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우연히 들어왔다가 남기신 답글의 따뜻함과 위트에 감동되어 저도 문의를 드립니다.
산후 여러가지 증상때문인데요.
37살에 아이를 낳아 지금 두돌이 다되어가는 아이 하나를 키우고 있는 엄마입니다.
늦은 나이에 선을 봐서 결혼을 하고 6개월만에 아기가 생겼는데 신혼에도 임신중에도 남편과의 사이에 트러블이 엄청 많았고 덩달아 시댁 문제로도 스트레스가 많았습니다.
결혼전엔 좀 예민한 구석은 있지만 밝고 낙천적인 성격이라 내 삶에 늘 만족하고 남과 싸울일 한번 없이 지냈는데 결혼을 하고는 하루걸러 하루 싸우고 엄청 화나고 이해 안되는 세계에 들어가게된것이지요. 행복한 삶을 꿈꾸었는데 어쩜 이런 꽝을 뽑았는지 하는 생각에 삶이 만족스럽지 못하고 불행했습니다.
시어른의 욕심(당신들은 사랑이지만 제겐 욕심으로 보입니다)으로 시댁에서 석달간 산후조리를 하면서 더럭 홧병?을 얻으면서 잠이 쏟아지는 그 시기를 뜬눈으로 보내게 되었습니다. 아기 때문이 아닙니다. 아기는 순둥이라 잘도 잤지요.
이제까지의 남편과 시어머니의 말과 행동이 갑자기 하나하나 다시 생각나면서 도저히 용서가 되지 않고 몸조리하는동안 무심코 내 뱉으시는 (가정교육을 어떻게 받았냐는둥..) 말씀이 밤새 머리에서 맴돌아 잠을 잘수가 없었습니다. 그래도 차마 집으로 가겠단 말을 못하고 백일을 꼬박 채우고 집으로 돌아왔습니다.
시어머니의 말씀에 필이 꽂혀 밤을 새던날 머리에서 냉장고 돌아가는 소리가 나더니 잠시 졸고 일어나니 몸이 물에 푹 젖어 있었습니다. 얼굴엔 지루성 피부염이 확 올라오구요.
그러고는 계속 증상이 반복이 되는데 피부과 정신과 내과 가정의학과 이곳저곳 다녀보고 건강 검진도 받아봐도 큰 이상없고 마땅한 답이 없어서 한의원에 갔더니 불면증과 혈 부족때문이라며 약을 지어주었습니다.
약을 먹고 나니 머리 울림 증상이 없어지더군요. 그런데 6개월 정도 시간이 지나고 피곤이 쌓이니 다시 또 그럽니다.
웅...거리는 소리가 계속 나니 다른 소리도 잘 안들리고 극도록 피곤하고 오후가 되어야 소리가 멈춥니다.
그런날은 아기 돌보기도 너무 힘들고 날아다니는 아이와 하루를 견뎌야한다는 생각에 더럭 겁이납니다.
요즘은 아기도 좀 크고 남편도 좀 바뀌었고 나에게도 문제가 있었음을 돌아보게되어서인지 마음에 맺혀있던 용서 안되던 마음이 많이 사라졌습니다. 하지만 진심으로 만족하던 결혼전의 마음으로는 아무리 노력해도 돌아가지지 않습니다. 그냥 행복하려 노력할 뿐입니다.
요즘은 응어리진 생각들때문에 밤을 새는 경우는 거의 없어졌으나 알 수 없는 미래에 대한 막연한 불안과 불면 습관 때문인지 아직도 일주일의 반 정도의 밤을 불면으로 보냅니다.
잠에 아예 못 들거나, 깊은 잠에 드는 순간 아이가 뒤척인다든지 해서 자꾸 깨는 증상(이런 날은 머리 울림이 꼭 따라오지요), 두세시간쯤 자다가 잠이 깨어 다시 잠들지 못하는 등 여러가지 복합적인 증상이 아직 남아 있습니다.
건강에 자신이 없어지니 삶에 자신이 생기지 않습니다.
좋은 말씀 부탁드립니다.
(불면증으로 머리 울림이 생기는 사례가 있는지 좀 알려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