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닥

안녕하세요. 병원에 한번 방문해보려 하는데, 이게 adhd인지 아닌지 정말 많이 고민하고 찾아봐도 확신이 안서서 가기가 좀 망설여 지네요. 가게 된다면 지금 실비보험 밖에 없어서 암 뇌 심혈관 들어놓고 가는게 좋을거 같아서 보험도 알아보고 있습니다.
이런저런 이유로 계속 병원방문을 미루고 있네요.

답답한 마음에 제가 느끼는 점을 좀 적어봤는데요.
병원 방문하는게 맞는지 한번 봐주십사 합니다.

의심증상

1. 손을 입으로 무는 습관이 있습니다. 시원한 느낌 때문에 계속 물게 되는거 같아요. 의식적으로 무는게 아니라 유튜브를 보거나 뭘 하고 있을때 정신차리고 보면 물고 있습니다.

2. 샤워할때나 그냥 길을 걸을때, 설거지를 할때는 집중할 필요가 없으니까 눈으로는 앞을보고 인식할 수 있지만, 머리속으로 별에별 상상을 하잖아요? 저는 일상생활중 24시간 중 내가 보는 시야하고 머리속에서 인식하고 있는 집중상태가 유지되는 비율이 현저히 적은것 같습니다. 다 이렇게 사는 줄 알았는데, 주변 사람들에게 물어봤더니 저만 그런거 같더라고요.. 이 점 때문에 처음 adhd를 의심하기 시작했습니다.

3. 2 의 영향인지 업무중에 자잘한 실수가 잦아서 주의를 종종 받았습니다. 제 직장이 어려운 업무는 없는데, 간단한 돈계산을 실수한다던지, 문서제출일을 기억못한다던지, 바뀐업무내용을 직접 기록해놓지 않으면 기억이 안나서 실수가 있다던지 하는게 종종 있습니다.

4. 긴 글, 책을 읽을때 문장을 한번에 못읽고 자꾸 중간을 건너뛰고 읽거나 중간부터 읽기 시작해서 두번 세번 읽게 되는 경우가 있습니다. 애써 집중해서 읽으면 좀 덜 하긴 한데, 흥미를 느끼지 못하는 글을 읽을때, 읽기 싫을때 이렇게 되는 경우가 많네요.

5. 학생때부터 수업을 집중해서 제대로 들어본 적이 없는것 같습니다. 공부하기가 싫은것도 있지만, 딴생각에 빠지기 일수고 성인이 되서도 공부해보고 싶은 분야가 생겨공부를 시도해도 오래 가지 못해요. 처음 읽거나 접하는 분야는 흥미가 생겨서인지 바짝 달겨들고 빨리 배우는 편이나 또 금방 질려버립니다. 하기싫은것도 꾹 참고 해야하는데, 하기싫은걸 너무 안합니다 제가. 운동이나, 공부같은걸 해야한다. 오늘은 꼭 하자하자 생각하지만 어떤 이유든지 결국엔 안합니다.. adhd는 미루기를 잘한다던데, 제가 이러는 이유도 혹시 adhd 때문이 아닐까 생각하고 있습니다. 또 이걸 고치고 싶어서 병원 방문을 고민하고 있는겁니다.

6. 취미 분야에서도 마찬가지, 뭘 배우려해도 3개월 이상 해본게 없습니다. 처음시작할땐 지도자에게 항상 소질이 있다, 빨리배운다 라는 평을 받지만 반복 연습 등을 매우 지루해 해서 금방 질려버립니다. 

7. 술, 담배는 중독이 안되는데, 게임 중독에 취약했습니다. 어릴때부터 게임을 많이했고 한번 빠진 게임이 생기면 하루종일 게임 생각만 납니다. 그래서 제가 빨리 질리기도 하는 성격인걸 알아서, 하루에 10시간씩 미친듯이 해서 얼른 질려버릴려 해요. 또 게임도 rpg처럼 꾸준히반복적으로 해야하는 게임은 지루해서 못합니다. 지금은 빠진 게임이 없어서 안하지만, 한번 또 재밌는 게임이 생기면 그것만 하고싶어 할 것 같습니다.

8. 잠이 많습니다. 저는 주야간 교대근무를 하고 있어서 동료들은 수면장애를 겪는 사람도 있는데요, 전 하루에 10시간을 넘게 자도 또 졸려합니다. 평소에 기운도 없어서 침대에 누워있는걸 좋아합니다. 이거때문에 밥먹고 계속 누워서 역류성 식도염도 생겼습니다.

10. 남들보다 걱정이 많습니다. 남들은 대수롭게 여기지 않는 점도 좀 많이 고민하는데요. 쓸데없는 걱정 많다는 얘기 종종 듣습니다.


이정도 인것 같습니다.
인터넷에서 찾아보면 볼수있는 adhd 후기 같은걸 볼때, 나는 이정도는 아닌거 같은데.. 싶은게 있어서 확신이 서질 않네요. 그냥 게으름의 핑계를 찾으려 하는건 아닌지 스스로 계속 의심이 듭니다.


반면에 제가 adhd가 아닌거 같다고 생각되는 이유도 있습니다.

1. 다른사람과 대화잘합니다. 대화하다 다른길로 빠지거나 하지않고, 주제에 대해 대화 잘한다고 생각합니다. 무슨 얘기 하려다가 이 얘길 했지? 싶은 일이 종종 있잔아요. 제가 제 생각 말하는걸 좋아해서 말이 되게 많은 편인데, 제 얘기에 설득력을 더하기 위해 하고있는 얘기의 주제를 놓치지 않고 얘기하려 합니다. adhd는 대화가 다른길로 잘 샌다던데 전 그러진 않습니다.

2. 긴 글 못쓰지 않습니다. 정확히는 무언갈 쓰는걸 무서워 하진 않습니다. 저는 취업할때 자소서 쓰는걸 잘하는데요, 여자친구의 자소서도 제가 다 첨삭해주고 적어줬을만큼 글을 나름 잘 쓴다고 생각합니다. 지금도 긴글을 쓰고 있고 글 쓰기를 배운사람처럼 유려하진 않지만 제가 전달하고자 하는 부분은 전달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3. 물건 잘 잃어버리지 않습니다. 어릴때는 우산을 많이 잃어버렸는데, 지금은 대중교통 머물던 자리에서 일어날땐 항상 자리를 보는 습관이 생겼다거나, 외출했다 집에오면 항상 같은 자리에 물건을 두는 습관이 생겨서 그런지 물건은 잘 잃어버리지 않습니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고민이 많이 되네요..
차라리 제가 adhd라서 약먹고 마법처럼 게으름이라는 고질병이 나아서 하루하루 열심히 살아가는 사람이 되면 좋겠다는 생각을 솔직히 하고있습니다.
물론 인터넷으로 adhd에 대한 글이나 영상을 보니 약 먹는다고 마법처럼 딴 사람이 되고 공부를 잘하게 되는건 아니라는건 알고 있습니다.
그래도 이런 생각이 계속 드네요.
답답한 마음에 조언 구해봅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