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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uestion 멍하고 피곤하고 현실감이 없어요.
안녕하세요. 올해 막 취업한 22살 여자입니다.

요즘 멍하고 피곤하고, 잠만 자고 싶고 자도자도 졸려요
내가 누구인지는 아는데, 정말 내가 지금 이 행동을
하는 게 맞나? 싶고 현실감이 없습니다.

작년 10월즈음에 학기 마지막을 앞두고 진로에 대한 고민,
좌절, 계획했던 것들의 무산으로 무기력한 하루들을
보내면서 조금씩 시작됐어요.

내가 내가 아닌 것 같고, 잠에 들려고 누우면
갑자기 내가 누구지? 하면서 방금 있었던 일들이
낯설게 느껴지며 숨도 안쉬어지고, 식은땀도 나고
그랬었습니다. 이게 이인증인가 싶어서 막 찾아보다가
올해 졸업을 하고, 취업을 하며 조금씩 변했었어요.

올 초 처음 가진 직장은 채광이 나쁜 편도 아니고
버스로 출퇴근을 했었기 때문인지 다니면서 힘들어도
무기력, 비현실감, 멍함 같은 현상들은 없었는데

지금은 9시간 근무 중 햇빛을 못보는 것은 물론
한시간넘게 지하철로 출퇴근해서 햇빛을 보는 기회도
없고, 유독 더 힘들게 느껴지네요.

조현병인가 싶어 찾아보기도 하고,
이인증인가 싶어 찾아보기도 하고,
간혹 번아웃인가? 싶기도 하네요..

그냥 무기력하고, 잠만 자고 싶고, 하루를 되돌아보면
무얼 했는 지 기억이 잘 안나요..
제 직업이 어린이집 교사인데, 하루 종일
애들 우는 소리, 소리 지르고 떼부리는 소리,
혹여나 애들 다칠까 신경쓰고
씨씨티비로 감시하시며 늘 거짓말로 쏘아대며
연차 하루씩 빼가는 원장님 눈치,
또래 교사가 없어 공감대 형성이 안되어
교사분들과 친해지지도 못해 하루 종일
교실에만 박혀서 있고,
그냥 하루 종일 애들 보고, 애들 보고, 욕 먹고
그러니 더 우울해져요…

어느 날은 아침에는 좀 괜찮다가 점심 이후로는
멍해지고 피곤하고, 어느 날은 아침부터
머리도 무겁고 멍하네요…

주말에는 친구들 만나도 늘 술만 먹으니
제정신인 적이 거의 없고,
아니면 휴대폰만 보니,
이제는 내가 보는 세상이
내가 보고 있는 건 맞긴 한데,
입체적인 느낌이 아니라
단면적으로… 화면 속 영상을 보는 느낌이네요…

원래 조금 예민해서 가끔 심장박동도 느껴지고,
스마트 워치로 수면 측정 하면
7시간 반 수면 중 깊은 수면은 늘 2시간 안쪽이고 그래요

왜 그럴까요 ㅋㅋ ㅠㅠ 휴대폰을 좀 더 끊어야할까요
나름 자기개발 하겠다고 이것저것 사 놓은 것은 많은데
막상 집 오면 더러운 방 정리도 하기 귀찮고
그냥 누워서 게임하거나 영상 보다가
일찍 자고… 그게 다예요.

어디부터 고쳐나가야 할까요?
이렇게 멍하다는 걸 자각한 이후부터는
불안해요… 진짜 정신병일까봐…
작년에 병원에서 빈맥이 있다는 걸 알고 나서부터는
심근경색으로 죽진 않을까 미친듯 불안하기도 해요ㅠㅋㅋㅋㅋ

일을 그만 두고 정신병원도 좀 다니고 자기개발도 하고
뭘 할까 싶다가도, 돈 벌어야지 직장 다녀야지
이런 생각만 주구장창 드니까 그것도 그것대로 스트레스…

금요일날 백신 맞았는데, 그 후로는 더 무기력하고
피곤하고 그래요 부작용일까 싶었는데
주말 내내 나가서… 그냥 피곤한게 맞는갑다… 싶고…

모르겠어요… 그냥 삶이 다 모르겠네요…
평생 일하며 살아야할텐데, 벌써부터 이래서 미치겠네요…
어떻게 하면 좋을까요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