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닥

현재 재수를 하고 있는 20살 남성입니다. 장문의 글이니 가독성이 떨어질 수 있습니다. 배려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일단 저는 지난 1년 동안 ‘수능’ 하나만을 보고 달려왔기 때문에 모든 포커스는 수능에 맞춰져 있었습니다.
하지만, 제 노력이 부족했던 탓인지 시원하게 말아먹고 원하는 대학에 원서조차 넣어보지 못할 점수를 받아 재수를 결정한 상황이었습니다.
그러다보니 패배감을 많이 느꼈고, 제 주위 친구들은 거의 다 수시로 대학에 진학했고, 명문대나 제가 원했던 의예과의 수능 최저를 맞춰 입학이 거의 확정 된 친구들도 있었기에
소외감과 자괴감을 느끼고 있었습니다. 설상가상으로 코로나 집합금지로 인해 밖에 나가지도 못하는 상황이었습니다. 그런 나날을 보내던 중

1월3일에 갑자기 호흡곤란과 쓰러질 것 같은 어지러움이
10~15초간 발생했습니다. 살면서 처음 느껴보는 발작이었습니다.
발작이 발생하고 3분 정도 침대에 가만히 누워 휴식을 취하니 어지러움은 사라졌지만, 호흡곤란은 약하게나마 남아있어 30분 정도 지속되었습니다.

근데 문제는 발작 후 머리 멍함이 생겨서 아직까지 없어지지 않고 있습니다. 오히려 상황이 더 나빠진 것 같습니다.

발작이 발생한 당일에는 머리멍함이 느껴지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자고 다음날 아침에 일어나니 머리가 혼탁한 느낌의 머리 멍함이 처음 느껴졌습니다. 사고가 느려진 느낌? 거기에 그날은 맨날 꾸는 꿈도 꾸지 않았습니다.

하필이면 제가 그날부터 재수학원에 다니기로 한 날이었기에 딱히 개의치 않고 학원에 갔습니다.
하지만, 학원에 가서도 머리가 여전히 멍했습니다.
그 다음날에도,또 그 다음날에도 여전히 머리가 멍했습니다.
왼쪽 머리만 멍했는데,
왼쪽 머리의 앞 부분이 꽉 찬 느낌이 들면서 집중력과 이해력이 예전에 비해 정말 많이 떨어졌다고 느꼈습니다.
실제로도 평소엔 머릿속으로 이해해가며 잘 읽혔던 국어 지문도 읽는데 어려움이 느껴졌고, 작년에 종이가 찢어지도록 봤었던 과학탐구의 개념도 머릿속에 잘 들어가지 않았습니다. 처음 겪어보는 상황에 정말 당황스러웠습니다.

이런 상태로 1월 중순까지 지내고 나니 학습 효율도 정말 많이 떨어졌고, 불안감마저 들기 시작했습니다.
단순 피로라면 하루이틀 쉬고 나면 사라졌을텐데 3주동안 이 상태가 지속되니 심란해지기 시작했습니다.
점심을 먹고 산책을 하려 걸을때도 마치 제가 저능아가 된 것 처럼 정신이 없었습니다. 사람이 많은 곳에 갔을 때 느껴지는 그런 정신 없음이 일상생활에서도 느껴졌습니다.
불면증이 이때부터 시작 된 것 같네요.

재수학원에서 하루종일 일주일 내내 있다보니 병원에 갈 엄두가 나지 않았습니다.

그렇게 최악의 1월을 보내고 난 뒤
2월 초부터 2월 말까지 왼쪽 머리 전반에 걸쳐 뇌의 혈액이 막힌 것처럼 멍했다가 어느 시점이 되면 다시 막혔던 혈액이 뚫리는 느낌이 들며 머리가 시원해지는(싸해지는)현상들이 반복해서 나타났습니다.
혈액이 막힌 것처럼 느껴졌을땐 정말 저능아가 된 것 처럼 아무것도 이해하지 못하다가, 뚫려서 싸해지는 느낌이 들면 집중은 잘 안되지만 그나마 어느정도 이해가 가능해지는 느낌이었습니다.

2월이 거의 끝나는 시간에도 머리 멍함은 사라지지 않아 공부 효율은 정말 극악이었습니다.
심란한 마음에 불안장애가 생겼는지 시도때도 없이 가슴에선 불안한 감정들이 올라오며 속이 울렁거리고

공부에선
국어 지문은 머릿속에 들어오지 않고 수학과 과학은 이해를 기반으로 문제를 풀지 않고, 작년에 공부했던 지식들로 외워서 푼다. 라는 느낌이 강했습니다.
영어 단어는 아예 머릿속에 들어오지도 않구요. 영어는 정말 1도 머릿속에 들어오지 않아서 걱정입니다.

이 상황에서 제가 멍청하게도 바닥을 치는 공부 효율을 공부 시간으로 커버하겠다고 2주정도 잠을 4시간 밖에 자지않고 공부를 했습니다.

이렇게 3월을 맞이했는데,
최근엔 왼쪽 머리가 뜨거워지면서 정말 기분 나쁜 느낌이 들면 체온도 같이 올라가 몸이 뜨거워지는 증상이 생겼습니다. 제가 생각하기엔 수면부족으로 인해 이 증상이 생긴 것 같아 그러려니 하는데
더 문제는 요즘엔 공부를 하려고 책을 봐도 뇌에 아무 느낌이 안옵니다. 차라리 두통이라도 왔으면 좋겠는데, 아무 느낌 없이 걍 머리가 텅 빈 느낌입니다. 정말 힘듭니다. 아무리 공부해도 머릿속에 들어오지 않으니..

사실 이렇게 한달에 60~70만원씩 내가며 재수를 하고 있는 상황에 정말 열심히 공부해 원하는 대학에 합격해서 부모님 걱정을 덜어주고 싶습니다.

하지만 정말 열심히 공부해도 모자랄 3월까지도 머리가 멍해서 오히려 작년보다 실력이 떨어진 현 상황이 정말 한탄스럽고,부모님께 죄송스러워 눈물까지 나옵니다. 오늘도 자살충동이 느껴질 정도로 내적으로 정말 힘든 상황입니다..
이 글을 보실 선생님들이 많진 않겠지만
만약 이 글을 읽게 되신다면 제 증상에 대해 알려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정말 답답합니다.
1월3일에 제가 겪은 발작은 대체 어디가 잘못되서 나온 것인지 알고 싶습니다,, 몸의 이상인지 정신의 이상인지 그거라도 알고 싶습니다.
참고로 신경학적(?)인 증상은 일체 없습니다. 머리가 멍해삶의 질이 떨어진 것 외엔 멀쩡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