슨 증후군들 중 일부 질환들은 계단을 내려가는데에
어려움을 느끼는 것을 초기 증상으로 호소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글쓰신분의 성별, 나이, 병력을
파악할 수 없는데, 다른 보행장애나 서동증, 손떨림, 무표정증 등이 동반이 되는 경우 신경과
진료를 통해 감별 받아보시기 바랍니다.

4. 미주신경성 실신 : 미주신경성 실신은 매우 다양한 상황에서 발생할 수 있습니다.
대표적으로 오래 서있거나 사람이 붐비는 곳에서 많이 발생한다고 알고 계시지만, 개개인별로
특별히 두려움을 지니고 있거나, 다칠까봐 걱정이 되는 상황에서 쉽게 발생하기도 합니다.
주사를 맞을 때, 발표를 할 때, 크게 꾸지람을 들을 때 등이 이에 속합니다.
따라서 계단을 내려갈때 발생하는 증상이 일종의 현기증과 같은 어지럼증의 증상이라면,
생리적 현상의 일부인 미주신경성 실신의 경한 증상으로 생각할 수도 있겠습니다.

4. 정동 장애 : 실제 기질적인 기능 이상이 동반되지 않은 상태에서 명확한 원인을 알 수 없는
공포심이 발생하는 것 이라면, 그리고 혹시 생활에서 다른 분야에도 그러한 증상이 일부 동반된다면
범 불안장애와 같은 정동장애를 조심스럽게 의심해 볼 수도 있습니다.
이는 최근에 스트레스를 겪을 만한 환경변화등 유발 의심 인자가 파악된다면 더욱 의심해 볼 수 있겠습니다.

다른 일상생활의 분야에서 이상 증상이 동반되지 않는다면 크게 염려하실 증상은 아니라고 생각되나,
특정 질환의 가능성으로 염려가 되신다면 신경과 전문의의 진료를 추천드립니다.

도움이 되었길 바랍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