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닥

전문가칼럼

소아청소년의 질염? 원인·증상·치료·예방법

입력 2017.09.29 09:31
  • 김영진·미앤느여성의원 전문의

여자아이를 키우다 보면 아이들이 ‘꼬추 아파’, ‘꼬추 가려워’라고 하면서 외음부나 항문을 긁는 경우가 있습니다. 의사소통이 어려운 아이들은 어디가 아픈지를 제대로 표현하지 못하고, 부모들은 어떻게 하면 좋을지 몰라 곤란해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아이들의 외음부와 질에 염증 증상이 있을 때 어떻게 해야 할까요?

여자아이들의 외음부에 염증이 잘 생기고 생식기가 세균감염에 취약한 이유는 여러 가지가 있습니다. 아이들은 어른보다 소음순이 덜 발달되어 있고, 대음순에 지방이 부족하며, 음모가 없고, 질의 산도가 성인보다 더 알칼리성에 가깝습니다.

또한, 질 내에 젖산균이 부족하고, 성인에 비해서 여성호르몬 에스트로겐 영향을 많이 받지 못하며, 화장실에서 제대로 뒤처리를 하지 못하는 경우가 흔합니다. 이런 모든 것들이 아이들의 외음부와 질을 염증에 취약하게 만듭니다.

볼일 보는 아기볼일 보는 아기

아이들은 외음부에 염증이 생기면 질 분비물, 작열감, 질 출혈, 배뇨통, 가려움증, 발진 등의 증상을 나타냅니다. 아이들은 소변을 보면서 울거나 외음부를 계속 긁기도 합니다. 소아는 여성호르몬이 아직 충분히 발달하지 않았기 때문에 외음부 입구가 염증이 없이도 약간 붉게 보일 수 있습니다.

아이가 외음부 염증이 있을 때는 아이나 가족이 최근에 상기도 감염이나 장염에 걸렸는지, 비누, 세제, 입욕제, 로션, 파우더 사용 여부, 배변 후 닦는 방법 등을 확인하여야 합니다. 소변을 볼 때 다리를 강하게 모으는 자세는 질 내에 소변이 고이게 만들어 염증을 유발합니다. 아이들이 외음부의 불편감을 호소하면 성적인 학대 여부에 대해서도 고려해야 합니다.

소아청소년의 외음질염은 여러 가지 균에 의해 발생하는 경우가 많지만, 급성으로 발생한 질염은 원인균이 한가지인 경우가 많습니다. 곰팡이 감염은 화장실 훈련이 된 아이들에게는 흔하지 않으며, 요로감염검사, 요충(pinworm)검사가 필요한 경우도 있습니다.

질 분비물이 있는 경우에는 임질과 클라미디아균에 대한 검사를 할 수 있습니다. 2~3세 이전의 콘딜로마는 분만 시의 전염이거나 보육하는 사람에게서 전염된 것일 수도 있습니다.

소아청소년의 외음질염은 회음부의 위생상태와 많은 연관이 있기 때문에 치료는 외음부의 위생상태 개선과 세척방법에 주안점을 두고 진행을 합니다. 증상 완화에 좌욕이 도움이 되며 에몰리언트(진정크림)를 사용하는 것도 좋습니다. 증상이 심하면 국소 스테로이드를 사용하며 때로는 4주 이내의 국소에스트로겐과 광범위 항생제 사용이 필요하기도 합니다.

외음질염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상기도감염이나 기관지염이 있는 아이의 경우 화장실 가기 전후에 손 잘 씻도록 해야 합니다. 헐렁한 하의를 입도록 하고 취침 시에는 속옷을 입지 않고 헐렁한 파자마를 입는 것이 좋습니다.

또한, 입욕제나 향기가 나는 비누와 같이 자극적인 물품을 사용하지 않아야 합니다. 화장실을 이용하고 나서 닦을 때는 앞에서 뒤로 닦아야 하고, 소변볼 때는 다리를 벌리고 앞으로 기대어서 보는 자세가 좋습니다.

치료 후에도 지속하는 갈색의 질 분비물이 있다면 질 내 이물질의 가능성을 고려해야 합니다. 흔한 이물질은 휴지 조각, 장난감, 콩, 동전 등입니다.

<글 = 하이닥 의학기자 김영진 (산부인과 전문의)>

URL이 복사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