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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도 물리치는 제철 식품은 바로 ‘이것’

입력 2024.03.25 18:00
  • 최재아·하이닥 건강의학기자

3월은 얼어 있던 땅을 뚫고 올라온 초벌 부추의 철이 시작된다. 첫 부추 순에는 일반 부추보다 항산화 물질, 비타민 등 유익한 성분이 많이 들어 있어 예로부터 인삼이나 녹용과도 바꾸지 않는다는 말이 있다. 제철에 먹으면 건강상 이점을 더욱 풍부히 챙길 수 있는 부추에 대해 소개한다.

초벌 부추는 일반 부추보다 영양소가 풍부하다 | 출처: 게티이미지뱅크초벌 부추는 일반 부추보다 영양소가 풍부하다 | 출처: 게티이미지뱅크

부추에는 암을 물리치는 성분이 가득

부추는 ‘대한 암 예방 학회(KSCP)’가 권장하는 암을 이기는 한국인의 음식 54가지에 선정됐다. 부추에 함유된 알릴 화합물, 베타카로틴, 엽산 등의 강력한 항암과 암 예방 효과 덕분이다.

부추를 조리하지 않고 생으로 씹으면 알싸한 매운맛이 나는데, 이 매운맛을 내는 것이 부추의 ‘알릴 화합물’이다. 매운 음식을 먹으면 열이 오르는 느낌이 들 때가 있는데, 알릴 화합물의 매운맛이 혈액순환을 도와 체내의 혈액이 잘 돌기 때문이다. 또한 알릴 화합물은 강력한 항산화 물질로 항암과 암의 예방에 도움을 준다. 잎보다 뿌리 쪽 흰색 줄기에 알릴 화합물 성분이 더 많이 함유돼 있기 때문에 부추를 고를 때는 흰색 줄기 부분이 많고, 줄기가 쭉 뻗은 신선한 것을 선택하는 것이 좋다.

‘베타카로틴’ 성분은 대표적인 항암과 항산화 성분으로 암세포의 파괴와 발암 물질 제거에 효과적이다. 베타카로틴은 암세포를 제거하는 자연살해세포의 활동을 증가시켜 암을 예방하기도 한다. 외에도 정상 세포가 손상되면 이를 재생해 주고, 체내 노폐물을 없애주어 면역력 강화, 간 해독 등 다양한 건강상 이점을 제공한다. 베타카로틴은 주로 황색 채소에 풍부한 성분으로 알려져 있는데, 부추에는 황색 채소인 늙은 호박의 4배에 달하는 베타카로틴이 함유돼 있다.

임산부의 필수 영양소로 알려진 ‘엽산’도 암을 예방하는 효능이 있다. 특히 발병률 세계 1위를 차지한 대장암을 예방하는 데 꼭 필요하다. 한 연구에서 엽산을 충분히 섭취한 사람은 그렇지 않은 사람에 비해 대장암 발생 위험이 40% 낮은 것으로 나타났기 때문이다. 아울러 엽산을 적절히 섭취하면 DNA 합성 시 필수적인 세포를 생성해 건강을 관리하는 과정에도 도움이 된다. 흔히 엽산이 많은 식품으로 뿌리채소가 잘 알려져 있는데, 한국영양학회에 따르면 삶은 부추는 100g당 엽산이 76.5μg 함유돼 있어 뿌리채소인 무, 고구마 등보다 높은 함량을 보인다.


간과 폐를 건강하게 만드는 부추

앞서 살펴본 바와 같이 부추에 함유된 성분들은 암 예방이나 항암에 효과적인데, 특히 간과 폐의 해독 작용을 도와 폐암과 간암을 예방하고 관리하는 효능이 뛰어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부추는 동의보감에 ‘간의 채소’라고 기록될 정도로 간 기능을 강화하는 데 탁월한 효과를 지니고 있다. 비타민 A, 비타민 B 군, 비타민 C 등이 풍부하게 함유되어 간을 보호할 뿐 아니라 베타카로틴 성분이 체내 발암물질을 제거하고 독성을 해독해 간 기능의 회복을 돕는다. 또, 원활한 혈액순환을 돕는 성분인 철분이 풍부해 몸을 따뜻하게 하고, 숙취 해소에도 효과적이다.

베타카로틴 성분은 간 기능 회복과 동시에 지친 폐의 회복도 돕는다. 국내 연구팀이 부추의 함황 화합물이 인체 세포 증식에 미치는 영향을 실험한 결과, 부추 추출물이 폐암세포를 죽이는 것을 발견하기도 했다. 폐암세포에 부추 추출물을 투여했더니 암세포의 증식이 줄어들고, 암세포가 형태를 잃고 크기가 줄어들다가 결국 사멸한 것이다.


부추, 이렇게 먹어보세요

부추를 단독으로 먹을 때에도 암 예방과 항암 효과가 뛰어나지만 함께 먹으면 그 효과를 극대화하는 식품들이 있다. 부추의 항암성분인 알릴 화합물은 비타민 B1과 만날 때 ‘알리티아민’이라는 피로물질을 생성해 항암 효과를 증진할 수 있기 때문에 서리태, 돼지 등심, 땅콩, 장어 등을 함께 먹으면 좋다. 경남과학기술대의 연구에 따르면 밥류 중 비타민 B1의 함량이 가장 높은 음식이 서리태 밥으로 나타났다. 평소에 다양한 식단을 섭취하기 어렵다면 밥에 서리태를 넣어 먹어보자.

부추의 항암 효과를 최대한으로 누리기 위해서는 부추 조리법에도 신경을 쓰는 것이 좋다. 부추 속 알릴 화합물은 70도 이상으로 가열하면 파괴되기 때문에 부추를 날 것으로 섭취할 수 있는 김치나 무침 등으로 먹는 것을 추천한다. 부추김치는 암을 예방하는 엽산의 함량도 다른 김치에 비해 높은 편이다. 부추김치 속 엽산의 양은 100g당 68μg으로, 깍두기 100g에는 엽산이 27μg 함유된 것을 생각하면 두 배 이상 많은 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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