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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밥만 먹으면 땀이 뻘뻘, 식이성 다한증을 아세요?

입력 2020.04.23 15:40
  • 이보미·하이닥 건강의학기자

30대 남성 A 씨는 봄이 되니 식사할 때가 곤욕이다. 국밥이나 김치찌개를 먹기만 해도 콧등에 땀이 맺히고 관자놀이를 흐르는 땀 때문에 다른 사람에게 깔끔하지 못하다는 인상을 주기 때문이다. 연신 손수건으로 땀을 닦아내지만 금세 흥건해져 타인과의 식사가 불편하다.

이렇게 맵고 뜨거운 음식을 먹으면 유난히 얼굴, 콧등, 목덜미 등에 땀을 흘리는 사람이 있다. 그저 더워서 그러는 것으로 생각할 수 있지만, 과도하면 ‘식이성 다한증’인지 의심해봐야 한다. 이는 음식물 섭취로 인해 얼굴과 두피 전체, 이마, 입술, 코 주변의 땀샘이 자극되어 나타나는 질환이다. 이렇게 땀이 많이 나면 환자는 사회생활이 어려워지고 대인관계를 기피하게 된다.

땀 흘리는 남성땀 흘리는 남성

식이성 다한증의 원인은?
식이성 다한증은 생리적인 것과 비생리적인 것으로 나뉜다. 생리적 식이성 다한증은 주로 열대지방에 사는 사람들에게 나타난다. 이에 반해 비생리적 식이성 다한증은 특이체질성, 프레이 증후군과 당뇨 등이 원인이다.

프레이 증후군은 이하선 주변의 수술, 외상, 감염 등이나 타액선의 손상으로 부교감신경 섬유의 재생이 잘못되어 나타난다. 이때는 국소적으로 과하게 땀이 나거나 안면홍조가 함께 생긴다. 당뇨병에 의한 식이성 다한증은 확실한 발병기전은 밝혀지지 않았으나 당뇨병성 자율 신경병증 때문에 땀이 나지 않는 무한증의 생리적 반응으로 식이성 다한증이 발생한다고 한다. 그 외에도 식이성 다한증은 교감신경 절제술 후 73% 이상의 환자들에게서 나타난다.

식이성 다한증, 치료할 수 있을까?
하이닥 건강 Q&A에서 흉부외과 상담의사 전철우 원장은 “손발 다한증은 나이가 들어감에 따라 줄어드는 양상을 보이지만, 식이성 다한증의 경우에는 결국에는 사라진다 해도 그 시기가 손발 다한증 등에 비해서 늦은 것이 문제”라고 이야기한다. 식이성 다한증은 자극적인 음식 때문에 나타나기 때문에 가능한 맵고 뜨거운 자극적인 음식을 피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2003년 발표한 ‘식이성 다한증에서 Benztropine의 효과’ 논문에서는 식이성 다한증 치료의 약물 요법으로는 항콜린 약물을 제안했다. 하지만 전 원장은 “이는 완치 약물은 아니라 일종의 증상 경감 약제 역할을 하고 꾸준히 매일 약물을 복용해야 한다는 점과 땀뿐만 아니라 다른 샘도 차단하여 구강이나 눈의 건조를 동반하게 된다”라고 제한점을 밝혔다. 그 밖에도 보툴리눔톡신 주사 요법을 시행할 수 있다. 이는 가장 땀이 많이 나는 부위에 주사하는 방법인데, 효과가 약 3~4개월 정도로 일시적이어서 지속해서 맞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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