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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신·육아

아기와 엄마 모두를 위한 태교 방법, 기태교 - 청정공

입력 2018.06.01 14:15
  • 김선희·하이닥 건강의학기자

놀랍게도 임신한 여성의 면역체계는 태아를 공격하지 않는다. 모체와 태아의 혈액이 섞이는 일도 없다. 태반은 모체와 태아의 물질교환을 담당하면서도 서로의 혈액이 섞이지 않도록 하는 구조로 되어 있다. 혈액 속 항체가 노출되지 않기 때문에 태아 세포에 대한 공격도 없는 것이다. 하지만 '태반'이 방어하지 못하는 것도 있다. 지용성이면서 미세분자인 니코틴이나 알코올 등은 태아에게 그대로 전달된다. 그래서 임신부에게 흡연과 음주를 절대 하지 않도록 당부하는 것이다.

임신부임신부

이와 함께 임신부가 반드시 주의해야 하는 것이 ‘스트레스’ 관리다. 임신부가 과도한 스트레스를 받으면 코르티솔이 많이 분비되면서 탯줄이나 양수를 거쳐 태아에게 전달되는데, 이는 태아의 뇌 발달과 발육, 면역력의 저하로 이어질 수 있다. 그래서 임신부의 심신이 안정 상태를 이루는 것이 상당히 중요하며, 이는 ‘태교’의 핵심이기도 하다. 이에 분당차여성병원 정경순 수간호사에게 ‘태교’의 중요성과 ‘기태교’에 대해 알아본다.

Q. 태교라는 것이 예전부터 있었지만, 왠지 비과학적인 이야기는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하는데... 태교가 필요하고, 중요하다는 것이 실제로 과학적으로 증명된 것인지?

태교의 역사를 보면 고대 중국이나 인도 등지의 아시아 지역에서 시작되었다고 볼 수 있다. 서양에서도 소크라테스 이전의 그리스에서 ‘태아의 생(生) 자체가 어른의 삶과 같은 가치를 지녔다’고 생각했다. 탈무드에는 ‘정신이란, 천국으로부터 엄마 몸을 거쳐 태아로 전달된다’고 기록되어 있고, 성경에도 임신부의 몸가짐에 대한 언급이 있다. 그러나 이 모두가 과학적 근거라기보다는 경험에 의한 철학적 믿음에 그 뿌리를 두고 있다.

태교가 과학이라는 점을 증명하기 위해서는 가설을 제시하고 가설을 증명하는 실험을 수행해야 하나 인간을 대상으로 실험을 하는 일은 불가능하다. 따라서 ‘태교는 과학’이라는 가정을 규명하는데 큰 장애가 되기도 한다. 이를 입증하기 위해서는 태교를 하는 임산부 그룹과 하지 않는 임산부 그룹에 대한 관찰이 필요하다. 이 두 그룹을 뚜렷이 나누는 객관적인 분류기준을 제시하기 어렵고, 또한 태아에 대해 아무런 노력도 하지 않겠다는 임산부를 선정이 어렵기 때문이다.

대신 동물을 대상으로 한 과학적인 연구결과를 참조해볼 수 있다. 이란의 한 연구진은 쥐를 세 그룹으로 나누어 임신한 동안 하루 한 시간씩, A 집단은 전기톱을 사용할 때 나는 소음 정도인 95㏈의 소음에 노출시키고, B 집단은 아무것도 들려주지 않고(무음), C 집단은 모차르트 음악을 들려주는 실험을 진행했다. 그 결과 A 집단에서 태어난 쥐보다 B 집단은 기억력이 3배, C 집단은 5배 뛰어난 것으로 나타나 태교의 영향력을 증명한 바 있다.

임신부와 태아초음파사진임신부와 태아초음파사진

태아 단계부터 생명체로 여겨서 연령을 부여한 것은 최근 임상이나 동물실험에서 태아기의 부정적 영향을 예방하려는 조치와도 부합된다. 또한 산모의 정서적 안정을 강조하고, 모성 태교는 물론 부성 태교의 필요성을 지적함으로써 산전 교육의 긍정적 효과를 극대화시킬 수 있는 방법을 체험으로부터 알게 된 것이다. 전통태교의 핵심 내용과 일부 세부 지침은 산모와 태아의 정신적, 신체적 안녕을 위한 매우 과학적인 방법이라고 판단된다.

Q. 분당차여성병원에서는 오래전부터 다양한 태교 방법 중에서도 '기태교'를 소개하고 실제로 임신부를 대상으로 하는 기태교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는데, 그 시작이 궁금하다.

