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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PV 확산과 재발을 방지하는 곤지름 치료 방법은?

입력 2020.06.18 10:41
  • 유병국·노들담한의원 한의사

곤지름의 원인은?
곤지름이란 성기나 항문에 발생하는 사마귀 질환을 통칭하는 말이다. 영어로는 condyloma라고 표현하며, 보통 성기나 항문 주위에 한 개 또는 그 이상의 개수가 발생한다. 모양은 브로콜리와 같은 형태가 가장 많고 그 외에 점처럼 생긴 구진 형태로 발생하기도 한다. 곤지름이 발생하는 원인은 HPV(인유두종바이러스) 감염이다. HPV가 접촉을 통해, 특히 성접촉 후 전염되는 사례가 잦은 탓에 곤지름을 ‘성매개감염병’ 중 하나로 분류하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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곤지름, 제거하면 끝일까?
곤지름의 치료 방법 중 가장 흔한 방식은 바로 ‘제거’이다. 레이저 시술이나 전기소작법이 대표적이며 이미 발생한 조직을 직접 파괴한다. 그 밖에 곤지름 조직을 녹이는 약물(크림)을 도포하기도 한다. 제거치료의 장점은 곤지름 조직이 단기간에 사라질 수 있다는 점이다. 하지만, 내원하는 환자들을 살펴보면 제거 후에 재발하거나 도리어 악화한 상태로 진료실을 찾는 케이스도 많다.

임상에서 환자를 마주하다 보면 본인에게 발생한 곤지름 조직이 재발하리라 생각하지 못했다고 말하는 경우를 자주 만난다. 그냥 몸에 이상한 것이 생겼으니 그걸 빨리 없애버리려고 치료를 받았다는 것이다. 한편으로 누군가에게 발병 사실이 알려질까 민망한 탓에 하루빨리 조직을 없애는 데 집중하기도 한다. 조직을 제거한 뒤 재발하지 않으면 다행이지만, 꽤 많은 환자가 재발을 경험하고 또 다른 해결책을 찾아 내원한다. 통증을 참아가며 제거했는데 대체 왜 재발하는 것일까?

발병 원인은 바이러스, HPV를 기억하자
증상이 또 나타난 이유는 간단하다. 곤지름의 발생 원인인 HPV가 체내에서 사라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HPV는 사람의 피부나 점막에 감염되어 유두종이라는 이상 조직을 만들어내는 바이러스다. 이 바이러스가 성기나 항문 피부에 감염이 되면 피부의 상피세포를 변형시켜 이상 조직을 형성하는데 이때 발생한 조직이 바로 곤지름(성기 사마귀, 콘딜로마)이다. 콘딜로마 조직 내부에는 HPV가 존재하는데, 레이저치료나 전기소작술 등으로 인해 조직이 파괴될 때 바이러스는 파괴되지 않고 피부 속에 남아있는 경우가 많다. 잔존한 병원체는 제거 후 피부 상처를 통해 주변으로 전파되며 2차, 3차 증상을 일으키기도 한다.

원인 치료, 면역을 되살리는 방법
곤지름 재발을 피하고 병을 깨끗이 해결할 방법은 무엇일까? 이 역시 해답은 명료하다. HPV라는 바이러스가 사라지면 될 일이다. 몸 밖으로 나타난 조직을 제거하지 않아도 바이러스가 소멸한다면, 곤지름 조직은 자연히 몸을 떠난다. 눈에 보이는 병변 조직만 신속하게 떼어낸다고 근본적인 문제가 해결되기는 어렵다.

체내에서 증식 중인 HPV를 소멸하려면 병원체에 대한 면역이 형성되어야 한다. 바이러스에 대한 면역체계가 정상적으로 작동한다면, 우리 몸의 면역세포들이 HPV를 소멸시킬 수 있고, 그 결과 HPV로 인해 생성, 유지되는 곤지름 조직도 사라질 수 있다. 가장 민감한 부위에 찾아오는 감염 증상 곤지름, 근본적인 해결을 지향하며 면역적 치료에 집중해야 한다.

글 = 하이닥 의학기자 유병국 원장 (한의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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