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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에 특히 괴로운 외음부 가려움증, 해결 방법은?

입력 2020.04.28 10:30
  • 김관수·유로진여성의원 전문의

그곳이 시도 때도 없이 가려워 밖에서도 남의 눈을 피해 긁으며 고통받는 여성이 많다. 이러한 외음부 가려움증은 밤에 심해지는 경향이 있어 쉽게 잠들지 못해 괴롭고, 이로 인한 불면이 전신 피로감으로 이어져 사회생활에 지장을 주는 일도 있다. 그러나, 스스로 원인을 찾기 힘들다 보니 뚜렷한 대책 없이 무작정 참기만 하는 환자가 많다. 하지만 무의식적으로 외음부를 긁는 습관이 계속되면 대음순 변형, 염증, 피부질환 등 더 큰 문제로 이어질 수 있다. 지금부터 음부 가려움증의 원인을 살펴보고 그에 맞는 치료법을 알아보자.

가려움증으로 괴로운 여성가려움증으로 괴로운 여성

먼저, 질병에 걸려 외음부가 가려울 수 있다. 여성의 감기라고 불릴 만큼 많은 여성이 살면서 한 번쯤 겪는 질염의 대표적인 증상이 음부 소양증이다. 그중에서도 칸디다, 트리코모나스 질염에 걸렸을 때 음부가 가려울 확률이 높다. 이 외에도 헤르페스 바이러스 감염증이나 연성하감, 매독 등의 성병에 걸렸을 경우 궤양이 생기면서 가려움을 유발할 수 있다. 아토피, 습진, 백반증, 흑색종, 음부암도 외음부 가려움의 원인이 되며 음부 진균증에 걸렸을 때도 색이 검게 착색되는 증상과 함께 가려움증이 나타날 수 있다. 이처럼 여러 질환이 소양증의 원인이 될 수 있으며 해당 질환에 대한 치료를 진행하면 상태가 호전된다.

하지만 특정 질병에 걸리지 않아도 생활습관이 원인이 되어 가려울 수 있다. 이때는 비수술적 치료를 진행하는데, 첫 번째 방법은 알레르기를 유발하는 성분을 피하는 것이다. 이러한 성분에는 음식은 물론 제품도 포함된다. 예를 들어, 외음부와 매일 맞닿는 속옷은 합성섬유보다는 면 소재의 제품을 착용하는 것이 좋다. 이 외에 사용 중인 비누, 바디워시, 여성 세정제 등을 다시 한번 살펴보고 해당 제품을 사용한 후에 가려움이 시작되지는 않았는지 점검해볼 필요가 있다.

두 번째로는 얼굴 피부처럼 외음부도 보습 관리를 해주는 것이다. 피부는 건조하면 가려울 가능성이 커진다. 따라서 좌욕을 자주 해주고 보습제, 가려움에 특화된 연고를 바르는 생활습관이 가려움증 개선에 효과적일 수 있다. 세 번째는, 가려움증 완화에 효과가 있는 항히스타민제를 복용해보는 것이다. 마지막으로, 레이저치료가 도움 될 수 있다. 음부에 레이저를 조사해 열을 가하고 피부를 약간 벗겨내면 원인을 알 수 없던 가려움증이 좋아지는 경우가 많다.

다음으로, 외음부 형태에 따라 외음부가 가려울 수 있다. 대음순이나 소음순 모양에 변형이 일어나 가려움을 유발하는 것이다. 이때는 수술적 치료가 필요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외음부를 계속 긁어 대음순이 늘어나거나 주름이 생긴 경우, 대음순의 남는 피부를 제거해 변형된 대음순의 모양을 개선하고 가려운 곳을 없애주는 것이다. 외음부를 습하게 만드는 소음순이 평균보다 비대한 경우에는 소음순을 어느 정도 제거하는 것이 개선 방법이 된다. 습한 환경은 균이 자라기 쉽게 해 가려움의 적이 되기 때문이다.

외음부 소양증이 단순히 신체 부위가 가려운 문제를 넘어, 개인의 수면 패턴에 영향을 줄 정도로 증상이 심각하다면 병원을 방문해 원인부터 알아보길 바란다.

글 = 하이닥 의학기자 김관수 원장 (산부인과 전문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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