분당차여성병원은 50년 전통의 세계적 명성을 자랑하는 차병원의 산부인과, 난임센터를 비롯해 여성비뇨기과, 산후조리원, 소아외과, 소아비뇨기과 등을 갖춘 여성·소아병원이다. 이러한 명성에 걸맞게 전문화된 진료뿐 아니라 산모대학 건강강좌, 라마즈순산교실, 부부순산교실, 모유수유교실 등 다양한 프로그램으로 모든 임신과 출산 상황에 대비한 분만 인프라를 구축해 운영하고 있다.

특히, 지난 2007년부터는 임신부들의 불안하고 초조한 마음을 다스리기 위해 기태교 강좌를 운영하고 있다. 분당차여성병원 정경순 수간호사 외 4명(김은미, 노진영, 김수진, 한윤미)의 기태교 청청공 강사를 중심으로 진행되는 기태교는 생명의 에너지, 즉 기(氣)를 이용한 에너지 자가 충전과 호흡·체조, 명상법을 통해 편안하고 안정된 태내를 형성하여 임신부의 안녕과 태아의 건강, 두뇌와 정서발달 등을 돕는다.

Q. 기태교는 무엇이고, 어떤 효과를 기대할 수 있을까?

기태교는 사실 수천 년의 역사를 가지고 있다. 총명하고 비범하며 어진 성군이었던 고대 중국의 주나라 문왕. 바로 이 왕의 어머니 태임(太任)이 임신 기간 중 수행한 것이 바로 기태교이며, 이것을 현대에 맞게 만들어낸 것이 청정공(淸靜功)이다. 청정공은 생명의 에너지인 기(氣)를 이용하여 몸과 마음을 정화하고 다스리며 천(天)·지(地)·인(人)이 합일된 에너지인 기를 엄마 몸을 통해 태아에게 전달하면서 태교를 하는 임신부 기수련법이다. 청정공 기태교의 대표적인 방법을 소개한다.

1. 금종조(金鐘罩) = 골반과 척추 근육 강화

기태교 - 청정공: 금종조(金鐘罩) = 골반과 척추 근육 강화기태교 - 청정공: 금종조(金鐘罩) = 골반과 척추 근육 강화

① 팔을 휘둘러서 한 손은 어깨를 잡고 다른 손은 등쪽 신장에 갖다 댄다. 양쪽으로 각각 3번씩 반복한다.
② 금종조는 신장을 강화하며, 어깨근육을 이완시킴으로써 목의 근육을 풀어준다. 또한 허리근육의 긴장을 풀어 요통을 없애준다.

2. 정양공(靜養功) = 안정된 태내 환경 조성

기태교 - 청정공: 정양공(靜養功) = 안정된 태내 환경 조성기태교 - 청정공: 정양공(靜養功) = 안정된 태내 환경 조성

① 사랑하는 마음을 가득 지니고, 오른손으로 배꼽을 중심으로 시계 반대방향으로 배를 쓰다듬는다.
② 원을 점차 크게 하면서 반복 쓰다듬기를 18회 한 다음, 점차 크기를 줄이면서 다시 반복 쓰다듬기를 18번하여 배꼽에서 멈춘다.
③ 정양공은 자궁에 생기를 불어넣어 태아의 신체발달과 안정된 태내환경을 조성해준다.

3. 건뇌공(健腦功) = 건강한 뇌 형성

기태교 - 청정공: 건뇌공(健腦功) = 건강한 뇌 형성기태교 - 청정공: 건뇌공(健腦功) = 건강한 뇌 형성

① 두 손을 열이 나게 마주 비빈 다음 깍지를 껴서 머리 뒷부분에 갖다 댄다.
② 건뇌공으로는 피로가 풀리고 시력이 좋아지며, 아기와 산모의 뇌가 건강해진다.

4. 머리빗기 = 혈압 안정, 원활한 두뇌 회전

기태교 - 청정공: 머리빗기 = 혈압 안정, 원활한 두뇌 회전기태교 - 청정공: 머리빗기 = 혈압 안정, 원활한 두뇌 회전

① 두 손을 열이 나게 비빈다.
② 그 후 열기가 나는 손가락 끝을 이용해 머리를 앞에서 뒤쪽으로 빗질을 해준다.

5. 귀 문지르기 = 전신을 담은 귀 마사지로 전신 마사지 효과

기태교 - 청정공: 귀 문지르기 = 전신을 담은 귀 마사지로 전신 마사지 효과기태교 - 청정공: 귀 문지르기 = 전신을 담은 귀 마사지로 전신 마사지 효과

① 두 손을 열이 나게 비빈다.
② 문지른 손으로 귀를 잡고, 위에서 아래로 쓰다듬듯이 8등분으로 나눠 꾹꾹 눌러주며 마지막 귓불을 가볍게 아래로 당겨준다.
③ 귀에는 전신에 흐르는 혈이 모두 있다. 그러므로 귀를 문지르고 마사지를 한다면, 전신 마사지를 하는 것과 같은 효과를 얻을 수 있다.

