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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uestion 제 직업상 adhd약을 안 먹어도 되는지 궁금합니다.
안녕하세요.

저는 웹소설작가를 전업으로 삼고 있는 30살 남성입니다.

질문드리고 싶은 것은, 제가 평소 집중을 잘 못하고 미루는 습관때문에 "원고 마감시간"을 자주 어깁니다.

주의가 산만하고, 충동을 억제하지 못하고, 말이 많다라는 증상이 어렸을 때부터 지속되었고요.

이때문에 성인ADHD가 아닐지 의심이 되어서 진단을 받아보려고 합니다.

여기서 궁금한 것은.

1. 만약 성인ADHD라면 ADHD약을 먹어도 완치가 거의 불가능하다고 들었습니다. 심장박동도 빨라져서 심혈관계에 좋은 영향은 없다고 들었고요. 제가 평소 혈압이 129로 상당히 높은 편인데, 복용 시 고혈압이 찾아올 것 같더군요. 약을 먹을 때만 좋아지는 거면 굳이 심장박동이 빨라지는, 지속적으로 복용 시 고혈압을 유발 가능성을 높이는 ADHD약을 먹어야 될까요?


(위의 글 쓰는 일을 미루다 원고 마감시간을 준수하지 못하는 것 외에는 평소 생활에 큰 지장을 느끼지는 못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제가 느끼기로는 거의 성인ADHD가 맞는 것 같고요. 어릴 때 뇌검사를 받았을 때, //좌내가 80, 우내가20으로 한쪽 뇌만이 엄청나게 발달되어있다고 들었었습니다.// )


2.ADHD검사에 대해서.

제가 알기로 CAT검사는 아동용 주의력 검사지, 성인 ADHD의 검사와는 연관이 없다고 알고 있습니다. 확인해보니 성인버전은 의협의 인정도 받지 못했더군요. 그렇다면 CAT의 분별성에 의구심이 생길 수밖에 없는데, 성인ADHD를 확인하려면 어떤 검사를 해야할까요?



일단, 혼자 DIVA5를 진행해봤을 때는, A파트 5개 해당, B파트 4개해당 // ASRS는 24점 나왔습니다.


answer Re : 제 직업상 adhd약을 안 먹어도 되는지 궁금합니다.
이희준
이희준 전문의 HiDoc 하이닥 스코어: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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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문자의 감사 인사 | 선생님. 세심한 답변 감사드립니다.

선생님. 세심한 답변 감사드립니다.

안녕하세요. 하이닥 정신건강의학과 상담의 이희준입니다.

성인 adhd라는 질환이 생소하실 수 있는데, 질문해주신 내용만 보아도 관심을 가지시고, 상당히 많이 찾아보신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듭니다. 질문주신 글을 따라 가급적 자세히 설명드려보겠습니다.

만약 성인ADHD라면 ADHD약을 먹어도 완치가 거의 불가능하다고 들었습니다.
-> 절반 정도는 맞는 말입니다.
소아의 경우, 뇌 발달 과정에서 도파민이 부족하면 정상적인 발달 자체에 영향을 미칠 수 있고, 이 시기에 약을 복용해 도파민을 보충해주는 것이 장기적으로 발달에 도움이 된다는 연구들도 있습니다.
하지만 성인의 경우는 조금 다릅니다.
성인 ADHD는 흔히 알고 계신 질환 중에서는 '고혈압'과 비슷한 개념이에요.
고혈압 약을 먹는다고 완치가 되는 건 아니지만, 약을 먹는 동안에는 혈압을 잘 조절할 수 있는 것처럼, 성인 ADHD도 약 복용을 통해 주의집중력, 실행기능, 충동조절을 개선할 수 있습니다.
즉, 완치의 개념이 아니라, '관리 가능한 상태'로 만드는 것이 치료의 목표예요.

심장박동도 빨라지고, 고혈압이 생길까 걱정된다. 혈압이 129로 높은 편인데, 약을 먹을 필요가 있을까?

