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하이닥 피부과 상담의 김영훈 입니다.
1. 지루성 피부염에 케토코나졸을 처방하는 사례가 흔하지 않나요? 외국에선 많이 처방하는데 우리나라에선 많이 처방하지 않는다고 들었어요. 왜그런거예요 선생님?
-> 잘아시겠지만 지루성피부염은 질환이라기보다는 체질에 가깝습니다. 피곤하거나 힘들거나 스트레스를 받으면 심해지고, 몸상태가 좋아지면 완화되고를 반복하지요. 의사가 해줄 수 있는 것은 증상을 완화시켜주는 것일 뿐이지, 재발을 막는 것은 아닙니다.
증상을 완화시키는데에 굳이 케토코나졸을 쓰지 않아도, 스테로이드 제제를 쓰는 것이 증상의 완화를 빠르게 가져오기 때문에 주로 스테로이드를 사용합니다. 특히 한국사람들은 성격이 급해서 약을 쓰고 2-3일내에 완화를 시켜줘야 되기 때문에 반응이 느린 케토코나졸 보다는 스테로이드를 선호합니다.
또 다른 문제는...과연 케토코나졸은 완치를 유도할 수 있을까요? 아직 케토코나졸이 재발을 막는다는 증거가 없습니다. 단, 케토코나졸이 스테로이드보다는 부작용이 작으므로, 오래 쓸수 있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국내에서는 두피의 지루성 피부염 치료에는 케토코나졸을 많이 쓰고 있습니다. 케토코나졸 장기 사용의 부작용이 발모로 알려져 있어서.... 지루성 피부염도 좋아지고 부작용이 생기면 머리털도 나고 하니... 일석 이조라서...
2. 케토코나졸 크림을 1일 1회 얼굴 전체에 도포하려고 하는데 위험하진 않은가요?
-> 위에 말씀 드렸듯이 큰 부작용은 없어서 크게 위험하지는 않습니다만, 발모의 부작용이 생기면... 얼굴에 털이 나지 않을까 싶습니다. 남자는 뭐 상관없지만 여성분이라면 조금 생각해 보시는 게...
3. 이 크림을 바르고 증상이 호전 되었다고 해서 중단하지 말고 적어도 두 달은 사용해야 지루성피부염이 낫는다고 하던데, 하루에 한번, 두달 동안 매일 얼굴 전체에 이 크림을 도포해도 상관 없나요?
-> 2번과 동일합니다. 큰 부작용은 알려진게 없습니다만, 털이 나면 제모시술을 추가로 받으셔야 할 수도 있다고 생각됩니다.
4. 전문의약품이 아니니 스테로이드처럼 많이,자주 바른다 해서 걱정을 할 필요는 없지요...?
-> 음... 2-3번과 동일합니다. 자주 바르면 부작용이 더 잘생기니, 털이 더 날꺼라고 생각됩니다.
5. 선생님이라면 지루성피부염을 앓고 있는 환자에게 케토코나졸 크림을 처방하실건가요? 아니면 다른 연고를 처방하실건가요?(얼굴을 보고 판단하시는 게 제일 좋지만 전형적인 지루피부염이라는 가정하예요..)
-> 솔직히 약국에서 일반의약품을 사서 얼굴에 발라보시는 건 말리지는 않습니다. 남의 이야기를 듣고 본인의 판단에 따라 약을 사용하고 거기에서 일어나는 부작용도 본인의 책임으로 감당할 테니까요. 제가 환자에게 처방을 해야한다면 빠르게 증상을 완화시키는 약을 선호합니다. 지루성피부염의 치료는 다이어트랑 비슷합니다. 어떤 종류의 다이어트를 하든 요요가 있는것처럼, 어떤 치료를 하든 지루성피부염은 재발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모든 의사의 진단이 정확하지는 않습니다. 간혹 오진으로 인한 질환이 다른 약으로 치료되는 경우가 있고, 이 경우 엉뚱한 치료제가 해당질환의 새로운 치료법인 것처럼 알려지는 경우도 있습니다. 대단히 경계해야 되는 현상입니다.
케토코나졸은 항진균제로 대단히 우수한 약이며, 부작용이 적고 지루성 피부염 치료에 도움이 된다는 점은 100% 인정하고 동의합니다만, 케토코나졸도 장기적으로 사용하면, 항진균제에 대한 내성균이 발생할 가능성이 있으며, 이로 인해 케토코나졸에 대해 내성이 있는 곰팡이 균에 감염될 가능성도 있습니다.
지금이야 문제 없겠지만, 70세쯤되서 이런거에 감염되면 골치아플 수도 있습니다. 여하튼... 저라면 장기적으로 케토코나졸을 사용하느니, 단기적으로 그때 그때 필요한 스테로이드제제 사용을 지지하는 편입니다. 의사마다 생각도 다르고 철학도 다르므로, 우선은 가까운 피부과 전문의 병원에 방문하셔서 상의해 보시는게 좋을 것으로 생각됩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