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닥

구토 공포증이 있습니다. 속이 안좋거나 남이 토하는걸 보거나 소리라도 들리면 식은땀이 나고 불안해지고 저절로 미슥거려집니다. 하지만 가장 큰 문제는 막상 제가 토해야 하는 상황이 될 때 토를 못하고 계속 뒷혀가 목구멍을 꽉 막고 컥컥거리기만 한다는 건데요...
오늘도 그랬습니다. 급체에다 위가 너무 부풀어 딸국질까지 안멈춰서 호흡곤란이 심하게 왔었습니다. 그게 참다가 참다가 도저히 죽을거같아서 토하려고 마음을 먹었는데도 헛구역질만 해대고 혀가 목구멍을 꽉 틀어막고 있느라 뭐가 나올 틈도 안생겼습니다. 의식적으로 혀에 힘을 줘서 앞으로 빼려고 하니 그대로 혀에 쥐가나서 더더욱 고통스러워졌는데요... 결국 급체했음에도 하늘이 노래졌다 파래졌다 손발끝은 얼음장같고 얼굴을 허여멀건해져서 새벽 심야버스타고(중간에 내려서 헛구역질) 첫차타고 집에 왔습니다. 중간 중간에 1시간씩 지하철 화장실에도 쳐박혀있어 봤는데 아무리 노력해도 목구멍으로 손가락을 넣는 행위는 제 공포심이 허용하지 못하고 저는 이러지도 못하고 저러지도 못하고 억울해서 울기만 했네요. 살면서 토를 해야 할 날이 분명 올텐데 앞으로 전 어떻게 살아야 할까요. 정말 괴롭습니다. 그리고 토를 안하니 이 신물 올라오고 메슥거리는 느낌이 하루종일 지속되네요. 명치도 갈갈이 찢어지는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