- 좋은 질문이에요.
먼저 중요한 건, ADHD 약이 하나만 있는 것이 아니라는 점입니다.
말씀주신 부작용은 자극제 계열 약물(stimulants) 즉 메틸페니데이트(예: 콘서타, 메디키넷 등)나 암페타민 계열 약물(예: 아데랄, 바이반스 등)에서 심박수 증가, 혈압 상승 같은 증상이 일부 나타날 수 있습니다.
하지만 모든 사람에게 나타나는 것도 아니고, 보통은 경미하거나 일시적이며, 의료진의 모니터링 하에 충분히 관리가 가능합니다.

그리고 만약 자극제 계열이 걱정되신다면,
비자극제 계열 약물(non-stimulants); 예를 들면 아토목세틴(스트라테라), 구안파신(인투니브) 등의 선택지도 있어요.
이 약들은 상대적으로 심혈관계 부작용이 적고, 장기 복용이 가능하기 때문에 혈압 걱정이 있거나 심장 건강에 민감한 분들에게 더 적합한 경우도 많습니다.

자가검사(DIVA5, ASRS)를 해보니 꽤 맞는 것 같은데, 어떤 검사가 필요한가요?

-> 자가검사 결과만 보면 성인 ADHD 가능성이 충분히 있어 보입니다.
특히 DIVA-5의 A파트 5개, B파트 4개, ASRS 24점이면 진단 기준을 충족할 가능성이 높아요.
하지만 정확한 진단을 위해서는 다음과 같은 추가적인 평가가 필요해요:

정신과 전문의의 임상인터뷰
기능 저하 여부 확인 (일, 대인관계, 일상생활)
필요한 경우 감별진단 (우울, 불안, 수면장애 등과의 구분)
설문지 (CAARS, WURS 등) 보완
CPT나 IVA 같은 보조적 주의력 검사(한국에서는 주로 CPT를 많이 사용합니다)


'원고 마감시간을 자주 어기는 것 외에는 큰 불편은 없다면 굳이 약을 먹어야 하나요?'

-> 정말 중요한 포인트입니다.
스스로 불편감을 느끼지 않는다면, 무조건 약을 복용할 필요는 없습니다.
성인 ADHD는 아직도 전문가들 사이에서 의견이 갈리는 부분이 있는 질환입니다.

저는 비교적 중간적인 입장을 갖고 있어요.
성인 ADHD는 분명 실존하는 질환이지만, 소아처럼 모든 환자에게 무조건 약 복용을 강하게 권고할 정도는 아니라고 생각해요.

말씀주신 것처럼 '나는 불편하진 않지만, 약 먹는 건 꺼려진다'는 분들이 많고, 이런 경우에는 비자극제 계열 약물도 고려할 수는 있으나, 말씀하신 것처럼 완치 개념은 아닙니다.
또한 정신과 치료는 반드시 약물만 있는 것도 아니에요.
실제로 많은 성인 환자들은 충동성이나 과활동 증상은 줄어들지만,
계획 세우기, 데드라인 지키기 같은 실행기능에서 오는 어려움이 주된 문제인 경우가 많아요.

저는 실제로 증상이 심하지 않으시거나 약물을 꺼려하시는 성인 환자분들에겐, 계획표 작성, 시간 구조화, 작업 나누기 같은 행동 전략 훈련을 통해 치료 효과를 얻곤 합니다.

마지막으로 드리고 싶은 말씀은 이거예요.
'이게 질병이냐 아니냐' 보다는
'이 증상 때문에 내가 불편한가, 내 삶이 영향을 받고 있는가 '내 주변 사람들이 반복적으로 지적할 정도의 문제인가'가,
'그래서 나는 무언가 나아지고 싶은 것이 있는가'가 더 중요합니다.

치료 여부는 이 질문들에 대한 답에 따라 달라질 수 있어요.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감사합니다.

* 본 답변은 참고용으로 의학적 판단이나 진료행위로 해석될 수 없습니다.