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uestion
요즘 드는 생각이 많이 이상한 편인가요?
안녕하십니까? 자해습관, 폭식 후 구토, 낮은 자존감, 타인과의 비교 등으로 몇 달 전부터 정신건강의학과 치료를 시작한 20대 여성입니다. 코드는 F32.9라고 나와있네요. 현재 상태를 말씀드리자면 엄청 우울하거나 자살충동이 들거나 하지는 않고(구체적인 계획은 있지만 일단 40대까지는 실행하지 않을 생각입니다), 즐겁게 지내는 날도 있습니다. 하지만 전반적으로 무기력하고 밤에 이런저런 안 좋은 생각이 많아지는 편이고, 이따금 격한 감정을 느끼거나 두 달쯤 전에 겪은 굉장히 안 좋은 일이 떠오를 때 자해 충동이 드는데 더이상 칼로 그은 흉터를 만들고 싶지 않아서 대신 손톱 밑에 바늘을 넣어 스스로에게 고통을 줍니다. 학업은 잠시 쉬게 되어 주로 집에서 시간을 보냅니다.
그런데 며칠 전부터 '내 살을 정말 조금만 도려내서 후라이팬에 구워먹어 보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하고싶어서 미칠 것 같다까지는 아니고 그냥 가벼운 충동 정도입니다. 잠깐 스쳐 지나가는 생각이라면 그냥 넘기겠지만 한번 이런 생각이 드니 그 후로도 종종 떠오르고, 옷으로 가려지는 부위에서 작은 면적만 잘라낼 테니 위험한 상처도 아닐 것이니까 그냥 한번 해버리면 더 이상 이런 충동이 안 들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듭니다. 집에 꽤 절삭력있는 공예용 나이프가 있고 자해로 생손톱을 뽑아버린 전적도 있기에 이거 진짜 할 수도 있겠다, 하고 살짝 걱정이 됩니다.
이렇게 본인의 살을 잘라서 먹어보고 싶다는 생각이 보통 사람들도 그냥 한 번쯤 할 수 있는, 기괴하지만 누구에게나 왔다 가는 생각인지, 아니면 많이 비정상적인 생각인지 궁금합니다. 이런 걸 지식인 같은 곳에 올리기도 좀 그렇고 다음 외래 진료도 2주 넘게 남았고 주변 사람들에게 차마 물어볼 수도 없어서 전문가의 조언을 구하고자 여기에 질문드립니다.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