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닥

안녕하세요, 하이닥 안과 상담의 강신욱 입니다.

동공크기와 야간시력간의 관계에 대해서는 논란의 여지가 있어서 의사마다 의견이 다를 수 있습니다.

실제 임상에서는 동공이 매우 커서 수술 후 야간시력의 질에 대해 강한 우려를 가졌던 대상에서 의외로 불편이 거의 없는 경우가 많고(9.0mm가 넘는 대상에서조차 그런 예가 많다), 반대로 동공이 평균 이하로 작은데도 불편을 호소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과거에는 수술 상담을 할 때마다 동공을 그려가며, 낮에는 작던 동공이 어두운 환경에서는 커지게 되는데 이 때 깎지 않은 부위(연마한 바깥부위, 혹은 광학부위와는 굴절력이 다른 바깥부위)로도 빛이 들어가서 서로 다른 굴절력을 가진 부위를 통과한 빛이 섞이어 상이 번져 보일 수 있다는 얘기(경고)를 꼭 했었지만 상담에서 이 내용을 뺀 것이 벌써 10년이 되어갑니다.

특별한 경우를 제외하고 더 이상 언급하지 않게 된 것은, 학회나 문헌에서 발표되는 내용과 임상을 통해 경험한 것을 종합해서 이에 대한 나름의 결론을 내렸기 때문입니다.

동공크기와 야간시력 문제 간의 상관성에 대해 의구심을 갖기 시작한 것은 2000년대 중반 무렵부터인데 그 이전 까지는 상관성을 긍정하는 주장이 워낙 공고하기도 했고, 또 논리적으로도 일견 설득력을 가진 것이어서 달리 생각할 여지가 없었습니다.

때문에 관련성을 부인하는 주장이 오히려 신선하게 받아들여졌는데요, 임상에서의 경험에 비추어 볼 때 별다른 상관관계가 없다는 것을 느끼고는 있었지만, 막상 이를 학회에서 확인한 것은 2005년 ASCRS에서였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2000례 정도의 비교적 큰 집단을 대상으로 시행한 비교연구에서 동공크기는 야간시력의 질과 상관관계가 없었고, 오히려 교정량과 광학부위넓이, 그리고 고위수차 등이 통계적으로 유의한 상관관계를 갖는 요소인 것으로 나타난 것이지요.

이후에도 유사한 보고들이 이어졌는데, 적어도 동공크기가 야간시력 문제를 결정하는 주 요인이 아닌 것으로 결론 내릴만할 정도는 된 것으로 판단합니다. 야간시력 문제는 오히려 잔여굴절이상과 수술 전 도수가 가장 중요한 요인으로 보입니다. 이밖에도 광학부위의 넓이, 고위수차 등이 관련성을 가집니다.

야간시력 문제와 관련해서 동공크기에 씌워진 혐의가 완전히 걷힌 것은 아닙니다만 예전에 생각하던 것만큼의 영향은 아닌 것 같습니다.

참고로, 안내렌즈삽입술의 경우는 이행부가 따로 없기 때문에 굳이 비교를 하자면 레이저시력교정수술보다 적어도 관련성이 적지 않습니다. 눈 속에 들어가는 렌즈이기 때문에 '이물감'을 걱정하실 필요는 없습니다만, 동공크기 '때문에' 안내렌즈삽입술을 선택할 이유는 없다고 봅니다. 안내렌즈삽입술을 선택하는 하는 이유는, 주로 각막의 형태 및 두께가 레이저시력교정수술을 적용하기에는 충분치가 않아서이고, 동공크기가 그 이유가 되지는 않습니다.

레이저시력교정수술이든, 안내렌즈삽입술이든 안전은 아주 조금의 부족함도 허용되어서는 안 됩니다. 수술이 가능하다는 판단은 '안전'이 전제되었을 때만 할 수 있습니다. 그 다음 판단 기준은 교정의 효과(기대치)입니다.

안전하게 수술이 가능한 눈인지(레이저시력교정수술에서는 각막의 교정량 대비 두께 및 각막의 형태가 결정적으로 중요하고, 안내렌즈삽입술의 경우는 내피세포의 건강과 전방 깊이 등이 중요합니다), 어느 방법을 적용하는 것이 더 효과적일지(이는 물론 안전 기준이 이미 충족된 후의 얘기입니다만), 구체적인 데이터를 가지고 판단하는 것이 바람직하겠습니다.

도움되는 답변이었기를 바랍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