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었던 겨울이 끝나고 새 학기가 다가왔다. 설렘이 있는 한편 아이의 건강이 염려되는 것도 사실이다. 감염자가 급증하고 있는 코로나19 바이러스와 더불어, 우리 아이들이 주의해야 할 질환이 바로 ‘물사마귀’이다.
전염성 연속종, 단체생활에서 자주 발생
물사마귀라고 부르는 전염성 연속종은 몰로스컴 바이러스(MCV) 감염에 의해 발생하는 질환이다. 보통 어린이집, 유치원, 학교 등에서 단체생활을 하다가 발생하는 사례가 많다. 물건을 함께 쓰거나 직접적인 접촉을 통해 물사마귀 바이러스가 전염되는 경우는 빈번한 것이다. 물사마귀는 성인에 비해 면역력이 낮고, 아토피 피부염 등으로 피부 장벽이 약화된 유소아들에게 자주 나타나는 경향을 보인다.
물사마귀 병변은 3~6mm 정도의 크기로 피부색 혹은 분홍색을 띠는 구진이 특징이다. 크기가 큰 병변은 가운데 부분이 배꼽 모양처럼 함몰되어 나타나기도 한다. 피부와 점막 어느 부위라도 발생할 수 있지만, 주로 몸통과 안면, 팔다리 위주로 발생하고 손과 발바닥에는 잘 발생하지 않는다. 자각증상은 없는 편이지만, 경우에 따라서는 가려움이나 통증을 호소하기도 한다. 주의할 점은 병변을 긁거나 짜지 말아야 한다는 것이다. 발생 부위를 자꾸 만지다 보면 바이러스가 번져서 사마귀가 다른 부위로 전염될 수 있기 때문이다.
물사마귀 치료, 바이러스 이겨내는 면역
물사마귀는 아이가 성장하고 면역 체계가 발달하면서 자연스럽게 치유되는 경우가 많다. 다만, 아토피 피부염을 앓고 있거나 면역 체계가 제대로 형성되지 않은 사례에서는 자연적인 치유를 기대하기 어렵다. 또한, 치료를 마쳤더라도 아이의 면역 상태에 따라 재발될 가능성이 높다는 점을 알아두어야 한다. 피부 겉으로 나타난 병변만을 치료하는 대증 치료보다 신체 내부의 면역력을 높이는 근본적인 치료가 필요한 것이다.
한의학에서는 물사마귀 치료의 중점을 면역 개선에 둔다. 환자 개개인의 증상과 체질에 맞춰 신체 내부의 면역력을 높이면, 바이러스가 활동하지 못하고 증상도 자연스럽게 치료된다. 한약치료로 면역력과 피부 재생력을 높이는 동시에 약침과 뜸 치료 등을 통해 외부 병변이 직접적으로 떨어져 나가게 하는 것도 한방치료의 특징이다. 치료와 더불어 면역 형성에 도움 되는 습관을 유지하는 일도 중요하다. 균형 잡힌 식사습관, 꾸준한 운동과 수면 등 규칙적인 생활이 지속되면 아이의 물사마귀 치료로 더 수월하게 이루어질 수 있다.
글 = 하이닥 의학기자 송요안 원장 (한의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