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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칼럼

사마귀와 티눈 구분하려면, 여기를 살펴보자

입력 2022.03.25 15:00
  • 김우진·진피부과의원 전문의

사마귀를 티눈으로, 티눈을 사마귀로 착각하는 사례가 많습니다. 두 증상 모두 손과 발에 볼록한 병변이 생기다 보니 그런 듯합니다. 사마귀와 티눈은 본질적으로 다른 질환입니다. 발병 원인, 경과, 전염성, 점상 출혈 여부, 치료 예후 등에서 분명한 차이를 보입니다.

손발바닥 사마귀(Palmoplantar wart), 바이러스 감염이 원인
사마귀는 인유두종바이러스(Human papilloma virus, HPV)에 감염되어 발생합니다. 감염된 피부 세포가 과도하게 증식하여 우리가 아는 형태의 사마귀 병변을 이룬 것입니다. 사마귀는 발바닥에 발생하는 사례가 많은 편이며, 이런 경우에는 체중으로 인한 압력이 병변에 지속적으로 가해지면서 피부 속으로 파고드는 양상이 나타납니다. 사마귀 조직이 안으로 들어가면 뿌리가 깊고 딱딱해지는 특징을 보이기도 합니다.

물론 압력 때문에 사마귀가 생기는 것은 아닙니다. 앞서 언급한 대로 문제는 바이러스입니다. HPV는 접촉을 통해 전염될 수 있는데, 특히 피부 상처가 있거나 체내 면역력이 약해진 상태에서 침투할 확률이 높습니다. 많은 사람이 함께 사용하는 목욕탕이나 찜질방 등에서 감염될 가능성도 존재합니다.


사마귀는 바이러스 질환인 탓에 신체 어느 부위든지 전염될 수 있고, 여러 번 발생하기도 하며, 증식 정도에 따라 병변의 크기가 커지기도 합니다. ‘뜯지 말 것’을 권장하는 이유도 이 때문입니다. 손으로 병변을 접촉하면 조직 내부에 있는 바이러스가 다른 곳으로 옮겨갈 수 있다는 사실을 기억해야겠습니다. 간혹 통증이 없어서 방치하는 사례도 있으나, 제때 제거 치료를 하는 것이 좋습니다. 바이러스의 전염력을 간과하지 마시지 바랍니다.


사마귀는 '점상 출혈'을 보인다사마귀는 '점상 출혈'을 보인다


사마귀 표면의 각질을 깎아 내면 아주 작은 크기의 까만 점들이 밀접해 있는 모습이 관찰됩니다. 사마귀 표면의 혈관 증식과 혈전으로 인해 모세 혈관이 점처럼 보이는 것입니다. 이렇게 작은 점의 모양으로 피가 맺히는 현상을 ‘점상 출혈’이라고 하며, 사마귀와 티눈을 구분하는 특징 중 하나라고 할 수 있습니다.

또 사마귀는 밀집되어 집단으로 발생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처음 생긴 병변 옆으로 몇 개가 지속적으로 추가되는 양상을 보이는 데, 이 역시 바이러스 전염의 결과로 볼 수 있습니다. 마치 연결된 섬들처럼 특정 영역에 집중된 병변들이 나타난다면, 티눈이 아닌 사마귀를 의심해 봐야 합니다.


티눈의 원인, 지속적이고 과도한 압력
티눈은 굳은살의 일종으로, 피부 특정 부위에 지속적이고 과도한 압력이 가해지면서 생깁니다. 대개 압력 범위가 좁고 구조적 변형이 있는 발바닥에서 집중적으로 발생하며, 발바닥 중에서도 하중이 많이 실리는 곳과 발가락이 겹치는 부위에서 주로 관찰됩니다. 실제로 발가락끼리 마찰이 생길 정도의 작은 신발을 신었을 때 발생할 확률이 높기도 합니다.


반대로 압력 범위가 넓은 부위나 압력을 받는 부위가 아닌 곳이라면 잘 생기지 않고, 일반적인 굳은살에 머무르는 경우가 많습니다. 압력을 좁게 많이 받는 부위라면 사마귀보다 티눈을, 압력을 받지 않는 부위라면 사마귀나 다른 피부 질환을 의심해 볼 수 있겠습니다. 또, 군집을 이루는 사마귀와 달리 티눈은 단독으로 발생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티눈은 사마귀에 비해 통증이 심한 편입니다. 압력과 마찰에 의해 발생한 병변이 피부 속 신경을 눌러서 그렇습니다. 많은 티눈 환자들이 보행 시 통증과 염증으로 고생하는 이유도 이 때문입니다.

원뿔 모양과 동그란 핵, 10~20대 발병 사례 많아
티눈의 형성 과정에 대해서도 알아보면 좋겠습니다. 초기의 티눈은 중심핵이 없는 굳은살로 나타나면서 표피가 두꺼워지고 단단해지는 양상을 보입니다. 이후 증상이 심해지면 굳은살의 특정 부위가 피부 속으로 파고들고, 파고든 굳은살 속에 원뿔 모양의 단단한 핵, 즉 티눈이 형성됩니다.


티눈의 지름은 약 0.3~0.5mm 정도로 흰색 원뿔 형태로 증식하며 겉으로는 핵이 동그랗게 보입니다. 피부 표면에 원뿔의 바닥면이 위치하고 뿔(꼭지)은 피부 안쪽으로 향한다고 생각하면 됩니다. 참고로 중심의 핵 부분을 절제하면 노랗거나 투명한 핵의 단면이 매끈하게 관찰되는데 핵에는 전염성이 없습니다.


티눈은 활동량이 늘어나는 계절이 발생하기 쉽다티눈은 활동량이 늘어나는 계절이 발생하기 쉽다


티눈은 보통 봄과 같은 따뜻한 날씨에 발생하기 쉽습니다. 등산, 조깅 등 야외 활동이 늘고 자연스럽게 발 특정 부위에 압력이 더해질 일이 늘어나기 때문입니다. 같은 맥락에서, 티눈은 활동량이 많은 10~20대에서 자주 나타나는 편입니다. 성장기 청소년의 경우 움직임이 많은 데다가 발이 커지면서 신발이 작아져 티눈이 유발되는 사례가 있으며, 하이힐을 신는 여성, 군화를 신고 오랜 시간 행군한 2남성들의 발병 케이스가 다수인 점도 알아두면 좋겠습니다.

사마귀와 티눈을 구분하는 방법 중 하나는 각질 표면을 깎아내는 것입니다. 속으로 파고든 원뿔 모양이라면 티눈, 검붉은 점상 출혈이 보인다면 사마귀로 진단할 수 있습니다. 물론 생김새만으로 감별이 되지 않는 사례도 많습니다. 환자 본인이 육안으로 구분하기보다는 전문 의료기관을 찾아서 단면의 형태를 세밀하게 관찰하고 명확히 진단받길 권장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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