6. 대추혈(大椎穴) 문지르기 = 기관지, 폐 기능 향상

기태교 - 청정공: 대추혈(大椎穴) 문지르기 = 기관지, 폐 기능 향상기태교 - 청정공: 대추혈(大椎穴) 문지르기 = 기관지, 폐 기능 향상

① 먼저 두 손을 열이 나게 비빈다.
② 그 후 한 손으로 목뒤 경추 부위를 마사지 하듯 문지른다.
③ 대추는 경추와 흉추의 인접부위로, 기관지와 폐기능 향상 및 감기의 예방과 치료에 효과적이어서 ‘해열혈’이라고도 불린다. 특히 약을 먹기 어려운 임산부는 대추 문지르기 만으로도 치료적인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7. 선학점수(仙鶴點水) = 만성 허리통증 완화

기태교 - 청정공: 선학점수(仙鶴點水) = 만성 허리통증 완화기태교 - 청정공: 선학점수(仙鶴點水) = 만성 허리통증 완화

① 머리를 뒤로 젖혔다가 앞으로 당겨서 턱으로 원을 그리는 방법이다.
② 선학점수는 척추와 경추의 병을 치유하는데 많은 도움이 되며, 특히 임산부의 만성적인 허리 통증을 완화시킬 수 있다.

8. 행공(行功) = 태아에게 기(氣)를 공급

기태교 - 청정공: 행공(行功) = 태아에게 기(氣)를 공급기태교 - 청정공: 행공(行功) = 태아에게 기(氣)를 공급

① 공기가 좋은 곳에서 손바닥을 안으로 좁혔다 밖으로 넓혔다 하면서 천천히 걷는다.
② ①번 동작과 함께 몸 속 깊은 곳부터 가늘고 길게 심호흡을 한다.
③ 이를 통해서 태아에게 충분한 산소를 공급해 줄 수 있다.
④ 행공은 태아에게 대자연의 맑고 청신(淸新)한 기를 공급하며, 임신부의 다리근육을 강화하고 골반근육을 이완시켜 주어 순산을 돕는다.

9. 정공(靜功) = 편안히 명상하기

기태교 - 청정공: 정공(靜功) = 편안히 명상하기기태교 - 청정공: 정공(靜功) = 편안히 명상하기

① 서서나 앉아서, 누워서 등 어떠한 자세도 가능하다.
② 양미간을 편안하게 펴고, 얼굴에 미소를 띤다.
③ 목, 어깨, 손, 다리, 발의 힘을 빼고 완전히 이완한다.
④ 머리 속이 텅 비었다고 생각하거나 아무 생각도 하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 즉, 정신을 한 곳으로 집중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⑤ 정공(靜功)은 우주 공간의 청정한 기운으로 자신의 몸과 마음을 씻어 내는 것이다. 바다, 수림, 맑은 물 등 대자연을 떠올리는 청정하고 광대한 상상은 태아에게 총명함과 모든 것을 수용할 수 있는 넓은 도량, 청렴, 결백한 품성을 갖도록 도움을 준다.

Q. 축복이면서도 쉽지 않은 임신 기간을 보내고 있는 임신부들에게 당부하고픈 말이 있다면?

일반적으로 임신부가 고열에 시달리게 되면 태아의 심박동도 빨리 뛰게 되고, 임신부가 흥분하게 되면 자궁의 수축, 뭉침 등을 느낄 수 있다. 이는 엄마의 상태에 따라 아기도 함께한다는 것을 보여주는 단적인 예이다.

임신을 하기 전부터 임신을 확인하고 유지하여 출산하는 그 과정 중, 어느 과정 하나 소홀히 할 수 없다는 것을 우리는 잘 알고 있다. 태교는 시대와 과학을 뛰어넘은, 아주 오랜 세월 대를 이어 내려온 ‘전인적인 지혜’라고 말할 수 있는데 배우자와 함께 태아를 온전한 인격체로 인정하고 응대하는 자세(특히 태담)가 필요하다.

배우자와 함께하는 태교를 통해 편안한 마음으로 임신의 불안감을 이겨내어 임신을 유지하고 온전한 가족원이 탄생하는 그 순간을 당당하게 맞이할 수 있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도움말 = CHA 의과학대학교 분당차여성병원 정경순 수간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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