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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신·육아

자연분만 가능한가요? 전치태반 산모의 출산이 유독 어려운 이유

입력 2017.12.07 14:04
  • 최은경·하이닥 건강의학기자

늦은 초혼과 임신을 미루는 사회적 분위기 때문에 과거보다 고령산모도 많아졌다. 의학의 발달과 꾸준한 운동 및 관리로 건강하게 출산하는 고령산모들도 많지만, 조금 늦은 나이에 임신하게 되면 임신부터 출산까지 모든 것이 조심스럽고 걱정되는 것 또한 사실이다.

특히 임신 중 갑자기 질 출혈이 발생했다면 전치태반을 의심해야 한다. 전치태반은 고령산모에서 많이 발생한다고 알려졌는데, 어떤 증상과 특징이 있을까?

전치태반(Placenta previa)은 보통 자궁의 위쪽에 자리 잡게 되는 태반이 비정상적으로 아래로 내려와 자궁의 입구에 매우 근접해 있거나 입구를 막아 버리는 것을 말한다. 태반의 위치에 따라 4가지 종류로 구분할 수 있다.

- 전전치태반(total placenta previa): 자궁경부내구가 태반에 의해 완전히 덮여 있는 경우
- 부분전치태반(partial placenta previa): 자궁경부내구가 태반에 의해 부분적으로 덮여 있는 경우
- 변연전치태반(marginal placenta previa): 태반의 끝부분이 자궁경부내구 가장자리에 위치하는 경우
- 하위태반(low-lying placenta): 태반이 자궁 아래 부분(하절부)에 착상되어 있으면서 태반의 끝이 실제로 자궁경부내구에 닿지 않고 매우 근접해 있는 경우

전치태반 왜 생길까?

임산부의 배임산부의 배

전치태반은 약 0.5%의 산모에게서 발생하며 정확한 원인은 아직 밝혀지지 않았으나 다음과 같은 요인에 영향을 받는 것으로 알려졌다.

- 산모가 여러 번 임신한 경우
- 산모의 나이가 많은 경우
- 제왕절개술, 인공유산의 기왕력
- 자궁내막의 염증, 위축성 질병의 기왕력
- 흡연 등

전치태반은 분만 전이나 분만 중에 심각한 출혈을 일으킬 수 있다. 특히 임신 중 별다른 문제가 없다가 임신 2분기 말~3분기에 갑자기 통증 없이 출혈이 발생하는 것이 특징이다.

자다가 일어나보니 출혈이 있어 병원을 찾는 경우가 많은데, 경미한 출혈에서 임신부의 생명을 위협할 정도의 대량 출혈까지 다양하다. 출혈 횟수가 증가할수록 출혈량도 많아지므로 주의해야 한다.

일단 출혈이 있으면 출혈에 대한 처치가 필요하다. 대량 출혈인 경우 저 혈액량에 의한 쇼크 등이 올 수 있기 때문에 수혈 등 주의 깊은 처치가 필요하며, 산모와 태아의 생명에 위험을 줄 정도의 지속적인 출혈이라면 응급 제왕절개술이 필요할 수도 있다.

경미한 출혈이라면 일단 입원해 상태를 관찰한 후 출혈이 멈추고 태아의 건강이 확인되면 퇴원할 수 있다. 이후 태아가 생존력을 가질 때까지 임신을 유지시키는 것이 중요하다. 임신부는 최대한 안정하고 부부생활은 금해야 하며, 자궁과 자궁경부에 자극을 주는 어떤 운동이나 활동도 삼가는 것이 좋고, 출혈을 보일 때는 입원하여 최대한 안정해야 한다. 전치태반일 경우 자연분만은 불가능하며 반드시 제왕절개를 통해 분만해야 한다.

전치태반이 있는 산모의 출산이 어려운 이유

진료 중인 임산부진료 중인 임산부

전치태반으로 인한 출혈은 모성 사망의 원인이 되고, 조산으로 인해 신생아 사망까지 이를 수 있어 일반 출산보다 더 어렵다.

전치태반으로 인해 출혈이 생기는 과정은 이렇다. 임신하면 자궁은 하절부와 상절부로 나뉘어 발달하게 되는데 정상 임신에서는 태반이 자궁 상절부에 있다가 분만 시 떨어지게 된다. 하지만 전치태반의 경우 태반이 근육층 발달이 덜한 자궁의 하절부에 위치하게 된다.

정상 임신에서는 분만 후 상절부의 근육층이 효과적으로 수축하게 돼 자연스럽게 지혈이 이루어지지만, 전치태반은 자궁 하절부에 붙어 있다가 분만 시 떨어진 후 근육층이 덜 발달한 자궁 하절부가 상절부처럼 적절한 수축을 하지 못해 대량 출혈이 발생하게 되는 것.

출혈이 만삭 전에 발생하게 되면 조산 위험도가 증가하고, 유착태반이 동반된 경우는 자궁동맥 색전술이나 자궁적출술 같은 추가 치료가 필요한 경우도 발생할 수 있다.

의학의 발달로 전치태반으로 인한 사망률이 현저히 감소되었기는 하지만 여전히 전치태반은 산모와 태아에게 위협이 되는 질환임에는 틀림이 없다. 전치태반을 예방하는 방법은 없지만, 원인 인자를 피하는 것이 도움이 될 수 있으며, 철저한 계획 임신을 통해 임신을 준비하고, 임신 후에도 정기적인 검진을 통해 자신의 상태를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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