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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엔 저절로 사라졌던 사마귀, 지금은 치료가 필요한 이유

입력 2014.10.23 00:00
  • 장수익·연세고운몸의원 전문의

어릴 적 시골에서 자라서인지 사마귀에 대한 제 생각은 참 간단합니다.
‘그냥 놔두면 낫는다...’ 사마귀는 자연 치유된다는 생각이었죠.
물론 제 생각이었다기 보다는 주변 어른들의 생각이었다고 하는 게 더 정확할 듯합니다.

그렇게 사마귀는 크면 다 낫는 병이었습니다.
그리고 실제로도 큰 사마귀 한 두 개쯤 안 나본 아이들이 없었고, 시간이 지나면 씻은 듯이 나았던 것이 사마귀가 아니었나 싶습니다.

그러나 요즘은 어떨까요? 과연 옛날처럼 그냥 놔두면 낫는 게 사마귀일까요?

이제는 안타깝게도 그렇지가 않습니다. 왜일까요?
같은 사마귀인데, 왜 과거에는 저절로 낫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는데 요즘은 치료를 받아야지만 낫고 그것도 그리 쉽지 않은 경우들이 허다할까요?

고민하는 여성고민하는 여성

여러 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아무래도 사회 환경이 변하고 식습관과 생활환경이 변해서이지 않을까 싶습니다. 요즘 먹거리를 봐도 그렇고 여러 가지 환경상의 문제를 보아도 예전과는 너무나 다른 환경에서 살고 있습니다. 그러다 보니 면역력저하에 의해 발병되고 전염되고 악화되게 되는 바이러스성 질환인 사마귀가 나빠진 환경에서 그리 쉽게 낫지 않는 게 당연할 수 밖에 없습니다.

특히 골고루 챙겨 먹는 식습관을 유지하기가 힘들어지면서 바이러스성 질환들이 많아지고 있습니다. 그 중 사마귀가 일례라 할 수 있습니다.

사마귀는 인간 유두종 바이러스(Human Papilloma Virus) 감염으로 피부 및 점막의 양성 증식이 발생하는 질환입니다. 손, 발, 다리, 얼굴 등의 노출 부위에 주로 발생하며 성 접촉을 통해 성기 및 회음부에도 발생할 수 있습니다.

사마귀병변이 번지거나 할 때는 다양한 제거 방법을 사용해야 합니다. 전기소작법, 냉동요법, 주사요법, 레이저 등의 치료법을 이용할 수 있습니다. 냉동요법은 가장 많이 하는 치료 방법으로 액화질소(-195℃)를 이용합니다. 사마귀 병변을 포함하여 주변의 정상 피부 1~2mm 정도가 하얗게 될 때까지 액화질소를 분사한 후 해동 될 때까지 방치하는 과정을 수 차례 반복하며 1~3주의 치료간격으로 여러번 시술할 수 있습니다. 치료시 통증 동반, 물집 형성, 흉터 등의 역반응이 있을 수 있지만 치료율은 비교적 높고 재발율은 낮은 치료법입니다.

특수 물질을 발라서 면역반응을 만드는 면역 치료 및 블레오마이신(bleomycin) 병변 내 주입 요법도 냉동요법에 반응이 없거나 통증을 참을 수 없는 경우에 고려될 수 있습니다.

앞서 설명한대로 예전에는 사마귀를 병으로 생각하지 않고 그냥 내버려 두면 낫는다는 생각이 많았습니다.
그러나 이제는 사마귀도 치료가 어려운 질환 중에 하나가 되었습니다. 사마귀가 저절로 사라지기를 기다리다가 번져서 병원을 찾는 것보다는 초기에 정확한 진단을 받고 조기 치료를 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글 = 연세고운몸의원 장수익 원장 (가정의학과 전문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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