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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말 술자리, 잠 쫓는 이유...음주와 수면의 관계는?

입력 2016.12.23 18:41
  • 허정원·자미원한의원 한의사

연말이 되면 연이은 송년회 약속으로 몸이 바빠진다. 여기에 빠질 수 없는 것이 바로 술. 과음과 늦은 귀가로 몸은 피곤하고 수면시간도 턱없이 부족한데, 희한하게 피곤한 몸을 눕혀도 잠이 오지 않는 것을 경험할 때가 있다. 혹은 잠이 들었다가도 새벽에 잠이 깨 밤잠을 설치기도 한다. 이유는 무엇일까?

건배를 하고 있는 사람들건배를 하고 있는 사람들

우선 술 자체가 숙면의 방해요인이 된다. 술김에 순간적으로 잠에 빠져버리는 것은 가능할 지 모르나, 알코올이 분해되는 과정에서 열감, 가슴 두근거림 등이 발생하며 전체적인 수면의 질이 떨어지고, 술을 깨는 시점에 각성이 찾아와 새벽녘에 잠에서 깨 다시 잠들기 어려워지기도 한다.

간혹 잠이 오지 않을 때 술의 힘을 빌어 잠을 청하는 사람들이 있는데, 이는 실질적으로 숙면에 도움이 되지 않는 잘못된 습관이다. 술을 먹고 잠드는 것이 습관화 되어버리면 알코올에 대한 의존성이 생겨 술 없이는 하루도 잠들지 못하고, 술의 양도 점점 늘어나 건강에 적신호가 켜진다. 또한 술을 함께 수면제를 복용하는 것은 부작용의 위험성이 있는 위험한 행동이다.

평소 잦은 음주와 과음을 하는 사람이라면 ‘간열(肝熱)’로 인한 불면증은 아닌지 확인해볼 필요가 있다.

간은 체내의 모든 혈을 모아 각종 영양소의 대사 및 해독작용을 하는 중요한 장기인데 간에 문제가 생겨 순환이 원활하게 이루어지지 못하면 각종 문제를 야기한다. 간열이 있는 사람들의 특징을 보면 뒷목이 뻣뻣하고 얼굴이 상기되며 눈이 충혈되는 현상이 잦으며, 쉽게 짜증을 내고 더위를 못 참으며 피로감을 자주 느낀다. 또한 수면 중 체온상승으로 잠이 자주 잠이 깨는 것이 특징이다.

이런 경우라면 평소 간열의 원인이 되는 과음, 과로를 특히 주의하고, 평소 스트레스 받는 일이 생겼을 때 이를 술로 풀기보다 휴식을 취해주거나, 운동을 통해 열을 발산하면 스트레스 해소에 도움이 된다. 또한 간의 열을 내려주고 울체된 것을 풀어주어 순환을 돕는 처방을 통해서도 치료가 가능하다.

연이은 술자리에 피로가 누적되고 늘 개운하지 못한 기분으로 하루를 시작하는 경우가 늘고 있다. 이것은 곧 음주로 인해 수면의 질이 떨어진 것을 의미한다. 양질의 수면을 취하기 위해선 과음은 삼가는 것이 제일 좋고, 어쩔 수 없는 술자리라면 중간 중간 적당량의 안주와 물을 충분히 마셔서 알코올의 분해를 돕는 것이 필요하다. 만약 수면부족으로 피로가 누적되었다면 점심시간을 이용해 잠깐의 토막잠을 취해 피로감을 어느 정도 해소할 수 있다.

<글 = 하이닥 의학기자 허정원 원장 (한의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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